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0:02 (금)
공공의료 확충의 골든타임
공공의료 확충의 골든타임
  • 한은숙
  • 승인 2021.11.04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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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숙 국민건강보험공단 하동남해지사 과장

코로나19 팬데믹 통해 우리나라 공공의료
중요ㆍ필요성 확충해 복지국가 만들어야

코로나19 감염의 유행으로 인해 많은 국민이 심각한 위험에 노출돼 평범했던 우리의 일상 대부분이 바뀌었고 질병에 대한 우려도 깊어졌다. 코로나19뿐만 아니라 2002년 사스, 2012년 메르스 등 전염병의 역사를 살펴보면 모두에게 닥친 결코 피할 수 없는 재난 앞에서 개인은 나약할 수밖에 없으며 국가와 사회의 책임 있는 역할은 필수적이다.

코로나19의 위기 상황에서 우리나라 의료체계는 과연 제대로 작동했을까?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 15만 8098명 중 10만 7597명이 공공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았다.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공공의료기관 병상수 비율은 1.3개로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에 속하고 의료기관중 공공의료기관이 차지하는 비중은 5.7%에 불과한데도 전체 코로나19 환자의 68.1%를 공공의료기관에서 진료한 것이다.

서부경남의 경우 공공의료를 책임지던 진주의료원이 적자 누적을 이유로 지난 2013년 폐업해 서부경남 확진자가 멀리 떨어진 창원에 소재한 마산의료원으로 이송해 치료받는 등 의료환경이 상대적으로 더욱 열악하다. 공공의료의 중요성과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국민들은 공공의료 확충의 필요성을 절감했으며 지방자치단체에서도 공공의료의 확충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라는 것을 인식하게 됐다. 공공의료의 확충은 감염병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민간 주도의 의료공급체계를 개선하는 관점과 인구구조 등 미래 환경변화에 대응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추진해야 할 것이다

취약한 공공의료체제는 지역 간 의료공급의 불균형으로 인한 건강 수준의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으며 상급병원으로 환자 쏠림 현상 등 의료전달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민간주도의 의료공급은 이익 추구의 경영으로 표준 진료를 벗어난 과잉진료를 유발하기도 한다. 특히 코로나19와 같은 대규모 국가적 재난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안전망을 크게 약화 시키고 있다.

공공의료기관의 의료서비스 시장내 영향력이 높아지면 지역의 민간의료기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정책집행비용 감소로 민간의료기관에 의존하지 않고 정책집행 수단을 확보하게 돼 의료기관과의 갈등과 행정 비용 등의 절감이 가능하다. 국민 의료비 절감으로 표준진료를 하는 의료기관이 늘어나면 불필요한 비급여와 진료량이 감소해 전체 의료비 절감도 가능할 것이다. 의료산업 및 ICT 활성화로 보험자가 공공병원을 통해 국내에서 개발한 의약품이나 치료재료 등을 전략적으로 구매해 사용하게 될 경우 국내 의료산업 활성화에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공공의료 확충이 모든 의료문제의 만능 해결사는 아니지만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체계의 필수재이고 지역 간 의료서비스 격차 해소와 전체 보건의료 체계를 업그레이드하는데 공공의료 확충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다행히 진주시 정촌면에 서부경남 공공병원을 설립하기 위한 노력이 결실을 맺으려고 하고 있다. 최근에 타당성조사 용역을 마쳤으며 계획대로 추진할 경우 오는 2025년에 착공해 2027년에 문을 열게 된다. 국가와 지역사회가 뜻을 모아 지역 주민의 의료접근성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골든타임`이란 환자의 생사를 결정지을 수 있는 사고 발생 후 수술과 같은 치료가 이뤄져야 하는 최소한의 시간을 뜻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언제 어디서 골든타임이 발생할 지 우리는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전 세계가 인정하는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가 공공의료 확충이라는 날개를 달아 건강보험 하나로 모든 의료비가 해결되는 행복한 복지국가 완성이 앞당겨지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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