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17:09 (토)
가덕신공항 역풍 언제 불지 모른다
가덕신공항 역풍 언제 불지 모른다
  • 류한열 편집국장
  • 승인 2021.03.11 2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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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한열 편집국장
류한열 편집국장

 

 

 

 

 

 

 

정치적인 결정은 결국

정치적인 문제로 막힌다.

가덕신공항은 지금은

부산시장 보선 때문에

엄청난 순풍을 타고 있다.

바람은 변덕이 심할뿐

가덕신공항을 띄우기 위한 부산 지역의 노력은 눈물 날 정도다. 부산 울산 경남을 포함하는 `범시민추진기구`를 설립하겠다는 목소리까지 높이고 있다. 가덕신공항특별법이 지난달 국회를 통과하고, 정부는 `가덕도신공항건립 추진 TF단을 구성해 신공항 건설 사업에 탄력이 붙고 있다. 가덕신공항에 부정적인 바람이 잦아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승기를 잡은 부산이 가덕신공항을 치고 나가려는 작전은 적절해 보인다. 가덕신공항은 오는 4월 7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새 시장이 선출되면 속도가 붙어 더 높이 날 공산이 높다. 가덕도에 부는 거친 바람이 비행기의 이착륙에 엄청난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전문가의 말에 어느 누구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선거와 맞물려 정부가 번개에 콩 볶아 먹는 작전에 모두들 어안이 벙벙해지면서 당하는 모양새다.

2018년 지방선거 이후 당시 오거돈 시장 체제가 들어서면서 김해공항 확장을 밀어내고 가덕신공항 재추진이 힘을 받으면서 부상했다. 부산시는 하루 24시간 운영이 가능하고 소음ㆍ환경문제를 피할 수 있는 동남권신공항 재추진을 내세우면서 가덕도신공항이 떴다. 국토부는 김해신공항 확장을 강행하면서 김해신공항 기본 계획을 밀어붙였는데 지금은 힘을 거의 잃었다. 김해신공항 불가론은 자의적이 구석이 많이 붙어있다. 소음이 엄청나고 활주로를 길게 못 둬 관문공항이 될 수 없다고 못을 박고 에코델타시티로 부적절하고 활주로 북쪽 산을 3개나 깎아야 한다고 겁을 줬다. 이런 모든 내용이 가덕도 몰이붙이기에 동원됐다. 2006년 영남권 신공항 건설 논의가 시작된 후 10년 만에 김해공항 확장이 결론난 후 지금은 완전히 뒤집힌 형국이다.

누구나 알듯이 2016년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의 `영남권 신공항 후보지별 예상 건설비용 및 평가 항목별 점수 비교`에서 가덕도가 꼴찌를 했다. 점수로 따지면 김해공항 확장이 818점을 받았는데 가덕도는 635점을 받았다. 밀양도 683점을 받아 가덕도를 앞섰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과 부산 지역에서 조금씩 가덕도=신공항이란 등식을 만들어 실제 그런 것처럼 만들어 갔다. 경남도도 공식적으로 가덕도신공항을 지지하고 있지만 김해공항 확장이 더 유리하다는 의문은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 가덕신공항은 정치적으로 이용됐다는 데 무게가 더해지고 있다. 그 무게가 더 기울어 지금은 기울어진 운동장이 엎어진 듯 보인다. 김해공항 확장하는 신공항이 정치적으로 결정됐다고 몰아붙여 현재의 정치적 결정을 덮으려 하고 있다.

`가덕신공항을 위한 삽질을 멈추라`는 말은 이제 힘을 잃고 있다. 가덕공항이 위험하다고 해도 쇠귀에 경읽기 정도다. 국토부 문서인 `해외 주요 해상 매립 공항 현황`에서 홍콩 첵랍콕 공항이나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비교하면 가덕신공항은 안전 운항에 불리한 공항이다. 해상 공항으로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한 가덕도 주민이 "실제 와서 가덕도 바람을 쐐 보면 공항 이야기가 쏙 들어갈 것"이라는 말도 헛소리로 들릴 게 뻔하다. 2016년 컨설팅 업체의 평가에서 꼴찌라는 이야기는 자주 들으면 "그래서 어쩌라는 거냐"라는 반응이지만 안전의 문제는 쉽게 거두기 힘들다. 최근 환경단체가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폐지를 촉구했다. 생태계에 심대한 타격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올 하반기 안에 사전 타당성 조사와 함께 전략환경영향평가, 환경영향평가 등 환경성 검토 작업을 거치면 가덕신공항 건설이 드디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은 "가덕신공항은 신항만 배후도시와 연계해 물류 도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구상"이라며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한 부ㆍ울ㆍ경 메가시티의 핵심 고리"라고 강조했다. 부산ㆍ울산ㆍ경남 800만 시ㆍ도민들의 염원이 이루어진다고 야단법석을 떨고 있다.

정치적인 결정은 결국 정치적인 문제로 막힌다. 가덕신공항은 지금은 부산시장 보선 때문에 엄청난 순풍을 타고 있다. 앞으로 몇 단계를 날라야 활주로를 깔 게 된다. 부ㆍ울ㆍ경 메가시티의 핵심이 되고 경제 신공항이란 이름까지 얻고 있다. 아직까지 역풍이 남아 있다. 김해공항 확장으로 다시 바람이 불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한다. 바람은 변덕이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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