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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 입국 청소년 한국어 날개 달도록 도와요”
“중도 입국 청소년 한국어 날개 달도록 도와요”
  • 김용구 기자
  • 승인 2021.05.27 23: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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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신문> 이주민자녀 교육 단체 탐방 '진영 김해글로벌청소년센터'
지난 26일 손은숙 김해글로벌청소년센터장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받은 표창장 등을 가리키고 있다.
지난 26일 손은숙 김해글로벌청소년센터장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받은 표창장 등을 가리키고 있다.

초급ㆍ토픽반 등 무료 운영

다국적 자녀 100여명 수강

진로교육 등 자립에도 도움

다문화 학생 기피현상 여전

청소년 캠프 등 인식 개선

“건강 성장ㆍ정착 도우미”

지난 26일 오후 4시 김해시 진영읍 한 건물(장등로 78) 2층의 13평 남짓 작은 교실. 다소 이국적인 모습의 중학생 7~8명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선생님의 한국어 발음을 따라 한다. 발음은 서툴지만 똘망똘망한 눈빛이 인상적이다.

‘김해글로벌청소년센터’가 운영하는 한국어 수업 광경이다. 200여㎡(약 60평) 규모에 교실 3개, 다목적실 1개를 갖춘 이 센터는 일주일에 3일 다문화 청소년 누구나 한국어를 배울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어 두고 있다. 언어 장벽과 낯선 문화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왕초보ㆍ초급 한국어, 토픽 대비반 등 학생 맞춤형 수업이 모두 무료다. 이곳을 찾는 학생만 일주일에 100여 명에 달한다. 부모의 한국 취업 등으로 정착한 ‘중도입국 청소년(중ㆍ고교생)’이 대부분이다. 국적은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가 주를 이룬다.

진영지역 중도입국 청소년들이 김해글로벌청소년센터에서 한국어 교육을 받고 있다.
진영지역 중도입국 청소년들이 김해글로벌청소년센터에서 한국어 교육을 받고 있다.

센터는 학생들에게 한국어 강의뿐만 아니라 정서 지원, 청소년 캠프, 문화 체험, 진로 교육, 스포츠 동아리 등 자주성, 자립성을 기르는 활동을 제공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 잡게 한다.

이런 눈높이 교육은 이주민 아이들을 돕고자 하는 손은숙 센터장(54)의 ‘선의’에서 시작됐다. 4년 전 진영 한 초교에서 학생 상담 봉사를 하던 중 우즈벡 출신의 5학년 한 아이를 알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

언어 문제 등으로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했던 이 어린이가 눈에 밟혔다. 이런 학생들을 돕는 작은 봉사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지난 2019년 5월 사회적협동조합 설립으로 이어졌다. 그가 다문화 교육 도우미를 자처하고 나선 것은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진영의 지역 특색과 무관치 않다. 2020년 12월 기준 진영읍에 거주하는 주민 5만 8545명 중 2613명(4.4%)이 외국인으로 김해시 전체 외국인 비율인 3%보다 높다. 진영중앙ㆍ대창ㆍ금병초교, 진영ㆍ한얼중학교 등 ‘다문화 지정학교’만 5곳이 있을 정도다. 그러나 도시가 급격하게 팽창하다 보니 이들을 지원하는 시설은 다소 부족한 편이다. 공공기관에서도 이런 상황을 인지, 김해시건강가족다문화지원센터 진영분소의 10월 개소가 논의 중이다.

지난 2020년 10월 김해글로벌청소년센터 중도입국 청소년들이 ‘내외국인 청소년 드론체험’ 행사에 참여 중이다.
지난 2020년 10월 김해글로벌청소년센터 중도입국 청소년들이 ‘내외국인 청소년 드론체험’ 행사에 참여 중이다.

손 센터장은 센터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지역에서 다문화를 챙겨야 하느냐’는 불편한 시선을 많이 느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김해글로벌청소년센터는 내외국인이 함께하는 청소년 캠프, 정기 학부모 모임 등을 개최하면서 다문화 인식 전환에도 힘 쏟고 있다.

손 센터장의 선의에서 출발한 교육 사업이라 10여 명에 달하는 강사, 직원 대부분이 자원봉사자다. 이 때문에 뜻을 같이하는 후원이 절실하다. 손 센터장은 “국가나 지자체 차원에서 중도입국 청소년을 지원하고 있지만 지역 사정을 잘 아는 민간 협력도 중요하다”며 “지자체와 힘 모아 아이들이 건강하게 정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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