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6:55 (금)
당신도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할 수 있다
당신도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할 수 있다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1.12.02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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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문화체육부 기자
이정민 문화체육부 기자

 "나는 쓰레기 없이 살기로 했다", 이 말은 제로웨이스트 운동의 창시자로 꼽히는 비 존슨의 말이다. `제로웨이스트`. 환경을 생각하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로 말 그대로 zero waste.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는 삶을 의미한다. 바야흐로 `라이프스타일 전국시대`로 육식하지 않고 채식하는 삶, 결혼하지 않고도 혼자 인생을 즐기는 삶, 고정된 성 역할을 거부하는 삶 등 추구하는 삶의 가치가 제각각인 세상이다. 최근 새로 등장한 언어 `제로웨이스트`도 이러한 삶의 방식 중 하나이다.

 현재, 코로나19로 개인 위생이 중시되며 일회용품 사용량이 급속도로 증가했다. 자가격리자 경우 격리 기간 동안 쓰레기를 함부로 내다 버릴 수 없는 상황으로 연간 플라스틱 사용량은 우리가 셀 수 없을 만큼 불어나고 있다. 또한, 쓰레기를 전부 소각하거나 매립하지 못해 컨테이너째로 외국에 수출하거나 썩지 않는 플라스틱은 해양 생물의 배 속으로 들어가는 그런 모습이 되풀이되고 있다.

 환경오염에 대한 동영상을 접한 기자는 "제로웨이스트 어려울 게 있나, 텀블러와 장바구니를 가방에 챙겨 다니기만 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에 직접 제로웨이스트 체험에 무작정 뛰어들었고, 그 1주간의 체험기를 말해보려 한다.

 첫 시작을 하기 전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 인스타그램에 `제로웨이스트`를 검색하니 약 20만 개의 게시물이 검색됐다. 그 아래로 `제로웨이스트샵`, `제로웨이스트라이프`, 영어로 `zerowaste`를 검색해보니 약 800만여 개의 게시물을 통해 글로벌한 정보를 볼 수 있었다. 국내든 해외든 제로웨이스트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을 가늠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사람들이 게시물을 통해 이야기하는 내용은 다양했다.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일상 속 노력, 생활용품이나 일회용품을 창의적으로 재활용하는 방법, 플라스틱 제품을 대체할 용품, 캠페인, 책 정보 등이었다.

 1일 저녁, 많은 사람들의 정보를 훑어본 후 찻장을 열고 텀블러부터 찾았다. 여기저기 선물로, 증정용으로 받았을 텀블러는 모두 어디로 사라졌는지, 회사에서는 텀블러 부자라고 자부할 만큼 2~3개의 텀블러를 사용하지만, 플라스틱 재활용 박스를 보면 일회용 플라스틱 컵, 페트병이 쌓여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착잡한 마음을 뒤로 한 채 찻장 구석에 박힌 유일한 텀블러를 간신히 챙겨 출근했다.

 텀블러를 들고 다닌 일주일은 한마디로 "내가 말을 해야 다른 사람도 안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텀블러에 음료를 담아가며 받는 친환경 할인은 알아서 챙겨주지 않았다. 직원에게 "텀블러 가져왔는데 할인 가능하냐"라고 물으면 그제야 적게는 100원 많게는 400원 음료값을 깎아줬다. 또한, 일회용 컵이 아닌 빨대에 대한 적극적인 거부도 필요했다. 2018년 8월부터 카페 안에서 음료를 섭취할 때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이 금지됐지만, 일회용 종이컵에 빨대를 꽂아주는 경우는 여전히 있었다.

 예상치 못한 사고도 발생하긴 했다. 모처럼 쉬는 토요일, 텀블러를 들고 외출하는 일이 몸에 익지 않은 게 화근이었을까, 친구를 만나 점심 후 카페를 가며 친구가 "커피 한 잔 마시고 가자"라는 말에 그제야 텀블러를 챙겨오지 않은 사실이 기억났다. 결국은 텀블러를 사용하지 못하고 일회용 컵에 담긴 커피를 마시며 착잡한 마음이 들었다.

 그 이후 차에선 텀블러 사용을, 배달 음식의 경우 가까운 곳은 냄비, 빈 용기를 들고 가 포장을 해오는 방식이 처음에는 부끄러웠지만, 점점 익숙해지다 보니 뿌듯함을 느꼈다. 그렇다면, 기자에게 "제로웨이스트 성공했니?"라고 물어보면 기자는 "아니"라고 말할 것이다. 왜냐하면 제로웨이스트 장보기가 발목을 잡았다. 오랜만에 요리를 하기 위해 식재료를 담을 에코백을 들고 나섰지만, 제로웨이스트 재료를 찾는 일은 험난했다. 마트 2곳과 걸어서 10분이 걸리는 전통시장을 이 잡듯 뒤졌지만 발견한 건 봉지에 씌워 져있는 피망, 애호박뿐, 삶은 옥수수를 먹고 싶어 옥수수 집 앞에 서면 그마저도 비닐봉지에 옥수수를 담아주는 모습에 어떤 대답도 하지 못했다.

 이처럼 1주간의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며 느낀 점은 "가랑비에 옷이 젖는 거처럼 나도 모르게 사용하고 굴러들어오는 일회용품을 막는 것은 쉽지 않다"이다. 제로웨이스트 선구자와 비 존슨 역시 입을 모아 하는 말은 "적극적인 거절이야말로 쓰레기를 줄이는 첫 번째 단계"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비존슨은 이를 위해 정중하고 악의 없이 거절하는 방법을 연습한 후 쓰레기 줄이기, 재사용ㆍ재활용은 다음 단계라고 한다.

 기자가 직접 실천해본 일주일의 실천은 무턱대고 제로웨이스트에 덤빌 게 아니라 소비를 계획하고 대비하는 준비 단계도 중요하다는 가르침을 얻었다. 그러나 이런 작은 행동이 모여 큰 변화를 이룰 수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도전하는 것이 아닐까? `나 하나 줄인다고 달라지겠어?`라는 생각보다 나로 인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며 지구를 조금씩 돕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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