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2:28 (금)
아기 안은 관세음보살 변신은 `보문시현`
아기 안은 관세음보살 변신은 `보문시현`
  • 김중걸 편집위원
  • 승인 2021.07.14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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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걸 편집위원
김중걸 편집위원

아기를 안은 관세음보살이 화제다. 서울 갤러리 한옥에서 7일 마감한 불화 작품 전시에서 `대자대비-어화둥둥 아가야!` 작품이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고 한다. 처음으로 공개된 `대자대비- 어화둥둥!`은 고려불화의 진수인 `수월관음도` 속의 관세음보살 품에 아기를 안은 모습을 묘사했다.

관세음보살의 파격적인 대 변신이다. 그것도 고려불화의 진수인 `수월관음도`의 파격적인 변신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은 대자대비의 마음으로 중생을 구제하고 제도하는 보살이다. 여성적이며 부드러운 이미지가 특징적이다. 관세음은 줄여서 관음(觀音), 관음여래(觀音如來)라도도 하며 세간의 음성을 듣는다는 뜻으로 사바세계의 중생이 괴로울 때 그 이름을 한마음으로 부르면 그 음성을 듣고 곧 구제한다는 뜻이 있다고 한다. 관세음보살은 관재재, 광세음, 수월, 군다리, 만월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관세음보살은 변화하지 않는 관음이며 중생의 바람에 맞추어 여러 가지 모습으로도 신앙된다고 한다. 법화경의 관세음보살보문품에 따르면 이 보살이 세간의 소리를 듣고 그에 응하여 나타날 때에는 응현(應現)으로, 그들이 처한 상황에 맞도록 여러 가지 형상으로 몸을 바꾸어 나타나는데 이를 보문시현(普門示現)이라고 하며 그 모습은 모두 33신이다.

이때에는 관세음보살의 본래의 모습이 전혀 없이 다른 모습으로 변해 나타난다. 자세나 옷만 바뀌어 나타나는 변화의 신은 33가지의 모습으로 33관음, 33현신이라고도 한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양류ㆍ백의ㆍ수월관음 등이다. 관세음보살의 본래 모습은 주로 성관음(聖觀音), 천수관음(千手觀音), 마두관음(馬頭觀音), 십일면관음(十一面觀音), 준제관음(准提觀音), 여의륜관음(如意輪觀音) 등 6관음으로 나눠진다. 보살이나 탱화에서 관세음은 왼손에 봉우리진 연꽃을 들고 있다. 이는 중생이 본래부터 갖추고 있던 불상을 표시하고, 그 꽃이 핀 것은 불상이 드러나 성불한 것임을 뜻하며 아직 봉우리 상태인 것은 불성이 번뇌에 물들지 않고 장차 필 것으로 나타낸다고 한다.

보살은 대승불교에서 나온 것이다. 자기 이익 즉 자리(自利)만 좇는 부파불교와 달리 대승불교는 이타행(利他行) 즉 남에게 공덕과 이익을 베풀어주며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대승불교에서는 이것이 붓다의 본래 정신에 부합한다고 여기며 이상적인 인물로 보살을 제시했다. 보살이란 깨달음을 구하면서 중생을 교화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부파불교의 이상 인격인 번뇌를 극복하고 윤회를 끊어 버린 아라한과는 다른 개념이다.

보살은 본래 부다가야에서 깨달음을 얻기 전의 석가모니를 가리키는 칭호였다고 한다. 대승불교에서는 붓다가 되려는 사람을 보살이라고 부른다. 재가보살(관세음, 보현)과 출가보살(문수, 미륵, 지장)로 구분된다. 불교 경전이 구전에서 기록으로 즉, 경전의 문화화는 주류와 비주류, 출가인과 재가인의 편차를 줄이는 역할을 하게 됐다. 재가중심의 대승불교가 성립하는 데 가장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한다.

불화작가 조이락의 `대자대비-어화둥둥 아가야!`는 서양작가였던 그가 40살 때 우연히 친견한 고려불화 `수월관음도`에 매료돼 불화 재현작가로 변신한 이래 20년 만에 내놓은 작품이다. 입문 후 대표작으로 수월관음도와 만오천불도, 아미타여래 등 20여 점의 불화를 재현했다. 조 작가는 수월관음도를 재현하면서 물방울 속에 관음보살을 넣는 등 미세하게 변형을 해왔다. 그러나 이번 작품 구상과 기도 중에 관음보살의 온화한 모습과 아기를 안은 보살의 형상이 보여 이를 작품으로 담아냈다고 한다.

코로나19 시대, 한없이 작아지는 자신과 만날 때 어리광을 부리고 관음의 품에서 위로받고 싶은 아기로 대신해 화폭에 담았다고 한다. 저출산, 위로 등 지금의 시대에 아기 품은 관세음의 변신은 우리의 염원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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