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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시작되었다
변화는 시작되었다
  • 김은일
  • 승인 2021.06.15 2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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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일 변호사
김은일 변호사

세상을 바꾸는 부류가 셋 있다고 한다. 젊은이, 외부에서 온 사람, 바보. 여기서 바보는 정말 바보가 아니라 젊은이나 외부인이 세상을 바꾸려면 바보스러울 정도의 우직함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우리 현대사에서도 4ㆍ19 의거로 역사를 바꾼 것은 젊은이들이었고, 5ㆍ16혁명을 일으킨 것은 외부인인 30대와 40대 초반의 젊은 군인들이었다. 6ㆍ29 선언을 끌어낸 1987년의 항쟁도 2030세대의 젊은이들이 주축이었던 걸 보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지난 4ㆍ7 보궐선거에서는 2030세대가 세상을 바꾸기 위해 놀랍게도 보수야당 편을 들었다. 이후 이준석이라는 36세의 0선의 젊은 정치인이 거대 보수 야당의 대표로 선출되는 기현상을 만들어냈다. 2030에서 분 변화의 바람이 6070까지 번지는 모양새인데, 아마도 기성 정치권에 대한 환멸과 정권교체의 절박함이 헌정사상 처음 보는 이러한 현상을 만들어내는 듯하다. 여기에다 차기 대권 지지율 1위 윤석열 전 총장은 정치권에서 보면 외부인이다. 기득권 편에 서지 않고 신선한 감각으로 개혁할 수 있는 사람이다. 나라의 명운이 걸린 내년 대선을 앞두고 완전한 외부인과 36세의 0선의 정당인에 의해 정치변혁의 돌풍이 불고 있다는 것은 정치권에 대해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가 이제 명확해졌다는 것이고, 그 열망의 정도가 얼마나 강한지를 나타내는 것이라 볼 수 있겠다.

특히, 96년 문민정부 탄생 이후 수십 년간 정치 무관심세대로 분류되어 온 20대 청년들의 정치 참여 열풍이 매우 거세다. 지난 4ㆍ7 보궐선거에서 압도적으로 보수 야당인 국민의 힘을 지지한데 이어 최근 2030세대들의 국민의 힘 당원 가입이 급증하고 있다고 하는데, 필자는 이 현상이 일시적인 바람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를 여는 거대한 흐름이 이제 시작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2030 청년들, 특히, 가장 정치 문맹으로 분류되던 20대 남성들이 이렇게 극적인 변화를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는 이들이 정치로 인해 삶이 직접 침해당하는 경험을 이 정권 들어 처음 해보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 동안 보수정당 집권기에 헬조선이니 뭐니 하면서 힘들다는 말을 젊은이들이 많이 했지만 사실 이런 말은 꾸며낸 선동적 용어일 뿐 실제 대한민국이 지옥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없었을 것이다. 그러다가 운동권이 주축이 된 이번 정권을 겪어보니 일자리 말살, 주거 불안을 넘은 주거 불가능, 조세권의 남용으로 인한 재산권 침해, 호시탐탐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전체주의적 경향 등이 눈앞에 드러나자 정치로 인해 국가의 존립이 위태해지고 개인의 삶이 망가질 수 있다는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낀 것이다.

20대가 어떤 세대인가? 역사상 유례없이 고양된 대한민국의 국격을 자랑스럽게 누리고 산 세대다. 세계 10대 경제 대국에 6위권의 군사강국에다 후진국들에게는 가장 동경하는 나라가 되어 있고, 한류로 상징되는 문화산업, 반도체, 배터리, 원전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산업 경쟁력으로 인해 어느 선진국도 대한민국을 업신여기지 못하고 있다. 20대는 외국에 자주 나가 이러한 모국의 위상을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인식하고 자란 세대다. 이런 세대에게 민족 운운하며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고 가장 무도한 나라인 북한에 목을 매는 모습을 보인다든지, 중국몽에 굽신거리는 모습은 그야말로 낯설기도 하려니와 한심스러운 행태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시대의 변곡점이 온 느낌이다. 해방 이후 70년간 한반도를 괴롭혀온 공산주의와의 싸움이 극렬 주사파 세력의 4년간의 마지막 발호를 신호로 이제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해서 보수 야당만이 정답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이번 정권을 겪으면서 그 가치가 더욱 드러난 양심적인 좌파와의 생산적인 경쟁은 언제든지 환영이다. 그렇게 되면 10년 뒤쯤에는 공산당식 증오투쟁은 사라지고 정책에 기반한 노선경쟁이 이루어지는 대한민국이 되지 않을까. 그 옛날 요순시절처럼 국민들은 대통령이 누구인지, 집권당이 어디인지 알 필요 없이 생업에만 힘쓰면 충분한 그런 시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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