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 탐험가 도용복
오지 탐험가 도용복
  • 이도경
  • 승인 2021.06.30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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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경 보험법인 대표
이도경 보험법인 대표

하얀 바지에 하얀 와이셔츠를 입은 노신사가 강연장을 들어선다. 기회가 된다면 한번 뵙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갖고 있었기에 너무 반가웠다. 올해 나이가 79세라고 했는데 80이 다된 나이로 보기에는 너무 젊어 보였다.

부산 탄광촌에서 소년기를 보내며 학업과 일을 병행했다 한다. 사업자금 마련을 위해 생사를 넘나드는 월남전에 참전하고, 그 월급을 차곡차곡 모아 전역 후에 한국에서 전파사와 삼성대리점을 운영해 40대에 크게 성공을 했다. 50대가 되자 월남전 참전에서 얻은 고엽제 합병증으로 죽음의 고비를 몇 번 넘기면서 하고 있는 일을 접고 다른 삶의 길로 들어섰다.

140여 개국을 여행하는 오지 탐험가로 삶의 행로를 바꾼 것이다. 건강을 회복하는 과정을 들으니 눈물겹다. 상처는 아물면서 그 자리에 새로운 세포가 생성되어 더욱 견고해진 새살이 돋는다. 그 분의 젊은 과거가 이와 같은 이치가 아닐까.

도용복 회장은 세계 각국의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하는 단체인 키부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스라엘 집단 농장으로, 참가자격이 15세에서 35세 사이의 청소년 대상이다. 이 프로그램의 참여를 통해 큰 깨달음을 얻고 새로운 각오를 하고 성공의 길로 가는 청소년들이 많다.

전국대학교 및 국가의 각 기관에 월평균 15회가량 강연을 하며 열정적인 삶을 살며 명성을 얻고 있다. 이날도 경남매일신문에서 진행하는 CEO 아카데미 과정의 초대 강사였다. 아픔을 성장으로 승화시킨 아름다운 스토리는 두 시간 내내 감동의 시간이었다. 그 시절은 "다 그랬지"라고 할 수 있겠으나 누구에게나 쉬운 일은 아니다.

모든 것이 풍족한 세상에 사는 지금은 "젊을 때 고생은 사서라도 해야된다"는 옛 어른들 말씀은 알지만, 실천을 하는 일에는 누구든 머뭇거림이 있다. 오히려 우리 부모들은 자식 뒷바라지에 모든 것을 내어 놓기까지 한다.

옛 생각이 떠올랐다. 그보다는 조금은 나은 사회적 환경이긴 하였으나 상급학교 진학이 쉽지 않은 때였다. 거기에 집안 사정조차 어려워 진학의 꿈을 포기해야 했었다. 소먹이고 밭매는 일에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린 소녀는 이렇게 한평생 시골에서 살 수 없다는 생각을 하고, 친구 한 명을 설득해서 옷가지 몇 개 넣은 보자기 하나 달랑 들고 무작정 부산으로 상경했다.

주경야독 객지 생활에 같이 온 친구는 힘든 생활을 포기하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10대의 어린 나이에 객지에 덜렁 혼자 남았다. 꿈을 포기할 수 없었던 나는 집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생활비가 떨어져 국수 한 단으로 1주일을 버티고 영양실조로 쓰러져 응급실로 실려 가기도 하고, 연탄가스 중독과 교통사고까지 겪으며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 그래도 배움이 있었기에 힘든 줄 모르고 고생이라는 생각보다 학업을 계속할 수 있다는 행복감이 더 컸다. 되돌아보면 그날들이 있었기에 오늘이 있으니 그저 감사하다.

우리는 뭔가를 하려고 할 때 "이 나이에"라는 생각부터 한다. 어떤 모임에서든 나이부터 묻는다. 도용복 회장의 강연을 들으며 아직도 뭔가를 할 때가 늦지 않다는 안도감이 가슴속 깊은 곳에 자리를 튼다.

사회에서 받은 혜택만큼 돌려주고 싶지만 아직 여유가 없다는 핑계로 내 삶을 채우는데 바쁘다. 내가 가진 것으로, 세상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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