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에 서 있는 뒷집 가장에겐
나비처럼 날아가
날개 돋는 묘약이 되고
애절한 사랑과 이별한 옆집 여인에겐
슬그머니 옆구리가 되어주고
아득한 사막인 듯 외로운 골방 할머니에겐
소꿉친구처럼 말동무 되어주고
언덕을 오르는 책가방 멘 소년아
너에겐 등불이 되어주마
아, 발등 부르튼 청소부 아저씨
발등이라도 어루만져주는
미소가 되어주고
여기저기 바쁘게 뛰어다니다가
알람소리에 깨어보니
한 줄의 시를 들고 씨름하고 있더라
봄날이었다
시인 약력
- 시인ㆍ시낭송가
- 문학평론가
- 경성대 시창작아카데미 교수
- 교육청연수원 강사
- 전 평화방송목요시 담당
- 한국문협중앙위원
- 시집 `천리향` `애인이 생겼다` 외 다수ㆍ동인지 다수
시에는 주술적 힘이 있고 효용 가치가 있다고 한다. 본 필자는 시를 쓸 때마다 어느 독자에게는 위로가 되고 어느 독자에게는 사랑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어느 시린 가슴을 데워주는 묘약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요즘처럼 다들 삶이 힘들다고 하는데 작은 위로가 될 수 있기를, 헛꿈이 아니기를 오늘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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