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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괘효사의 길흉 판단사
주역괘효사의 길흉 판단사
  • 이광수
  • 승인 2021.06.06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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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수 소설가
이광수 소설가

학역 초심자들이 제일 먼저 숙지해야 할 괘명에 대하여 이미 기술한 바 있다(21년 5월 24일 본보 춘추방담). 괘명을 보면 괘의와 괘상을 유추할 수 있듯이 괘의 판단사를 알면 그 괘의 길흉을 점단할 수 있다. 주역 판단사로 추길피흉(趨吉避凶)하고 화흉위길(化凶僞吉)한다. 주역의 본질은 점을 쳐서 인간사의 길흉을 점단해 길취흉피(吉取凶避)하는 것으로 행운과 불운을 나타내는 판단사의 이해는 주역해석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괘효사에는 길흉을 나타내는 판단사 외에도 그 내용으로도 길흉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학역자들이 능수능란하게 구사해야 할 계사와 효사의 판단사를 요약 편집해서 기술한다.(참고자료: 김상현 고사주역. 성균관대 출판부) 행운을 뜻하는 판단사에는 길(吉)하고 형통(亨)하고 이롭다(利)는 세 가지가 있다. 먼저 길의 설문해자(說文解字)는 `길`은 좋다는 뜻으로 흙토(土)와 입구(口)의 합체자 이다. 괘효사를 보면 길한 정도를 나타내는 길, 대(大)길, 인(引)길, 원(元)길이 있고, 길한 시점을 나타내는 초(初)길, 중(中)길, 종(終)길과 정(貞)길 등 8가지가 있다. 길은 길하고, 대길과 인길은 크게 길하며, 원길은 가장 길하다. 초길은 처음 시작이 길한 것이고, 중길은 일의 진행 과정이 길한 것이며, 종길은 일이 끝났을 때 길한 것이다. 정길은 바르게 하면 길하다(고사역해: 점은 갈하다)이다. 이들 모두는 일의 결과가 좋다는 뜻으로 괘효사 144곳에 길자가 기록되어 있다.

두 번째, 형(亨)의 설문해자는 향으로 향은 헌(獻)으로 제사를 올린다는 뜻이다. 형은 <춘주좌전>에 향(享)으로 되어 있어 조정에 공물을 바친다는 뜻이다. 즉, 형은 형통하다는 형(亨)과 공물을 바친다는 향(享), 삶아서 익힌다는 팽(烹)자로 썼다고 한다(주희ㆍ주자어류). 이에는 태괘, 대유괘, 기제괘 등등의 괘효사에 형자는 48곳 기록되어 있다. 세 번째, 이(利)의 설문해자는 날카롭다는 뜻의 섬으로 칼 도(刀)와 벼화(禾)합성자로 이익이 있고 이롭다는 뜻이다. 괘효사에서 이정은 14곳, 소리(小利)정은 2곳, 이용(用)은 11곳, 불리는 4곳, 이...정은 14곳, 불리...정은 한 곳, 이...는 4곳, 불리...는 2곳, 무불리는 13곳, 무유리는 10곳 등이 기록되어 있다.

다음으로 불운을 나타내는 판단사이다. 이에는 흉하다(흉:凶), 뉘우치다(회:悔), 어렵다(린:吝), 위태롭다(려), 허물이다(구:咎) 등 다섯 가지가 있다. 첫째 흉의 설문해자는 나쁘다는 뜻이다. 괘효사에는 흉, 종흉, 유흉, 정흉 네 종류가 있다. 종(終)흉은 마침내 흉하다, 유(有)흉도 흉하다. 정(貞)흉은 바르게 함이 흉하다(고사역해:점은 흉하다). 괘효사에 흉자는 46곳, 종흉은 1곳, 유흉은 2곳, 정흉은 8곳, 흉사(凶事)가 1곳 등 58곳에 흉자가 기록되어 있다.

두 번째로 회(悔)는 합체자로 마음심(心)부에 성음 매(每)로 뉘우친다는 뜻이다. 회는 구와 흉보다 가벼운 것으로 고난에 불과하다. 계사 회린은 근심과 걱정의 상으로 작은 흠을 말한다. 회는 모두 33곳 기록되어 있다. 세 번 째 인(吝)은 설문해자에 인을 가차(假借)한 글자로 행하기 어렵다는 난(難)이다. 아직 행하지 않은 것으로 계사전에는 `회린은 근심걱정과 작은 흠을 말한다.`고 했다. 괘효사에 인은 13곳 기록되어 있다. 네 번째 여는 위태롭다는 뜻이다. 유(有)려, 정(貞)려로 괘효사에 여는 24곳 기록되어있다. 다섯 번째, 구(玖)는 재앙이다. 설문해자에 인(人)과 각(各)으로 각은 서로 어긋난다는 뜻이다. 구는 판단사로 허물과 잘못이다. 허물이 없다는 뜻의 무구(无咎)는 93곳, 다른 것을 합하면 100곳이나 기록 되어 있다. 계사에 허물이 없다는 것은 잘못(過)을 보완한다는 뜻이다.

이처럼 괘효사 450문장 중 길한 것이 141문장이고, 흉한 것은 57문장이다. 공자는 인간의 삶은 길흉으로 복잡하게 뒤섞여 있고, 길하고 흉한 것은 자신의 행동으로부터 나온다고 했다. 길하다고 너무 좋아하지 말고 흉하다고 낙심하지 말라는 뜻이다.

양 속에 음이 있고 음 속에 양이 있다는 중용지도가 바로 주역의 본질이다. 주역계효사의 길흉 판단사를 능숙하게 구사해야 인간의 길흉화복을 점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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