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로 전락하는 대환대출 폐해 막아야
사기로 전락하는 대환대출 폐해 막아야
  • 한상균 기자
  • 승인 2021.11.22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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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균 지방자치부 국장
한상균 지방자치부 국장

 대환대출의 사전상 정의는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 이전의 대출금이나 연체금을 갚는 제도로 돼 있다. 자금이 급박한 사업자에게는 신용불량자가 되는 것을 모면할 수 있는 자금줄이다. 주로 부동산업, 여행사 등의 업종에서 저축은행을 상대로 성행하는 이 상품은 결국 은행권의 연체율과 부실채권을 줄이는 방편으로 귀결된다. 그러나 대출금액이 고액인 데다 높은 이자율로 터졌다 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사회악의 한 부분으로 지족될 정도다. 이 가운데 여행사의 중고차 대환대출은 유형이 특이하게 나타나 주의가 필요하고 사법당국의 불법근절에 대한 의지가 요구되는 분야다.

 여행사는 태생적으로 자본이 취약한 구조다. 10대 이상의 차량 보유, 주차장, 운전기사 등은 필수다. 지입은 원칙적으로 불법이지만 이 원칙을 지키기 어려운 환경이다. 신차는 자연적으로 캐피탈이 발생하지만 중고차는 저축은행의 대환대출외에는 길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 문제다. 그래서 대환대출만 가능해지면 찻값의 몇 배의 금전 차입이 가능해 중고차를 많이 보유하는 곳은 단골고객이 된다. 저축은행의 대환대출도 상당히 느슨한 느낌이다. 여행사의 대표 자격만 확인되면 중고차 1대당 거의 1억 원에 달하는 대출도 가능하다. 저축은행은 거의 본점형태로 존재한다. 따라서 지역에는 에이젼시(대출업무대행)를 두고 대출건을 성사시킨다. 대출계약서 작성과 서명날인도 대행인이 가능하다. 대신 본사에서 전화로 확인하는 과정으로 정당화시킨다. 이 과정에서 낭패를 당한 사례를 살펴본다.

 A(59 여)씨는 B여행사의 실질적인 사주였던 지인 C씨의 딱한 사정을 듣고 3개월 대표를 맡아달라는 제안을 수락한 경우다. 이후 대표자격 확인을 위한 서류(주민등본, 인감증명서)를 건넨 것이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이후 D저축은행의 증고차 보증인으로 2억 9000만 원이 대출됐고 자신의 상가, 차량 등 가압류, 경매로 이어지면서 신용불량자로 전락했다. 아무런 사유도 모르고 한꺼번에 당한 경우다. 다행히 경기 악화로 압류물건이 유찰을 거듭하던 중 채권이 E자산관리사에 넘어갔다는 통보를 받는 과정에서 대출서류 복사본을 받게 됐고 그 서류 자체가 허위임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또 △본인서류작성 △인감도장 △주주명부 △취임날자와 대출 일자 등 구비서류가 하나도 자신이 관여하지 않았고 날조됐다는 확신이 들었다. 더구나 이 대환대출은 사주 C씨, 업무대행 D씨, 또 다른 대행인과 저축은행 담당자가 서로 짜고 D씨가 대표인 여행사의 그의 부인이 보증된 3대의 차량 보증을 대환하는 용도로 사용된 것을 확인했을 때는 너무 기가 찼다. A씨는 관련자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그러나 오히려 무고로 몰렸다.

 다행히 부산고검 창원지부가 재기수사명령을 하달하면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지난 4일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민규남 판사는 이 사건은 공소사실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해 형사소송법 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결했다. 대표 선임과 함께 가점주주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근보증인으로 전락하고 차량은 일시에 적치장으로 옮겨져 경매를 당하면서 회사는 파산, 본인은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대환대출인 폐해의 한 장면이다. 아무런 끈도 없는 자연인 한 여인을 막강한 힘으로 무참히 짓밟았던 만행이 법원 심판대에서 드디어 밝혀진 것이다. 아직도 공의와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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