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3:58 (금)
창원 성곽유적, 시민 위한 쉼터로 활용하자
창원 성곽유적, 시민 위한 쉼터로 활용하자
  • 황원식 기자
  • 승인 2021.11.29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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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원식 사회부 기자
황원식 사회부 기자

모두 23곳 가운데 12곳 문화재 지정
기본 학술조사 안돼 기초 정보 없어
거제 둔덕기성 등 관광자원 활용

 창원지역은 고대부터 지정학적, 군사 전략적 위상이 높아 한국 성곽의 백화점이라 불릴 정도로 다양한 성곽 유적들이 많이 분포돼 있다. 하지만 창원시에서는 기본적인 학술조사도 이뤄지지 않아 기초적인 정보도 알 수 없는 유적이 대부분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현재까지 확인된 창원시 소재 성곽유적 현황은 구 창원시 8개소, 구 마산시 13개소, 구 진해시 11개소로 총 32개소이다. 이 중에서 문화재 지정된 성곽은 12개소로 비율은 37.5%이다. 대표적인 성곽으로는 고려시대 몽골(원)의 일본원정과 관련된 회원현성지, 고려말 왜구 침략에 따른 합포성지, 각 읍성, 임진왜란의 주요 전투지인 마산합포구 및 진해구의 왜성들, 각종 봉수, 요망(높은 데 올라가 적의 동정을 살피는 군사 시설), 삼포개항에 따른 제덕토성과 제포왜관터, 근대 러일전쟁의 요충지였던 저도, 실리도 일대, 일제 군사기지로 사용된 진해시가지 일대의 유적과 한국전쟁 당시 최전선이었던 진전면 시락리에 남아 있는 참호 등이 있다. 하지만 창원 성곽유적에 대한 종합 정비 계획에 따른 조사는 웅천읍성 등 몇몇 사례를 제외하면 개발에 따른 구제발굴이 대부분이다. 특히 문화재로 지정받지 못해 파괴돼 가고 있는 창원의 성곽 유적은 관리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중 대표적 사례로 창원 남문지 성곽의 훼손이 있다. 지난 2019년 발견된 창원읍성 남문지 유적 일대에서는 최근 도시개발이 가속화돼 문화재 파괴 우려가 나왔다. 이에 대해 지난 4월 취재한 적 있다. 당시 문화재가 집중 분포한 6필지 중 1곳은 레스토랑으로 리모델링했고, 1곳은 건물을 허물고 새로 식당이 들어섰다. 또 1곳은 카페 건축을 위한 철거과정에서 문화재가 발굴돼 조사 중이다. 특히 레스토랑의 경우 한 시민단체에서 공사 이전부터 문화재 지역이라고 공사에 반대했지만 소용없었다. 당시 창원시 관계자는 남문지가 사유지이기에 시가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다는 입장과 남문지 관련 문화재는 비지정문화재이기에 시비로만 충당을 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남문 옹성을 처음 발견했던 경남시민문화네트워크 조현근 사무국장은 "복원까지는 힘들더라도 최소한 시가 땅을 매입해 더 이상의 훼손은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상황에서 창원시의회 의원 연구단체인 창원시 역사ㆍ문화 연구회(대표의원 공창섭)가 주최하고 창원대학교박물관(관장 이윤상)이 주관하는 `창원의 성곽유적 현황과 보존활용 방안` 학술대회가 지난 18일 오후 창원시의회 대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학술대회에서 심종훈 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은 성곽 보존의 구체적인 활용 방향으로 △기초학술조사 실시해 향후 유적 위치 및 분포범위 관리 △ 중요성 인정되는 성곽은 별도 정밀지표조사 실시해 관리 △국내외 학술대회 개최로 유적 중요성 학술적 정리 △개별 성곽유적 정비계획 수립해 활용방안 수립, 시민들에게 적극적 홍보가 필요하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심종훈 연구원은 "통합창원시 출범 이후, 인구 100만 원을 넘는 광역도시이자 영남지역의 중심도시로 발돋움한 현시점은 문화유적을 재정비할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된다. 특히 성곽은 그 어떤 유적보다 창원의 역사를 입체적이고 종합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문화재로 그 중요성이 높은 만큼, 체계적이고 연속성 있는 보전관리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최근에는 거제 둔덕기성, 창녕 화왕산성, 부산 동래읍성 등은 단순한 보존을 넘어 시민들의 쉼터이자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에 창원시에서도 성곽 유적의 문화ㆍ관광 자원화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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