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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부산대병원 완충녹지 갈등 종지부 찍어야
양산부산대병원 완충녹지 갈등 종지부 찍어야
  • 임채용 지방자치부 본부장
  • 승인 2021.10.04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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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용 지방자치부 본부장
임채용 지방자치부 본부장

양산부산대병원 도로 건너편 약국 앞 완충녹지 진입로 갈등은 10여 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완충녹지 펜스철거와 관련해 양산시청 공무원에게 상해를 입힌 약사가 최근 법원에서 유죄 선고를 받았다. A약사는 지난 2018년 공공공지에 설치된 철재 펜스를 임의로 철거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다. A약사는 울산지방법원으로부터 최근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받았다. 양산부산대병원 앞 도로 건너편 공공용지는 2008년 11월 개원과 함께 대학병원 주변은 물론 양산물금신도시의 환경을 위해 조성됐다. 그러나 환경을 위해 공공공지에 조성한 완충녹지는 약국과 약국 간, 또 약국과 양산시와 갈등을 일으키는 요인이 돼 왔다.

완충녹지는 도로를 따라 약 1㎞가량 조성돼 있는데 일정한 거리를 두고 2~3곳의 진입로가 개설돼 있다. 진입도로 변이 아닌 녹지 주변 일부 약국은 녹지에 오솔길을 내 대학병원 외래진료 환자를 호객해 왔다. 당연히 도로변 약국들과 마찰은 물론, 법상 지켜야 하는 완충녹지가 훼손되면서 민원이 쇄도하는 등 갈등의 시작이었다. 약국으로 향하는 오솔길 등으로 민원이 발생하자 결국 철제 휀스를 쳤다. 일부 약국에서는 철재 휀스 앞에 디딤판을 설치했다. 단속과 디딤판 재설치가 반복되면서 울타리도 점점 높아져만 갔다.

2019년 6월에는 양산부산대병원 앞 녹지와 상가 곳곳에 토막 난 생선 투기 사건까지 빚어졌다. 6월 24일 새벽 3시 18분께 괴한 1명이 상가 앞을 어슬렁거리며 지나다니고 4분 후 트럭에 나타났다. 3시 15분께 한 괴한이 인도를 따라 손에 든 바가지로 녹지에 무언가 뿌리는 장면이 CCTV에 포착됐다. 이들이 뿌린 토막난 생선 찌꺼기로 이곳을 지나는 시민은 물론 인근 대학병원까지 악취에 시달렸다. 경찰이 조사에 나서자 30대 후반의 범인은 사건 하루 뒤인 25일 양산경찰서에 자수했다. 범인은 녹지와 상가건물 등 80여 m 거리에 생선 오물을 투척했다. 사건이 발생하자 인근 주민들은 상인들 사이의 해묵은 갈등이 표출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당시 한 상인은 "지난번에도 컨테이너 박스를 인도에 갖다 놓거나 자해 공갈단이 와서 행패를 부렸던 적도 있다"며 "조경공사와 펜스철거에 반대하는 측의 시위"라고 주장했다. 실제 컨테이너 사건이나 오물투척 사건 모두 펜스가 설치됐던 상가 인근에서 발생했다.

약국과 약국 간 해묵을 갈등은 결국 공무원 상해사건으로 비화되고 오물투척까지 벌어졌다. 법원은 A약사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휀스 철거는 2019년 법정으로 갔으나 법원은 공공공지 보호를 이유로 펜스 존속에 손을 들어줬다. 이후 시는 계속되는 펜스 민원에 눈치를 보면서 미온적으로 대처했다. 하지만 민선 7기에 들어서면서 철거된 휀스 복구를 하지 않고 공공공지에 조경공사로 마무리했다. 시는 갈등이 반복되지 않도록 명확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 국내 굴지의 대학병원 건너편 약국 등 상가지역에서 빚어지는 갈등은 꼴 사나운 일이다. 애초 도로변에 공공공지를 조성한 것에서부터 갈등이 예고됐다고 해도 뭐라 할 말이 없다. 공공공지 훼손도 막고 주민 간의 갈등을 치유할 슬기로운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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