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9:49 (금)
안전의 눈으로 바라본 `빨리 빨리`의 양면성
안전의 눈으로 바라본 `빨리 빨리`의 양면성
  • 경남매일
  • 승인 2020.08.30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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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권 양산소방서장
김동권 양산소방서장

한국 사회에서 `빨리 빨리` 문화는 한국인의 역동성과 조급성을 동시에 대변하는 일종의 문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빨리 빨리` 문화의 역동성은 한국 사회 양적 성장의 정신적 기반으로 긍정적인 의미를 가지는 반면, `빨리 빨리` 문화의 조급성은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를 비롯한 각종 대형재난의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했으며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함으로 `공정`의 가치가 훼손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소방 활동에 있어서도 `빨리 빨리` 문화는 신속한 출동과 발 빠른 대응이라는 긍정의 측면을 가지고 있다. 각종 사고 발생 시 초기 대응 시간은 `황금 시간`이며 성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재난 상황에서 빠른 신고, 긴급자동차에 대한 양보와 같이 `빨리 빨리` 문화의 역동성을 나만을 위한 `빨리 빨리`가 아니라 모두를 위한 `빨리 빨리`로 확대된다면 소방 활동에 있어서 긍정적인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에 `빨리 빨리` 문화의 조급성은 간혹 소방 활동에 있어서 치명적인 악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다. 사고 현장에서의 `빨리 빨리`는 전문적인 교육과 훈련을 바탕으로 현장 활동을 하는 구조ㆍ구급대원들의 역량을 가로막는 장애가 되는 사례가 종종 있다.

대부분의 목격자나 관계인은 빠른 이송을 원한다. 하지만 이로 인해 사망하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 사례도 있다. 전문적인 구조ㆍ구급대원의 판단과 역량을 믿고 침착한 마음으로 지켜봐 주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 화재 현장도 마찬가지이다. 화재의 규모, 요구조자의 위치, 건물의 붕괴 우려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현장 지휘자와 대원 간의 충분한 의사소통과 진압 작전을 수립하고 현장 활동을 해야만 신속한 화재진압과 인명구조가 가능하다.

IT분야에서처럼 `빨리 빨리` 문화의 역동성을 긍정적 요소로 실현될 수 있도록 재해석하고 안전문화 정착에 적용함으로써 `빨리 빨리` 문화가 가지고 있는 긍정성은 적극 반영하고 부정성은 배제해 귀중한 생명을 살리는 삶의 지혜로 승화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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