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4:31 (금)
리더는 리더다
리더는 리더다
  • 하성재
  • 승인 2021.10.04 2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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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재 선한청지기공동체 대표 굿서번트 리더십센터 소장
하성재 선한청지기공동체 대표 굿서번트 리더십센터 소장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오늘의 나를 만든 것은 동네의 공립도서관이었다"고 말할 만큼 자타공인 책벌레다. 그는 "컴퓨터가 결코 책의 역할을 대신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할 만큼 파워 독서가이자 출판계 `인플루언서`다. 10년 전부터 `게이츠 노트`라는 블로그를 운영 중인데, 자신이 읽고 있는 책과 추천 책을 공개한다. 이 리스트는 전 세계 독서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친다.

우리나라에는 `독서경영 우수직장 인증사업`이라는 제도가 있다. 직장 내 독서문화 활성화를 통해 창조적 인재 양성, 직원 복지 향상 등 독서문화 증진에 공헌하는 기관에 대해 심사를 통해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주최로 이뤄지고 있는 사업이다. 지난 2014년에 시작하여 2020년까지 132개 직장에 대한 인증이 이루어졌다.

또 최근 수많은 신조어 중에 `-tact`라는 영어단어를 붙여 `연결`을 의미하는 각종 단어들이 생겨났다. `언택트, 온택트, 홈택트` 거기에 `북택트`라는 말도 등장했다. 김범석의 `북택트`에서는 책을 통해 서로를 연결하는 것을 의미하며, `개인-조직-기업`을 독서로 연결하여 기업에서의 성과변화, 문화변화를 일으킨다고 주장한다. 이전에는 `독서경영`이라는 말로도 쓰였다. 특히 박희준 등이 쓴 `독서경영`은 `독서경영`을 통해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 낸 기업들의 실제 현장에서의 적용사례를 분석 정리한 책이다.

익숙한 두 단어 `책을 읽는다`라는 의미의 `독서`(讀書)와 `경영`(經營)이 만나서 새로운 의미의 `독서경영`이란 단어가 되었는데, 독서와 경영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독서경영`에서 설명하는 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독학기사`(讀學記思)라는 말이 있다. `읽고 배우고 기록하고 생각하라`는 뜻이다. 책은 타인들이 오랜 기간 체험을 통해 쌓아 올린 지적(知的) 노하우를 간접적으로나마 맛보게 하는 지혜의 보고이자 정수이다. 그런데, 책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읽고 느낀 점을 메모하고 일상적인 업무활동에 적용하는 노력은 더욱 중요하다. `중요한 것일수록 머리에 맡기지 말고 몸이라는 방부제를 쓰라`는 말이 있다. 머리에 남겨진 기억을 쉽게 잊혀지지만, 몸으로 체득한 기록은 오랫동안 빛을 발한다는 의미이다. 이처럼 독서를 통한 지식과 지혜의 습득 그리고 이를 경영활동에 접목하는 것이 독서경영의 핵심이다.

진정한 독서경영은 책을 읽는데 그치지 않고 읽은 책의 내용, 그 내용에 대한 나의 느낌과 주장, 나아가 그런 주장의 핵심을 경영현장에 접목하여 깨달은 교훈을 공유하는 경영에 두어야 한다. 이런 필요를 느끼는 리더들을 위해 서울과학종합대학원과 산업정책연구원에서는 경영자독서모임(MBS)을 1995년부터 이어오고 있다.

독서경영은 책을 읽고 기술과 정보, 지식을 얻어 조직이나 개인이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런 목적을 위해서라면 굳이 경영 차원에서 독서를 도입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부서 또는 개인이 자율적으로 업무에 필요한 책을 읽고 능력을 키우는 게 훨씬 효율적이다. 그런데 독서경영에서 기업은 의도적으로 개인 또는 단체의 독서활동에 개입한다. 이는 경영성과와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다.

개인적 행위에 속하는 독서를 기업 차원의 활동과 성과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다양한 도구와 장치가 동원된다. 필독서 지정과 의무적 책 읽기, 독후감 제출, 토론회. 데이터베이스 등을 통한 축적, 평가, 포상 등이 이에 속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구성원이 독서에서 얻는 기술과 지식, 정보, 아이디어, 영감 등은 다른 구성원이나 기업조직으로 전파되고 공유되고 축적된다. 이렇게 축적된 자산은 다시 다른 구성원이나 기업이 새로운 가치와 지적 자산을 만들어 내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즉 독서경영이 제대로 정착되면 기업이 학습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다.

구성원들은 같은 책을 읽으면서 일체감과 동질감을 갖는 효과도 크다. 다시 말해, `독서`라는 개인적 영역을 `경영`이라는 기업영역에 접목했을 때 예상 밖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경영의 모든 부분이 그러하듯이 독서경영의 중심에도 `리더`가 서 있다. 리더십의 최고점에 있는 리더가 독서경영에 대해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는가와 동시에 실제적인 면에서 독서에 대해 어떻게 실행하느냐가 중요하다. 리더에게 있어 독서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독서경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리더(leader)가 책 읽는 사람(reader)이 되어야 의미있는 열매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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