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천연염색 지역명물로 거듭나길 기대
산청 천연염색 지역명물로 거듭나길 기대
  • 김영신 지방자치부 본부장
  • 승인 2021.10.19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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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신 지방자치부 본부장
김영신 지방자치부 본부장

컴퓨터를 통해 표현되는 디지털 색상은 인간이 눈으로 다 구별해 내지 못할 만큼 세밀하다고 한다. 무려 1670만 가지 색상에 이른다고 하니 눈앞에 다 펼쳐 놓고 보려고 해도 알기 힘들 것이라 미뤄 짐작된다.

조선시대 옛 선조들이 남긴 문헌에 따르면 염색으로 만들 수 있는 `세상의 모든 색`은 173가지라고 한다. 1670만 가지에 비하면 터무니 없이 작은 수지만 사람 손으로 직접 자연 속 천연염색 재료를 찾아 천에 색을 물들이는 전통염색법으로 만들어내는 색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결코 작다고 볼 수 없다.

지리산 자락 청정골 산청에는 환경운동가였던 어머니 고집을 물려받아 우리 고유의 전통염색 기법으로만 천연염색 작업을 하는 천연염색 연구가가 있다.

어느덧 20여 년이 넘도록 전통염색에 매진해 `지구를 살리는 착한 천연염색`을 이어가고 있는 박영진 씨(50)가 그 주인공이다. 아내 김옥순 씨(51)와 함께 남사예담촌에서 `순이진이 갤러리`와 시천면에 천연염색 공방 `풀꽃누리(주)`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부부는 옛 문헌에 전해지는 전통방식을 그대로 따라 스카프와 손수건, 컵 받침 등 비교적 단순한 제품에서부터 손가방과 침구류 등 다채로운 천연염색 제품을 만들고 있다. 20여 년간 천연염색에 몸담고 있지만 여전히 천연염색은 고되고 지난한 작업이다. 염색의 가장 기본이 된다는 쪽빛 염료 만들기 하나만 해도 1년을 훌쩍 넘는 시간이 소요된다.

모든 재료를 자연에서 얻다는 탓에 사계절에 맞춰 재료를 구하고 염료로 만드는데 많은 시간과 품이 든다. 이러한 정성과 노력이 알려지면서 천연염색에 관심 있는 이들로부터 유명세를 타고 있다.

박씨는 대한민국 신지식인 선정(2011), (사)한국전통염색협회 전통염색체험 장인 취득(2013),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 수상(2017), 통도사 서운암 천연염색축제 운영위원장 역임(2018) 등 풀꽃누리가 걸어온 길은 천연염색 그 자체다.

천연염색은 한방약초의 고장인 산청군과 안성맞춤이다. 전통 한약제는 대부분 우수한 천연염제다. 그렇기에 수많은 약초가 자생하는 지리산 자락에 있는 산청은 염제를 구하는데 최적지다. 이처럼 우수한 지리적 여건에 천연염색을 배우고자 하는 인적자원이 더해진다면 전통 천연염색 대중화에 큰 힘이 될 것이다. 박씨는 수년 전부터 산청천연염색연구회와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 매년 동의보감촌과 남사예담촌 등에서 전시회를 여는 등 전통 천연염색이 주는 `자연의 미`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에는 남사예담촌에서 가을색과 어울리는 `색멍` 전시회를 열어 많은 관심과 찬사를 받았다. 이같은 지역사회의 작은 움직임들이 모여 전통 천연염색이 지리산 청정골 산청군의 명물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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