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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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옥
  • 승인 2021.10.14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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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옥 시인
김진옥 시인

 

 

 

 

네모난 공간속 입들이 떠들어대면

함지박만한 입을 꾹 다물고 빨래를 씹던

세탁기 트림소리가 우레같고

구석에서 구석으로 질주하는 폭주족

먼지를 먹는 건지 도로 뱉는지 알 수 없다

보송히 말렸던 머리카락 질끈 동여매고

날씬 치마 대신 빛바랜 반바지가

오늘의 드레스코드

했던 말 또, 또 반복하다

진주처럼 똘똘 뭉쳐진 말들 입에 넣고

꾹 다물어 빠져나오지 않게 한다

붉은 연지 지워진 입술 열리면

괜스레 미운 감정 토해 낼까봐

쉰 한숨 푸스스 입가로 흘리는데

뻑뻑한 눈이 화끈거리기에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열기가신 바람소리 듣다

쓰릉쓰릉 쓰르릉

여름의 자리를 채우는 소리

마른 향내 풍기기 시작한 풀잎

촉촉히 젖어드는 시간

별이 사라진 하늘에 밤이 물들면

눈으로 보지 못한 시간이

세상을 침묵 속에 가두어 재우고

오직 혼자 내버려진 공간

낮이 준 시간의 번잡함이 안개로 사라진다

호: 我蓮(아련)

경남 진주 출생

월간 문학세계 등단(2015)

김해 文詩 문학회 회원

장유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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