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21:43 (토)
인류의 미래, 출산을 생각하다
인류의 미래, 출산을 생각하다
  • 매일시론 김중걸 편집위원
  • 승인 2021.01.14 17: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일시론 김중걸 편집위원
매일시론 김중걸 편집위원

연초부터 창원시의 획기적인 출산시책이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애 셋 낳으면 1억 원을 지원하겠다는 벼랑 끝 전술에 세상의 관심이 집중됐다.

창원시의 인구사수 시책 소식에 문득 떠 오른 에피소드가 있다.

둘째를 임신한 새터민 여성이 아기를 안고 행복한 미소를 짓던 얘기다. 4년 전쯤 양산경찰서는 북한이탈여성을 격려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한국에서 가정을 이루고 출산을 한 새터민 여성들로 그들에게 출산용품과 육아용품 꾸러미를 선물했다.

당시 박천수 양산경찰서장은 이들과 따뜻한 밥 한 끼를 함께하며 새 터전에서의 삶을 격려하고 응원했다. 참석자 중에는 갓난애와 함께 온 여성도 있었는데 현재 둘째를 임신 중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충격이었다. 저조한 결혼율에다 아이 키우기가 힘들다는 이유로 아이 낳기를 꺼리는 사회 분위기가 팽배한 가운데 새터민 여성의 무모ㆍ무리한(?) 임신 소식에 놀랐다. 그날 품에 안은 아이와 눈을 맞추며 세상을 다 얻은 듯 행복해하던 새터민 여성의 모습에서 어머니 모습과 모성 본능이 떠올랐다. 배고픔이 다반사였던 북한에 비해 따뜻한 주거공간과 먹을거리가 있는 한국에서의 안정적인 삶, 그리고 사랑의 결실인 아이는 행복의 마침표이고 희망이자 미래였을 것이다.

자발적 미혼모가 된 사유리 씨가 떠오른다. 아이 낳기를 꺼리는 것은 인류가 문명화되면서 경제적 문제로 이어져 빚고 있다. 아이는 자기 밥그릇을 가지고 태어난다며 스스로 크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육아도 교육도 돈이 없으면 힘이 드는 것이 현실이다. 물질 만능 시대에 현대인은 돈이 없으면 자녀를 잘 키울 수 없다는 강박감에 사로잡혀 있다.

지구적으로 인구 감소 위기다. 세계는 학령인구 감소 등 사회 모든 부분에서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

창원시는 창원마산진해 통합 직후인 지난 2011년 110만 명을 기록했다. 그러나 현재 104만 명까지 줄어들었다. 100만 명이 무너지면 내년 출범 예정인 `특례 시` 지위를 상실하게 되는 위기에 처했다. 인구 사수를 위해 연초부터 특단의 시책을 내놓은 것이다.

창원시는 인구 100만 사수 TF팀을 신설해 연간 1만 명 증가를 목표로 전국 최초로 결혼드림론 도입과 기업유치 프로젝트 추진, 창원 주소갖기 정착지원금 확대 등 3대 프로젝트 추진을 내놓았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결혼드림론이다.

결혼 시 1억 원을 대출해주고 1자녀 출산 시 이자를 면제하고 둘째아 출산 시에는 대출원금 30% 탕감, 셋째 출산 시에는 전액 탕감해주겠다는 시책이다. 창원시는 내달 결혼드림론 검토 용역결과가 나오면 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해 보건복지부에 사업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출산율 등 인구 감소에 전국 지자체들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전남 순천시는 자녀 출산 시마다 총 300만 원을 지급한 출산장려금을 올해부터 첫째 300만 원, 둘째 500만 원, 셋째 700만 원, 다섯째 자녀 이상 출산 시 1500만 원으로 대폭 늘렸다고 한다. 전북 진안군도 기존 첫째ㆍ둘째 출산 시 220만 원씩을 지급하던 출산장려금을 첫째 300만 원, 둘째 500만 원으로 올리는 등 출산율 제고에 애쓰고 있다.

그러나 결혼과 출산을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현금지원성 출산장려정책에 여성단체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저출산의 구조적 원인에 대한 분석 없이 재원만 쏟아붓는 정책은 효율성과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며 우려하고 있다. 인구증가정책의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개인에게 돈을 주는 것보다 보육 일자리 교육 등 지역사회 여건을 개선해야 많은 사람이 혜텍을 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입양아 정인이 사건과 코로나19 시대를 겪으면서 과도한 물질에 메이는 삶은 부질없음을 깨달고 있다.

아이에게 희망과 미래를 거는 삶으로 인간성을 회복해야 인류의 원초적 행복과 지구의 미래가 보장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