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06:21 (토)
다름을 인정하고 삽시다
다름을 인정하고 삽시다
  • 경남매일
  • 승인 2020.12.09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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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옥분 장유문학회 회장
라옥분 장유문학회 회장

우리는 간혹 주변인들과 의견을 달리 할 때가 있다. 처음에는 가벼운 말다툼으로 시작하지만 크게 번지기도 하는데 의견 차이에서 다툼으로 자라는 싸움의 원인은 의외로 아주 사소한 차이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사람이기에 각자 다른 견해를 가질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생각을 우선으로 하여 상대의 말을 무시하기 때문에 마음의 골이 깊어지게 된다. 우리가 사는 세상 속에 다툼의 대부분은 틀림과 다름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에서 비롯되는 게 대부분이다.

어느 한쪽은 옳고 다른 쪽은 틀려서라기보다는 상대의 관점이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갈등과 불신이 생기는 것이다. 유명한 학자 피터 드러커는 “내가 만일 경청의 습관을 갖지 못했다면 나는 그 누구도 설득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얘기한 바 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훌륭한 리더의 첫 번째 덕목임을 우리에게 일깨워 주는 말이 아닌가 싶다. 한쪽만을 바라보고 생각하는 편향된 고집으로는 전체를 관조하지 못한다. 내가 보는 것만이 유일한 진리가 아니라 다른 사람도 옳을 수 있다는 생각을 염두에 둬야 한다. 사람의 사고는 경직되고 고정된 것이 아니라 유연해야 한다. 갈등을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서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획일성만 강조하면 오히려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다름을 인정하는 순간부터 다름에서 시작하는 이해는 상대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어느 정도 자체로 받아들이기 더 좋을 수 있다. 그런데 자기 고집만으로 사람을 대한다면 그 관계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고 상대를 이해하고 존중한다면 단단하고 견고해질 것 같다. 갈등의 요인으로 가장 큰 원인은 내가 옳다는 생각을 강하게 주장하기 때문이다. ‘그 사람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하면 갈등의 요인도 줄어든다. 그냥 너는 너, 나는 나로서 그대로 인정해 주고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다. 틀린 게 아니라 다름이다. 나부터 고정관념의 틀에서 벗어나 편견이나 차별을 하는 생각들을 변화시키도록 노력해야겠다. 하물며 한 뱃속에서 태어난 자식들도 모두가 다름을 느끼고 있지 않은가?

계속된 집착과 질투는 자신을 괴롭히는 일이며 개개인의 성격을 좋은 것과 나쁜 것으로 나누려 들지 말고 서로 간의 다름을 인정하는 태도를 길러야겠다는 다짐을 해 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우리는 살면서 모든 이들로부터 사랑받기를 원한다. 누군가가 나를 싫어하고 미워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괴롭고 심적으로 통증까지 느끼기도 한다는 사람도 있다. 어떤 경우는 나를 미워하는 사람을 찾아내 원인도 규명하고 오해를 풀려고 한다. 그러나 부질없는 일이다. 누구를 사랑하고 미워하는 일조차 내 마음대로 하려는 오만의 극치이다. 왜 나와 다른 생각을 하냐고 왜. 내 의견에 따르지 않냐 고 따지는 일이 웃기는 일이다. 타인의 이상, 가치의 기본인 자유의지마저 속박하려는 이기적인 생각이 우리를 더 깊은 절망의 늪에 빠져들게 한다. 내가 모든 이들을 사랑할 수 없듯이 다른 이들도 나를 사랑할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출간 즉시 일본 서점가 1위를 차지한 ‘미움 받을 용기’라는 책 내용 중에 “타인의 시선에 겁먹지 말고, 타인의 평가에 신경 쓰지 말고, 타인에게 인정받으려고 하지 마라. 그저 자신이 믿는 최선의 길을 선택하라”라는 내용이 스치듯 생각난다.

참다운 인간관계를 형성하기란 어렵고도 복잡하다. 좋아하고 가까워질수록 상처 받고 힘들어하고 그런데도 보고 싶고 이런 자극 때문에 고통이 따르고 그 고통 뒤에 달콤함이 더 진하게 느껴지는 순간에 닿고 서로 달라 틀렸다고 등을 돌리는 것이 아닌 서로 다름에 서로가 스며들어 색다른 자신을 창조하기도 하고 또 다른 세상을 구축해 가기도 하며 공존하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일러주는 것이 우리네 삶인 것이다.

사람은 분명히 서로가 다르다. 생김새, 체형, 습관, 목소리, 말하는 방식이 모두 다르다. 이것을 ‘다르다’라고 생각하지 않고 ‘틀렸다’라고 하면 마음이 닫히고 단절된다. 하지만 다름을 인정하면 다른 관점 하나가 더 생기는 것이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화합하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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