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수변공원에서 한 여자가
검은 비닐봉지 움켜쥐고 뭇 시선을 줍는다
반려견은 가족으로 자리매김되어 안방에서
소 등심이며 돼지 갈비도 모자라
녹용을 질겅질겅 씹는다
구석기시대가 아닌
이십세기 초 중반에도
오쟁이 어깨에 걸고 다니며
개똥을 줍는 남정들이 눈에 밟혔었지
그때는 두엄용으로 밥알을 얻기 위함이었는데
요즘은
양주처럼 깔끔한 청결시대
공원에 굴러다니는 살모사 눈이 무서워
아니 범칙금 고지서가 무서워서
오늘도 한 여자가 보물을 훔치듯이
암암리에 개똥을 줍고 있다
오합지졸 공원은 개판이었다.
시인 약력
- 호: woolf 필명: 김치국
- 경남 산청 출생
- 중고등학교 검정고시 패스
- 창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 창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 저서: 디카시집 『붉은 웃음』 외 장르별 4권
- 수상: 실상문학 신인상(시조) 외 다수
- 경호문학 들풀문학 실상문학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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