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22:12 (금)
바로! 이 사람 양진향 화가
바로! 이 사람 양진향 화가
  • 류한열 기자
  • 승인 2021.07.11 2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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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쓰듯 그리는 작업은 자연 생명을 연결하는 행복한 과정이죠”

"오는 15일까지 마산 맛산갤러리 초대전 열려"
마산 맛산갤러리에서 초대전을 열고 있는 양진향 화가는 “그림 작업은 그린다는 행위를 통해 순간을 좀 더 긴 기억으로 새기는 과정이다”고 말한다.
마산 맛산갤러리에서 초대전을 열고 있는 양진향 화가는 “그림 작업은 그린다는 행위를 통해 순간을 좀 더 긴 기억으로 새기는 과정이다”고 말한다.

최근 3년 새 한지에 그린 작품

스며든 색깔이 선명하게 발현

“자연 담은 그림 마음 끌어당겨”

생활 속에서 건진 붓놀림에서

놀라운 의미와 생각으로 전달

집 근처에 흐르는 김해 대청천은 계절마다 색깔을 달리하면서 아름다운 풍경을 담아낸다. 이미 생활 속에 자리 잡은 대청천을 거닐다 마음을 붙드는 장면은 작가의 마음에 고착되고 작업실에 와서 작은 환희로 화폭에 옮겨진다. 행복은 소소한 데서 그려지듯이 작가의 그림은 생명을 연결하는 과정으로 행복을 쌓아가는 징검다리를 놓는 행위다.

양진향 작가(60)가 마산 맛산갤러리에서 초대전을 열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오는 15일까지 작품 19점을 걸고 먼 곳에서 찾아온 관람객들을 따뜻하게 맞는다. 양 작가는 생활 속에서 건져낸 장면을 마음 흐르는 대로 그렸다고 하는데, 작품은 생활 속 가벼운 붓놀림에서 화려한 기교를 입고 완성도 높은 소리를 내고 있다.

양진향은 “낯설게 훅 다가오는 자연을 조금 더 자세히 보고, 좀 더 오래 보고 그러면서 심오하지도 심각하지도 않게 그림을 그린다”고 했다. 그는 “그린다는 행위를 통해 순간을 좀 더 긴 기억으로 새겨둔다”고 속삭였다. 여기 덧붙여 “일기를 쓰듯 그림을 그린다”고 선포한다.

그림을 그리는데 ‘집착’이 없으면 그림이 완성되지 않고 흩어질 텐데, 양진향은 화폭에 오밀조밀한 생명을 짜 맞춘 듯 채워 넣는다. 편안한 작업이 되레 작가로서의 욕심이 바닥에 깔려 그대로 발현됐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초대전에는 최근 3년 사이에 한지 바탕에서 빛을 뿜어낸 작품을 내걸었다. 한지 위에다 수채와 아크릴, 한국화 채색물감을 섞어 작업을 했다. 한지에 스며든 색깔은 밖으로 흘러나오면서 더 선명한 색깔을 입는다. 자연을 담은 그림이 가장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긴다. 양 작가의 작품에서 내뿜는 선명한 색깔에서 마음은 정화되고 다시 깨끗한 마음에 행복감이 스며드는 건 무엇 때문일까. 여기에는 집착을 벗어버리고 마음 흐르는 대로 작업을 한 평상심이 전달되기 때문이리라. 집 근처에서 봤던 나무와 꽃을 한지 위에 옮겨와 편안한 색깔의 잔치를 벌여 놓고 양 작가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작품에 내려앉는 의미를 감상한다.

양진향의 색채는 언어의 유희를 담고 있다. 그림을 글로 쉽게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은 그림 속에 즐거움과 활달함이 덧칠돼 있어 행복감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색채의 세계는 인간의 감정을 담고 있다. 그림을 보고 감정이 흘러내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양태다. 양진향의 색채는 일상의 압박을 풀어내는 힘이 담겨있다. 사슬에 묶인 마음의 상태를 서서히 띄워서 공중에 내걸어 놓고 차분히 풀어내는 색채가 담겨있는 양진향의 작품은 볼수록 정감이 흐른다.

양진향의 색채는 자연을 그대로 담으면서 또한 화려한 외출을 꿈꾸는 도전적인 양태다. 색깔의 심리학을 덧대 양진향의 작품을 보면 무한한 감정이 묻어난다. 그림에 감정이 이입되는 것은 또한 자연스럽고 당연한 모양새다. 그림 앞에 서서 여러 감정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저에는 양진향이 ‘일기 쓰듯이 그림을 그린’ 무욕의 자세가 깔려 있다. 의무적으로 일기를 썼다면 화폭에서 편안한 마음을 담지 못했을 게 분명하다. 일기 쓰기를 행복한 일상의 기록으로 이끌어가면서 소소한 시간을 행복한 손놀림에 맡겼으니 그림은 여러 감정 가운데 최고의 선인 행복감이 기록될 수밖에 없다.

양진향은 “그림 그리는 작업은 행복의 원천이고 삶의 목적이다. 그림 그리기는 바로 행복이라는 등식과 같다”고 말한다. “그림을 보는 동안 행복을 마음껏 담아가길 바란다”라는 작가의 섬세한 마음까지도 빛난다. 양진향은 벌써 노후 준비를 다 해 놓았다고 장담한다. 그림 그리는 행위만큼 완벽한 노년의 친구는 없다는 것을 이미 결론으로 내렸다. 앞으로의 삶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고 풍성한 마음가짐까지 종이 위에 채움으로 연결해 가는 과정이 될 것이다. 그림에서 오롯이 피어날 예술의 향연은 삶의 깊이보다 더한 향기로 빛날 것은 자명하다. 주위를 감싸는 자연은 심오한데도 심각하지 않게 다가오는 경지가 화폭에서 피어나는 게 양진향이 끊임없이 추구할 그림의 세계다.

양진향의 색깔은 생활 속에서 건진 붓놀림 그 자체다. 색깔을 자연 그대로 표현하는 게 가장 어렵다. 색깔은 작가의 마음을 찍어서 밖으로 노출하는 놀라운 의미와 생각을 담고 있다. 고통은 애써 없애려고 하면 더 고통스러운데, 양진향의 색깔은 고통을 감하는 힘이 있다. 자연을 오랫동안 마음에 품으려는 순간의 몸짓이 긴 여운을 남기듯, 그의 색깔은 마음을 스르르 푸는 작은 힘을 배태하고 있다 강한 끌림으로 진한 감동을 안겨준다. 양진향의 자연스러운 색깔은 일상의 강박을 풀고 자연스러운 자유를 안겨주고 웅크리던 마음의 빗장을 풀어서 활달한 에너지를 공급한다.

“한지에 스며든 화사한 색조가 뿜어 나와 더 선명한 색의 환희를 부르는 작업은 한국화만의 독특한 맛이 아닌가 싶어요.” 양진향이 한 붓에서 다양한 색을 담아 표현하는 작업은 주위의 자연이 마음껏 제 모습에 겨워 존재의 이유를 발산하듯, 양진향의 그림 작업은 영속성 위에 하나하나 현재의 행복을 기록하는 발현이 될 것이다.

양진향 화가 약력

ㆍ 창원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졸업

ㆍ 2015 낙동강 다원예술제 현대미술초대전

ㆍ 2016 부산국제아트쇼

ㆍ 2017 개인전(창원파티마갤러리)

ㆍ 2019 의령예술촌 2인전, 매년 현작전, 분기별 회원전

ㆍ 의령예술촌 현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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