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3 02:30 (토)
“우리 봉림동은 온 동네가 살아있는 역사ㆍ문화ㆍ환경 교과서예요”
“우리 봉림동은 온 동네가 살아있는 역사ㆍ문화ㆍ환경 교과서예요”
  • 김명일 기자
  • 승인 2021.12.07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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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이 아이를 품다 ②마을과 학교의 협력 수업 - 마을교육과정
창원한들초 학생들이 4가지 주제의 마을 프로젝트를 마치고 마을교사들과 기념 사진을 찍었다.
창원한들초 학생들이 4가지 주제의 마을 프로젝트를 마치고 마을교사들과 기념 사진을 찍었다.

창원한들초ㆍ마을학교 교과서 제작 ‘우리 마을 봉림동’ 탐방 프로젝트
유물ㆍ역사 탐방하며 애향심 고취, 생태ㆍ예술 프로젝트로 협력 실천
미생물 키트로 생태 환경 수업도

 창원시 의창구 봉림동은 온 동네가 교과서라고 할 만큼 교육적 소재가 다양하다.

 봉림동에는 청동기ㆍ철기 시대의 유적과 통일신라시대 봉림사터, 창원박물관, 창원의집, 수령 350년 당산나무가 있고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봉림천이 흐른다.

 봉림동에 위치한 창원한들초등학교(교장 신종규)와 한들산들마을학교는 공동으로 마을교과서를 편찬해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마을교과서에 담긴 학교 주변 역사와 문화, 생태, 환경을 눈으로 직접 보고, 체험하니 교육 효과가 높을 수밖에 없다.

 학교와 마을학교의 공동 마을교과서 편찬과 협력수업은 새로운 교육 모델이 되고 있다.

한들 공원 하천에서 발견한 작은 생물을 신기하게 관찰하는 어린이 모습.
한들 공원 하천에서 발견한 작은 생물을 신기하게 관찰하는 어린이 모습.

학교와 마을학교 공동 마을교과서 발간

 봉림동 ‘한들산들마을학교’는 2018년부터 지역 학교와 여러 기관과 연대해 아이들을 성장시키고 있다.

 주민들이 마을의 주체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하며 지역중심 마을학교를 운영하며 참여에 대한 긍정적 인식과 민주시민의 기본소양을 형성하도록 구심체 역할을 하고 있다. 창원한들초등학교 또한 학교교육과정 속에 마을을 녹여 아이들의 학습과 삶이 연결되도록 교육과정을 구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바탕 위에 2020년 봉림동 마을학교 교사와 창원한들초 교사가 참여해 마을교과서 제작을 추진해 마을교과서 ‘우리마을봉림동’ 1권, 마을탐방 코스북 5권을 발간했다. 창원한들초, 봉림초, 상북초 3학년 학생들은 이 마을 교과서를 사회 수업에 사용하고 있다.

마을 탐방 프로젝트 ‘우리 마을 봉림동’

 “우리가 자주 놀던 공원이 청동기 시대 돌무덤이었다니!” 나들이길 현장 체험활동에 나선 학생들은 봉림동 큰나무공원 내에 있는 창원봉림동 유적지를 방문하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창원한들초는 올해 3학년을 대상으로 ‘내 마음속에 저장 우리마을 봉림동’을 주제로 마을 프로젝트를 운영했다.

 우리마을 프로젝트는 △우리마을 어디까지 가봤니(봉림동 나들이길) △ 타임머신을 타고 봉림사지로(봉림동 옛둘레길) △ 우리마을 구석구석 역사탐방(봉림동 복을 빌길) △ 고고학자가 돼 유물 탐방(라온 배움길) 순으로 진행됐다.

마을교과서 ‘내 마음속에 저장 우리 마을 봉림동’.
마을교과서 ‘내 마음속에 저장 우리 마을 봉림동’.

 먼저 △‘봉림동 나들이길’은 한들초등학교의 학교 협력형 마을학교 ‘한들산들’과 ‘봉림동주민자치회’가 함께 움직였다.

 한들초 교사와 마을해설사, 봉림동 주민자치회는 사전협의와 답사를 거쳐 첫 번째 현장체험학습 봉림동 나들이길 계획을 완성했다.

 현장체험학습은 학급별로 마을해설사 두 명과 함께 진행했다.

 봉림동행정동복지센터에 들러 행정복지센터의 역할을 학습한 후 2층 봉림동주민자치회, 봉림평생학습센터, 예비군 봉곡동대를 차례로 살펴보았다.

 이어 큰나무공원 내 창원봉림동유적지를 방문했다. 사전에 마을 해설사가 설명과 유물 발굴 장소 위치도, 발굴 당시 관련 사진들을 근처에 걸어두었고, 학생들은 마을해설사의 설명과 함께 청동기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석곽묘, 수혈주거지, 우물 등 357기의 유구 및 석기, 토기, 철기 등 600여 점의 유물이 출토된 창원봉림동유적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었다.

 △‘봉림동 옛둘레길’ 탐방은 봉림동 유적지인 ‘봉림사지’를 향해 출발했다.

 봉림사지는 천년 전 봉림사가 있었던 절터이며, 봉림사는 신라시대에 진경대사가 만든 유명한 절이다. 봉림사 절터는 학교에서 30분쯤 산길을 걸으면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체험을 위해 학생들은 학교 주변에 있는 보현선원 옆 등산로를 이용해 올랐다. 봉림사지는 세월이 너무 흘러 평평한 터만 남아있어 아쉬웠다.

마을교사가 창원한들초 학생들에게 창원봉림동 큰나무공원 내에 있는 유적을 설명하는 모습.
마을교사가 창원한들초 학생들에게 창원봉림동 큰나무공원 내에 있는 유적을 설명하는 모습.

 △‘봉림동 복을 빌길’은 우리 마을 봉림동 창원의 집, 퇴산서당, 안두철 불망비 등 주변 유적지를 살펴보며 우리 마을 역사를 탐방했다.

 창원의 집을 거쳐 350살의 퇴촌 당산나무의 위용도 직접 느껴 보았다.

 봉림동 문화유산인 퇴촌 느티나무(당산나무)는 수령 350년으로 여기서 해마다 봉림동 안녕을 기원하는 퇴촌느티나무거리축제가 열린다.

 마지막으로 △‘라온 배움길’은 우리 마을 유물 탐방을 위해 창원대 박물관을 견학했다.

 봉림동에서 발굴된 대표 유물인 ‘영혼의 전달자’ 오리모양토기를 관찰했다. 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옥개석’과 ‘지석묘’를 실제로 관찰했다. 특히 옥개석은 한들초 부근 하천에서 발견된 유물이라서 의미가 깊었다. 박물관에서 도자기 조각을 이어 붙이며 유물을 복원하는 체험으로 우리마을 탐방 수업을 마무리했다.

 마을 프로젝트는 마을의 역사를 처음 접하는 3학년 학생들에게 봉림동 주변의 다양한 옛이야기와 문화유적 탐방을 통해 역사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갖게 하고, 나아가 우리 마을에 대한 자긍심과 애향심 갖게 하는 계기가 됐다.

마을학교 한들산들 -‘반딧불의 춤’ 프로젝트

 창원 봉림동 ‘한들산들마을학교’는 2018년부터 지역의 여러 기관과 연대해 아이들을 성장시키고, 주민들이 마을의 주체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 지역중심 마을학교로 운영하면서 참여에 대한 긍정적 인식과 민주시민의 기본소양을 형성하도록 구심체 역할을 하고 있다.

 한들산들마을학교는 지난 9월 30일부터 10월 14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반딧불의 춤’ 생태ㆍ예술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봉림동 아이들과 함께 반딧불이를 연구하기 위해, 동화, 자연관찰, 시, 음악 등 지식과 감성을 총동원했다.

 각자 책에서 발견한 지식과 이야기를 공유하며, 윤동주의 ‘반딧불’ 시낭송도 해보고, 노래 ‘개똥벌레’도 함께 부르면 협력적 배움을 실천했다.

 “나는 개똥벌레. 친구가 없네. 저기 개똥무덤이 내 집인걸….”노래 속 개똥벌레가 반딧불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반딧불이는 1년 넘게 성장해 성체가 된 후 10여일을 살고, 사는 동안 짝을 찾기 위한 사랑의 빛을 깜빡인다.

 아이들은 창원국제사격장 근처 소류지로 향했다. 9월 말이었지만 늦반딧불이가 희미하게 빛을 내고 있었다. 아이들은 반딧불이를 처음 본다며 신기해했다.

 우리가 직접 반딧불이가 돼보면 어떨까? 움직임 선생님과 함께 한들공원에 나가 반딧불이의 기다림, 반짝임, 날갯짓을 표현했다.

 ‘반딧불의 춤’은 아직은 작은 날갯짓에 불과할지 모른다. 하지만 마을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마을교사, 예술가, 학부모가 협력해 마을의 생태와 예술 활동을 결합하면서 즐거움과 재미는 물론 환경적 실천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날갯짓임이 분명하다.

창원한들초 학생들이 창원의 집 막새에서 봉황 모습을 찾고 있다.
창원한들초 학생들이 창원의 집 막새에서 봉황 모습을 찾고 있다.

학교와 마을학교 협력 - 하천 생태 체험 활동

 “선생님! 여기 이 나무는 쓰려져 있어요!” “쓰러진 건 아니고, 옆으로 누워있단다. 그래서 이름이 눈 향나무라고 해요!” 지난 여름 창원한들초 5학년 학생들은 한들산들마을학교 교사들과 한들 공원 하천으로 나갔다.

 매일 학교를 오가며 보았던 나무였지만 제각각 이름과 몰랐던 이야기가 있다는 사실에 연신 감탄을 쏟아냈다.

 먼저 눈으로 하천의 유속이 빠른 곳, 느린 곳, 굽이 흐르는 곳 등을 찾아보고 그 특징도 살펴보았다.

 하천 옆에 설치한 천막 학습장으로 돌아와 현미경으로 관찰을 시작했다.

 1학기 과학 교과서의 마지막 단원에 해당하는 미생물 관찰은 보통 미생물 키트를 구입해서 과학실에서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다행히 한들초는 바로 옆에 하천이 흐르고 있었고, 마을교사들과 함께 현장에서 생태,환경 수업을 할 수 있었다.

반딧불의 춤 프로젝트- 반딧불이의 빛을 지켜주기 위한 날개짓을 형상화한 모습.
반딧불의 춤 프로젝트- 반딧불이의 빛을 지켜주기 위한 날개짓을 형상화한 모습.

 학교와 마을학교의 협력수업 방향은

 내년부터 경남 도내 전 시군에서 경남행복교육지구가 운영된다. 행복교육지구는 교육청과 지자체가 공교육 혁신과 지역교육공동체 구축을 위해 시행하는 교육사업이다. 학교와 마을, 지역공동체가 참여하는 마을교육은 어떤 방향으로 전개돼야 할까.

 창원한들초 신종규 교장은 “학교 교육만 가지고 모든 교육을 다할 수 없다. 이런 철학을 가지고 교육과정과 연결하기 위해 만든 것이 마을교육과정이다. 학교와 마을을 어떻게 연결하고, 아이들을 가르치고 성장시킬 것인지, 학교를 넘어 마을과 학교가 함께 고민하고, 교육과정으로 만들어 내는 마을교육과정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다”라고 교육 철학을 밝혔다.

 신 교장은 “지역민과 학부모, 마을교사가 함께 모여 소통하고 정보를 교류할 할 수 있는 공간(가칭, 봉황의 둥지)을 만들고 있다”며 “이 공간은 학교와 마을을 이어주는 행복이음터로서 여기서 기후ㆍ생태, 마을과 지역, 공간, 학생자치가 한꺼번에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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