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11:25 (토)
개똥을 줍는 여자
개똥을 줍는 여자
  • 김상철
  • 승인 2021.11.16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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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
김상철

가끔

수변공원에서 한 여자가

검은 비닐봉지 움켜쥐고 뭇 시선을 줍는다

반려견은 가족으로 자리매김되어 안방에서

소 등심이며 돼지 갈비도 모자라

녹용을 질겅질겅 씹는다

구석기시대가 아닌

이십세기 초 중반에도

오쟁이 어깨에 걸고 다니며

개똥을 줍는 남정들이 눈에 밟혔었지

그때는 두엄용으로 밥알을 얻기 위함이었는데

요즘은

양주처럼 깔끔한 청결시대

공원에 굴러다니는 살모사 눈이 무서워

아니 범칙금 고지서가 무서워서

오늘도 한 여자가 보물을 훔치듯이

암암리에 개똥을 줍고 있다

오합지졸 공원은 개판이었다.

시인 약력

- 호: woolf 필명: 김치국

- 경남 산청 출생

- 중고등학교 검정고시 패스

- 창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 창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 저서: 디카시집 『붉은 웃음』 외 장르별 4권

- 수상: 실상문학 신인상(시조) 외 다수

- 경호문학 들풀문학 실상문학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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