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혹은 유죄
무죄 혹은 유죄
  • 박재근 기자
  • 승인 2021.02.25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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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지사
김경수 지사

김 대법원장 통화 내용 알려져

김 지사 대법원 선고 관심 증폭

도청 내 상반 의견 ‘시끌벅적’

경남도청이 설왕설래가 잦아 혼란스럽다. ‘대선 댓글 조작’ 혐의와 관련, 김 지사 측이 상고한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무죄 또는 유죄냐’를 두고 직원들 간의 이견이 쏟아지고 있다.

이와 괸련, 도청 직원들은 “어떤 식으로 해석하든 큰 논란을 낳을 수 있다”는 것에는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이 같은 분위기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난해 11월 ‘대선 댓글 조작’ 지시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한 항소심(2심)의 실형 선고가 난 직후 이 사건 주심(主審)이었던 김민기 부장판사에게 전화해 “2심 판결로 대법원이 부담을 덜게 됐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얘기가 법원 안에서 퍼지고 있다(조선일보 2월 25일 자 보도)는 기사를 접하고서다. 때문에 도청 직원들은 일손을 놓고 도지사의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보궐선거 후 선고와 선고 내용을 예단하는 분위기도 감지되면서 도청 내부에서는 상반된 의견으로 혼란스럽다.

하나는 대법원이 ‘김경수 무죄’ 선고를 하는 부담이 줄어들게 됐다는 뜻이란 해석이다. 반면, 정반대 해석은 2심도 김 지사 사건의 핵심 혐의인 업무방해 부분을 유죄로 선고했기 때문에 대법원이 2심 판단을 수용해 ‘김경수 유죄’를 선고하는 부담이 줄어들게 됐다는 뜻이라는 것이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같은 대화가 있었는지 묻는 기자 질문에 김 대법원장은 대법원 공보관을 통해 “확인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 부장판사도 “그 부분은 말씀드리기가 좀 어렵다”고 했다. 이상한 것은 두 사람 모두 “아니다”라고 부인하지 않는 것이다. 대법원 상고가 확실했던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장이 당시 이런 말을 했다면 심각한 문제라는 비판이다.

서울고법 형사 2부는 지난해 11월 6일 항소심 선고에서 김 지사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김 지사가 지난 대선 때 ‘드루킹’(필명) 김동원 씨 일당에게 대규모 댓글 조작을 지시해 네이버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고, 이 ‘댓글 조작’을 대가로 드루킹 측근에게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한 선거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김민기 부장판사는 이 항소심 재판에서 쟁점을 정리하고, 판결문 초안(草案)을 쓴 주심 판사였다.

김 지사 사건은 지난해 11월 6월 항소심 선고가 난 뒤 같은 달 20일 대법원에 상고됐다. 현재 대법관 4명으로 구성된 대법원의 3개 소형 재판부 중 하나인 제3소부(小部)에 배정됐고, 주심은 이동원 대법관이다. 이 사건은 여권의 차기 대선 구도와도 맞물려 있어 향후 대법원장과 대법관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로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이 전원합의체의 재판장인 김 대법원장이 이 사건 결론을 미리 정해놓은 듯한 발언을 일선 판사에게 해 대법원 재판 신뢰를 크게 훼손할 여지를 스스로 만들었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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