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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령 경찰 총기 난사, 피해자 위령비 건립해야
의령 경찰 총기 난사, 피해자 위령비 건립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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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2.0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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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경출 지방자치부 중부본부장
변경출 지방자치부 중부본부장

 수십 년간 기억 속으로 사라졌던 지난 1982년 4월 26일 의령군 궁류면 우범근 경찰관 총기 난사 사건이 2018년 7월 KBS TV를 통해 방송되면서 `위령비`를 건립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됐지만 없었던 일로 돼버렸다. 이후 2021년 11월 SBS TV를 통해 그날의 참상이 또 방송되면서 위령비 건립 여론이 재점화되고 있어 의령군과 의령군의회 차원에서의 대책 마련이 나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의령 우범근 경찰관 총기 난사 사건`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경찰관 한 명이 의령군 궁류면 지서(파출소) 무기고에서 카빈 소총 2정을 비롯해 실탄 수십 발, 수류탄 5개를 탈취한 후 저녁 8시 30분부터 8시간 동안 주민 50명을 사살하고 50명이 부상을 당한 사건이다. 이하 내용은 당시 사건을 기자에게 제보한 전병태(85ㆍ궁류면) 어르신의 생생한 증언에 따른 것이다.

 자신의 아들도 총탄에 맞아 비명에 죽었고, 궁류면 면장을 역임했다는 전병태 어르신은 "경찰관에 의해 주민들이 억울하게 희생된 이 사건을 상기시키고 또 추모하는 뜻에서 위령비를 건립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전병태 어르신은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사망자 62명과 부상자 33명에 대해서도 일부 차이가 있어 전수 조사를 통해 바로잡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자료 부족 등으로 아직까지 정리가 안 된 상태다. 다음은 최단 시간 최다살상 살인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경찰관 광란의 총기 난사 사건 내용이다.

 지난 1982년 4월 26일 토요일 오후 8시 30분경 의령경찰서 궁류 지서 순경 우범근이 집에서 동거녀와 다툰 후 근무 중 술에 취해 지서 무기고에서 수류탄 5발과 소총 탄알 수십 발, 소총을 탈취해 우체국에 들어가 교환양 두 명을 사살하고 나오면서 면사무소 앞에 서 있던 젊은 청년 1명을 사살하면서 광란의 살상이 시작됐다. 그 길로 700m 떨어져 있는 매곡마을까지 가서 우체국 집배원 내외를 사살하고, 또 옆에 있던 50대 남성을 사살한 후 가족들에겐 부상을 입혔다. 우물 앞집에서 같이 놀던 여자 3명을 사살하고, 그 주위에 있던 여자 6명에게 중상을 입혔다. 매곡마을에서 1㎞쯤 되는 운계1구 마을에 진입해 식육점에 들어가 주인을 사살했다. 바로 앞 미장원에 들어가 미용사를 사살하고, 같이 있던 딸과 젊은 청년에게는 중상을 입혔다. 총소리가 나니까 옆집에서 아주머니 2명과 딸이 나오자 3명을 사살했다. 불이 켜져 있는 두부 집에 문을 열고 들어가 아주머니를 사살하고, 딸은 중상을 입혔다. 이어 약방에 침입해 대학 재학 중이던 아들을 사살했다. 약방 앞집 아주머니에게 중상을 입히고, 옆집 비단 장사 아주머니도 사살했다. 고등학생 1학년 학생을 사살한 데 이어 구멍가게 아주머니도 사살했다. 식육점에 들어가 아주머니와 딸 둘을 사살하고 남편은 부상을 입혔다. 시장 안쪽 주택가에 들어가 부부와 자녀 3명을 사살했다. 운계1구 마을에서는 다리 건너 첫 집에 들어가 모녀를 살해했고, 이 마을에서는 18명이 사망하고 부상자가 17명 발생했다. 새벽에 경찰이 출동해 오자 평촌마을에서 인질 주민들과 현장에서 수류탄으로 자폭한 경찰관 한 명이 농촌 마을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전병태 어르신은 "의령 경찰 총기 난사 사건 희생자 위령비 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해 3500여 명의 서명을 받는 등 열심히 활동 중이다. 의령군과 의령군의회를 비롯해 군민들께서 많은 관심과 성원의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강조해 이번에는 위령비 건립이 성사가 될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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