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09:04 (금)
갈등 해결을 위한 지침
갈등 해결을 위한 지침
  • 하성재
  • 승인 2020.10.19 2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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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재 선한청지기공동체 대표/굿서번트 리더십센터 소장
하성재 선한청지기공동체 대표/굿서번트 리더십센터 소장

 요즘 우리나라를 지칭하는 말 가운데 하나가 `갈등사회`라는 말이다. 물론 갈등은 시대의 변화와 흐름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다원화된 요구와 상이한 기대가 만들어내는 불가피한 사회현상이라고 생각해도 상황은 심각하다. 삼성경제연구소가 매년 발표하는 전반적인 사회갈등 수준을 나타내는 지수인 `사회갈등지수`를 보면, OECD 27개국 중 최하위 수준이다. 매일경제신문에 의하면 사회적 갈등 때문에 지출하는 비용은 연간 최소 82조 원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2020년 우리나라 1년 예산이 512조 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비용이다.

 이러한 `갈등`이란, 의사결정 과정에서 선택을 둘러싸고 곤란을 겪는 상황으로 정의된다. 특히 조직에서의 갈등은 둘 이상의 행동 주체 사이에서 상호 이해나 목표가 상충하거나 희소가치의 획득을 둘러싸고 서로 다투는 현상이다. 행정학자인 사이먼(Herbert A. Simon)과 마치(James G. March)는 개인 갈등의 원인으로 대안이 모두 만족스럽지 못한 비수락성(unacceptability), 어떤 대안이 더 나은 대안인지 알지 못하는 비비교성(incomparability), 그리고 각 대안이 초래할 결과를 모르는 불확실성(uncertainty)의 세 가지를 들고 있다. 또한 리더와 조직 구성원들 사이에서 혹은 그룹 전체에서 갈등을 헤쳐 나갈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지침을 권고한다.

 첫째, 곧 시작하라. 리더에게는 감정을 가라앉힐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갈등이 발생한 후 2주 이상 갈등을 지연시키지는 말아야 한다. 가능한 빨리 화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떤 리더가 이런 이야기를 들려준 적이 있다. 조직원과 토론이 점점 감정적이 돼서, 조직원이 리더에게 "9개월 전에 당신이 한 말이 나에게 상처가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9개월 전이라니!" 리더는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그 리더가 말하길 그 사람이 또 얼마나 많은 갈등과 상처들을 쌓아 뒀을지 궁금했고, 자신은 솔직히, 9개월 동안 아무 문제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갈등을 다룰 때 방치라는 것은 독을 그대로 덮어두는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둘째, 직접 만나라. 어떤 한 리더가 자신의 조직에 있는 조직원으로부터 가시 돋친 이메일을 한 통 받았다. 전화를 걸어 만날 약속을 하는 대신, 그 리더는 이메일로 되받아쳤다. 몇 번인가 서로 이메일을 주고받은 후 그 리더는 깨달았다. `아, 내가 이메일을 사용하지 말았어야 했는데…얼굴을 보고 감정을 공감해줬어야 했는데…` 사실 그 리더는 훌륭한 평가를 받고 있었고, 특히 감정 표현은 그의 장점이었다. 온라인상의 대화는 기록성은 있겠지만, 감정이나 표정, 목소리의 억양 등은 읽을 수가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셋째, 관계를 확인하라. 리더인 당신이 그들뿐만 아니라 당신과 그들 사이의 관계도 중요시하기 때문에, 이 갈등을 꼼꼼하게 풀려고 노력한다는 점을 상기시켜야 한다. 자주 리더는 조직원들과 업무수행에 대해 대면하면서, 맺고 있던 관계를 계속 세워 나가기를 원한다는 것을 확인시켜 줘야 한다.

 넷째, 진상을 파악하라. 리더인 당신의 소견을 피력할 뿐 아니라, 반드시 상대방에게 답변할 기회를 줘야 한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말해야 한다. "제가 보고, 듣고, 느낀 점들은 이러합니다. 자, 당신이 본 것은 무엇입니까? 당신은 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십니까?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있습니까?"라고.

 끝으로, 해결을 촉진하라. 갈등 해소의 요점은 싸우거나, 이거거나, 혹은 누가 더 나은가를 증명하는 것이 아니다.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다. 서로 합의에 도달하고 목표를 향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그것은 관계를 위해 각자 다른 의견을 인정하거나 서로의 실수를 용서하기로 마음먹는 것을 포함한다. 결국 서로 실수에 대해 다시는 언급하지 않기로 합의해야 한다. 한때 신뢰가 깨어졌다 하더라도 화해를 위해 한 걸음을 걷는다면, 그 신뢰도 곧 회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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