2024-04-26 20:22 (금)
차악을 선택하는 선거는 거부한다
차악을 선택하는 선거는 거부한다
  • 김은일 변호사
  • 승인 2022.01.04 22: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은일 변호사
김은일 변호사

국힘 선대위 대표 제외 일괄 사퇴
지지층 70% 반품 요구 상황 직면
국민 원하는 후보 달라 요구해야

 윤석열 후보의 급격한 지지율 하락에 대한 비상조치로 어제 국민의힘 선대위가 사실상 해체되고 지도부가 대표만 빼고 일괄 사퇴하였다. 윤석열 후보가 후보로 선출된 후 사실 걱정이 적진 않았지만 정권교체 여론이 워낙 높아서 그야말로 다된 밥에 코 빠뜨리는 일만 안하면 압도적으로 이기지는 못해도 정권교체는 가능하지 않겠나 하고 애써 위안하며 지냈는데, 필자의 생각이 틀렸다. 국민의힘 국회의원들과 당원들이 이미 두 달 전에 다 된 밥에 코를 풀어버린 것을 몰랐던 것이다. 윤석열 후보 선출 자체가 다 차려진 정권교체 밥상을 발로 차버리는 짓 그 자체였다.

 국민의힘은 국민을 무시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여론조사로 나타난 국민의 뜻을 역선택이라고 프레임을 씌워 뭉개며 당원의 눈과 귀를 가렸고, 마땅히 자유투표여야 할 당원투표를 조직투표로 왜곡시켰다. 이제 두 달도 채 안 돼 대부분 여론 조사에서 오차범위 밖으로 지고 있고, 지지층의 70%가 반품을 요구하는 상황에 직면했으니 어찌할까. 아마도 지금 후보 측은 그래도 정권교체 여론이 50%를 넘으니 선대위 쇄신하고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찍어주지 별 수 있겠나 하는 생각을 할 것인데, 이것은 착각일 공산이 크다. 아무리 필요한 물건이 있다고 해도 급조한 물건을 터무니없는 가격을 붙여서 팔면 그 물건을 살 리가 없는데, 물건이 안 팔린다고 가게 인테리어만 바꾸는 꼴이어서 그렇다.

 아무리 생각해도 윤석열 후보는 우리 정치사에 유례가 없는 사람이다. 대통령 후보라는 사람이 전국을 다니면서 가는 자리마다 근본도 없고 논리도 없는 일반인도 하지 않을 수준의 아무 말 대잔치를 벌인다. 적지랄 수 있는 호남에 가서는 자기를 대통령 후보로 올려준 정당을 두고 "어쩔 수 없이 입당했다"고 자기 부정을 하면서 비겁하게 굽신거린다. `동지들의 정치적 결사체`인 정당을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토론하는 곳이 정당`이라며 자기 마음대로 정의하고는 평생을 좌파 쪽에서 놀던 인사들을 끌어들여서 정치적 결사체여야 할 정당을 동아리 연합회 수준의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았다. 부인 검건희 논란에 대해서는 쿨하게 사과만 하면 간단히 넘어갈 일을 내로남불식의 변명으로 일관하다가 부창부수라는 조롱거리가 되어 버렸다. 거기다 국가 운영의 방향과 아젠다에 대해서는 꿀 먹은 벙어리 아니면 횡설수설인데, 자기 정체성이 없거나 정체성과 반대인 곳에 와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본다. 대통령 후보가 언행, 태도, 정체성, 능력 모든 면에서 우스운 사람이 이미 되어 버렸는데 어떻게 선거를 치른다는 건지 모르겠다.

 한 사람이 이렇다면 나머지 한 사람인 이재명은 좀 나은가. 이재명 지지율이 더 높은 것은 워낙 유례없는 사람을 상대방으로 만났기에 그런 것이지 이 사람은 인간 그 자체로 이미 형편 무인지경이라는 것은 다 알려진 사실이다. 이렇게 이번 대선은 생각을 안하고 사는 사람과 나쁜 생각만 주구장창 하는 사람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선거가 되고 있다. 20세기까지만 해도 우리 국민들은 가장 신뢰하고 좋아하는 대통령 후보를 뽑기 위해 고민했었는데 어쩌다 정치가 이렇게 막장까지 오게 됐나 싶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선거란 차악을 뽑는 것이다`라는 요설까지 등장해 국민의 희망을 강제 포기시킨다.

 그러면 방법은 없는 것인가. 세상이 어지러울수록 기본으로 돌아가는 게 맞다. 국민들 입장에서 선거의 기본은 무엇인가. 내가 좋아하고 신뢰하는 후보를 뽑는 것이 선거의 기본 아닌가. 이번 대선처럼 국민은 없고 정당의 기득권자들이 야합해서 내놓는 후보를 울며 겨자 먹기로 찍는 선거라면 국민은 주권자가 아니라 정당의 정권획득과 이권잔치에 동원되는 들러리 밖에 안된다. 이제는 국민들이 가장 좋은 후보를 뽑을 권리인 명실상부한 주권을 찾기 위해 행동에 나서야 한다. 당장 정당으로 달려가서 `너희들이 마음대로 내놓은 후보는 반납하겠으니 이제는 국민이 원하는 후보를 달라`고 요구하자. 이번 기회에 바로 잡지 못하면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차악이라도 찾으려고 고민하면서 들러리로 살아야 할 수도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