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08:04 (토)
코로나19 방역과 주역 지수사괘
코로나19 방역과 주역 지수사괘
  • 이광수 소설가
  • 승인 2020.09.0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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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수 소설가
이광수 소설가

 세계를 엄습하고 있는 코로나가 그 끝이 보이는가 싶더니 재 확산의 조짐을 보이면서 방역 대책에 경고등이 켜졌다. 우리나라는 초기방역에 성공하여 방역 모범사례로 세계 각국의 벤치마킹 대상국이 됐지만 수도권 발 감염자 폭증으로 방역 대책에 비상이 걸렸다. 이 같은 코로나 정국을 맞아 그 해결방책을 주역 지수사괘(地水師卦)의 해법을 통해 제시코자 한다. 비록 역에 일천한 미생이지만 공부하는 과정에서 나름대로 시의적절한 대안이라 생각되어 그 실천방안을 개진해 본다.

 지수사괘의 한 줄 해석은 `사, 정장인길 무구(師, 貞丈人吉 无咎)`로서 `사는 바르게 함이니 장인이어야 길하고 허물이 없으리라`로 풀이한다. 그 의미는 사는 장수, 베테랑, 지도자, CEO처럼 노련한 경륜을 가진 자가 현장에서 어떻게 하면 피를 덜 흘리고 승리와 이익을 얻어낼 수 있는지 그 전략을 알려 준다. 지금 코로나19 상황이 주역 지수사괘의 형국이라 말할 수 있다. 괘상(卦象)이 한양(+1)이 여러 음(-5)의 주인이 되어 여러 군중을 통솔하는 괘로서 전쟁을 지휘하는 장수의 괘이다. 전쟁 수행의 전략가가 군대운용의 도를 바르게 해야 이로움이 있으며 그 장수는 백전노장이어야 한다. 임금은 그에게 지휘권을 위임해야 길하고 허물이 없다.

 현재 우리나라 코로나 정국에 비유하면 대통령이 질병관리본부장에게 코로나19 방역의 중책을 맡긴 것과 같은 형국이다. 대통령의 자리인 육5는 음효로 제왕의 자리이지만 직접 나서서 지휘해야 할 중정한 위(位)는 아니다. 육5는 상괘 곤(坤)의 중으로 하괘 감(坎)의 중에 자리한 전문가에게 코로나19에 대한 지휘 권한을 전적으로 위임해야만 한다. 이는 최고 통치권자가 나서서 설치면 만사를 그르친다는 경계가 숨어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를 자기 홍보 수단으로 남용하다가 망신살이 뻗친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우리나라가 코로나 초기대응에 성공한 것도 바로 주역 지수사괘의 원리를 잘 따른 덕분이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은 이성계처럼 회군해 자신을 시기한 선조와 조정을 타도하지 않고, 지수사괘의 이치를 따라 노량해전에서 장렬히 전사해 민족의 성웅으로 길이 추앙받는 대인이 되었다.

 지수사괘를 교역, 반역, 변역, 호변으로 확대 해석해보자. 교역과 반역은 같다. 상괘와 하괘를 위치변동하거나 뒤집어 보면 수지비(水地比)괘가 된다. 수지비괘는 친밀한 괘로 친애하는 상이니 아주 오래 바르고 곧으면 무탈한데 불순한 자가 오면 나중에 흉하리라고 풀이한다. 이괘는 공동체주민간의 친밀한 유대를 상징함으로 임금은 역병으로 고통 받는 백성을 포용하고 긍휼해야 존경 받는다. 또한 엉뚱한 자가 나타나 현장 지휘자의 일을 방해하는 훼방꾼이 될 수 있으니 이를 단속하라는 경계도 담고 있다. 지수사괘를 변역해보면 천화동인(天火同人)괘가 된다. 하괘 양2효가 음이 되었으니 큰 무리의 대장은 아니다. 작은 무리의 지휘자로서 상괘 구오(왕)의 지시를 따라 상하가 호응하고 중정하니 서로 협력해야 만사 길하게 되는 괘이다. 지수사괘를 일의 처리 과정을 살피는 호변으로 획괘해 보면 지뢰복(地雷復)괘가 된다. 경방이 말하는 12벽괘 소식괘(息卦)의 식괘 첫 괘이다. 우레의 기운이 아직 땅속에 남아 있으니 희망의 불씨가 살아 있다. 동짓날은 아주 미미한 양기가 들어오는 때라 회복에 방해가 될까 봐 관문을 모두 닫고 장사하는 자들과 여행하는 자들도 통행을 금지시킨다는 괘상이다. 지금 방역 당국의 대책과 너무나 잘 맞아 떨어지는 참으로 신묘한 괘이다.

 이처럼 주역 지수사괘의 가르침만 잘 따라도 능히 슬기롭게 코로나를 극복할 수가 있다.

 이로써 왜 주역이 만유의 근본이며 동양철학의 진수로서 살아있는 생활철학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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