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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에서 찾은 `돌봄`, 가치ㆍ의미를 공감하다
작품에서 찾은 `돌봄`, 가치ㆍ의미를 공감하다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1.11.04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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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립미술관 동시대미술기획전
조영주 작가가 돌봄이 이뤄지는 장소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설치작품 `휴먼가르텐`.
조영주 작가가 돌봄이 이뤄지는 장소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설치작품 `휴먼가르텐`.

문지영 등 국내외 작가 6명

드로잉ㆍ퍼포먼스 등 40여점
노동ㆍ차별ㆍ오염 등 문제 조명

`돌봄` 중심에 두는 삶 제안

 `돌봄`이라는 단어를 머릿속에 떠올려보면 `유아 돌봄 교실`, `장애인 돌봄 센터`, `노인 맞춤 돌봄 서비스` 등과 연결해 특정한 대상이 그려진다.

 그러나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누군가에게 돌봄을 주고받는 경험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인간이 있을까? 사실 누구나 태어나 죽음에 이르기까지 돌봄을 경험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인간은 독립적이고 능동적인 개체라기보다 서로를 필요로 하는 불완전한 존재이고, 따라서 돌봄을 마땅히 요구하고 그에 응하는 상호의존은 본질적인 우리 삶의 전제조건이라 할 수 있다.

 경남도립미술관은 무관심의 역사 속에서 배제돼 온 취약계층, 이주자, 제3세계 빈곤층 등 존재들의 아픈 현실을 공유하기 위해 동시대 미술기획전 `돌봄사회`를 다음 해 2월 6일까지 도립미술관 3층에서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코로나19로 돌봄의 문제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상황에서 시대 미술을 통해 오늘날 돌봄의 구조와 그 기저에 인간의 상호의존성을 탐구하고 돌봄의 현재적 가치와 의미를 공감각적으로 사유해보는 전시다.

최태윤 작가의 `허그미`.
최태윤 작가의 `허그미`.

 참여작가로는 문지영, 요한나 헤드바(Johanna HEDVA), 임윤경, 최태윤, 조영주, 미하일 카리키스(Mikhail KARIKIS) 총 6명의 동시대 작가들이 참여하며, 드로잉, 회화, 영상, 설치,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40여 점을 공개한다.

 이들은 서로 다른 문화적 조건과 역사적 배경에서 지금과는 다른, 보다 창의적인 방식의 돌봄을 위해 각자의 고민과 질문을 작품으로 공유할 예정이다.

 전시는 세부 섹션을 나누지 않고 4전시실, 소전시실, 5전시실로 이어지는 전시 공간을 따라 개인의 몸에서부터 가족, 공동체 그리고 지구를 돌보는 실천들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되는지 보여주며 돌봄과 밀접하게 엮인 현대 사회의 비장애중심주의, 돌봄 노동의 불안정성, 종차별, 그리고 환경오염 등의 문제를 다룬다.

 관객들은 스스로를 온전히 돌보는 일상의 실천들이 어떻게 만연한 각종 혐오와 차별을 넘어 타자에게 다가가는 노력이 될 수 있는지 고민해보고, 타자와 돌봄을 주고받을 때 생성되는 정동을 추적하며 정서적, 신체적 공명을 탐구한다.

 또한, 마지막으로 불확실한 미래에 조금 더 서로의 존재를 느끼고, 마주하고, 대화하고, 돌보며 함께 하는 삶이 어떤 의미인지 질문할 수 있다.

 김종원 경남도립미술관장은 "2년 만에 개최되는 국제전 `돌봄사회`는 코로나19로 인해 그 준비 과정이 녹록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명의 작가들이 돌봄을 우리 삶의 중심에 두는 새로운 가치관과 초국적 연대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전시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며 "이번 전시가 예술의 힘으로 돌봄을 새롭게 인식하고 우리 자신과 타자를 돌보는 보다 나은 삶에 대해 고민해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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