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07:30 (일)
  • 김종근
  • 승인 2021.03.0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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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근 김해시의원
김종근 김해시의원

봄은 순수 우리말로 1년 4계절 가운데 첫 번째 계절입니다.

봄은 우리에게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활짝 펴게 만들고 따스하고 포근하며 파릇한 잎사귀와 화사하게 핀 꽃처럼 우리를 더없이 여유롭게 합니다. 생각의 봄이란 뜻의 사춘기(思春期)는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자유분방하며 무계획적인 행동의 시기를 나타내는 것처럼 온갖 사물들이 제각각의 모습으로 환골탈퇴해 자신을 뽐내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춘궁기(春窮期)라고 해서 식량이 부족해 온 산에 풀과 나뭇잎을 따서 굶주린 허기를 달랬던 안타까운 시절도 있었습니다. 또한 하룻밤의 헛된 꿈을 봄날에 비유한 일장춘몽(一場春夢)이란 말도 있기도 한 것처럼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환상을 따라 우리의 삶을 일순간이나마 맡겨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도 하는 느슨함과 나른함도 느끼게 합니다.

봄 햇살을 흠뻑 맞으며 자란 차나무 잎사귀의 형태가 마치 참새의 혓바닥처럼 생겼다 하여 작설(雀舌)이라 하고 봄철 농사에 이로운 비가 내리는 곡우(穀雨) 절기 이전에 새롭게 피어난 잎을 따서 덖어서 만든 첫차를 우전(雨前)이라고 이름하고 이를 조상이나 부처, 스승님 등 존중의 대상에게 헌다(獻茶)하는 계절이기도 하였습니다.

서양에서는 맥추절이라 해 보리와 밀 농사의 수확을 하나님께 감사하는 계절이 역시 봄이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계절의 느낌은 이제 과거의 흔적들의 여유에서나 찾을 수밖에 없는 팍팍한 삶이되 아쉽기만 합니다.

저는 진영에 있는 집 뒤뜰에 땅을 일구고 여러 채소 씨앗을 뿌리며 활기차고 더욱 건강해질 이 봄을 흙과 함께 맞고자 땀을 흘리고 허리를 숙였습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시간 내어 들판과 강둑에 봄을 드러낸 쑥을 캐서 집안 모든 식구와 봄내음을 나눠 먹는 즐거움의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2021년의 봄은 백신 접종과 치료제 개발로 인해 건강하고 꽃이 만발하고 화려하고 따뜻한 생물이 자라나는 봄날을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다 함께 기대해 봅니다.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꽃 피네 진달래꽃 피는 곳에 내 마음도 피어 건너 마을 젊은 처자 꽃 따러 오거든 꽃만 말고 이 마음도 함께 따 가주"(김동환, 「봄이 오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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