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나 주택단지를 보면 한 가지 신기한 사실을 보게 된다. 집들은 전부 똑같이 생겼지만， 그 안에 있는 가정들은 서로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가정`은 건물이 아닌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 공동체를 의미한다. 가족들의 가치관， 태도， 생활 등의 상호작용에 따라 만들어진 `가정`이라는 환경은 그 집에 사는 사람들에게 `집`이라는 건물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낡고 허름한 집에서 행복하게 사는 가정이 있는 반면， 호화로운 집에서 비참하게 사는 가정이 있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각각의 리더들이 만일 동일한 훈련 방식과 내용으로 조직을 이끌더라도 그 결과는 분명 다르게 나타난다. 그 차이는 바로 `리더문화`의 유무에서 비롯된다. 마케팅 전문가 조지 바나(George Barna)는 리더에 의해 만들어지는 조직 문화는 필연적이며 "특정 집단의 구성원들에게 의미와 주체성을 제공하는 지식과 신념， 가치관， 도덕관， 규정， 법 등의 복잡한 혼합 작용으로 조직의 독특한 사고방식과 행동이 생겨난다"고 했다.

리더문화는 조직의 정체성을 수립한다.조직의 구성원들이 한 방향 정렬될 수 있도록 돕는 매개체 역할을 담당한다. 또 리더문화는 사고와 행동을 전이시키며 궁극적으로 조직을 둘러싼 환경 전체에 영향을 미치면서 조직 전체의 문화를 형성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리더문화는 어떻게 형성되는 것인가? 오브리 맬퍼스와 윌 맨시니는 그들의 책 `리더를 세운다는 것은`에서 리더는 `리더문화라는 작품을 창조하는 일종의 작가와 같다`면서 화가가 특정한 붓과 화법(畵法)을 사용해 자신이 원하는 그림을 그리듯이 리더는 다음의 도구들과 방법을 활용하여 리더문화를 형성할 수 있다고 했다.

문화 창조자인 리더는 `이야기， 상징， 공통 체험， 공간`이라는 종류의 붓을 사용해 문화를 형성할 수 있다. 각각의 요소는 독특한 방법으로 리더문화를 형성하는데 기여하게 된다. 따라서 리더문화 형성의 큰 몫을 담당하는 리더는 조직의 이러저러한 일들에 대해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이야기꾼`이 돼야 한다. 리더와 조직원들은 함께 `공동 체험`을 통해 가치관을 세우고 관점을 넓히며 선입견을 바꾸고 관계를 강화하는 작업을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공간`은 무의식중에 리더문화에 큰 영향을 끼친다. 건물 구조나 사무실의 의자 배열까지도 하나하나 신경 쓰면서 고유의 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가치관에 따라 공간 환경이 천차만별로 달라지며 그에 따라 고유의 문화가 형성된다. 또한， 리더문화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화법(畵法， 그림그리는 법)을 사용해야 한다.

첫째는 가치관대로 살면서 본이 되는 것이다. 문화의 핵심은 가치관이다. 조직의 리더들이 가치관대로 살 때 가장 설득력 있는 화법(畵法)으로 문화를 형성하게 된다. 스스로 본이 되는 삶을 살지 않으면 문화를 창조하는 일은 모래성 쌓기나 다름없다.

둘째， 가치관을 정의해서 손잡이를 만들어 줘야 한다. 문화를 형성하는 주요 가치관과 사고를 정의해 주면， 조직원들은 그 가치관을 구체화해 다룰 수 있는 손잡이를 얻게 된다. 명확히 정립된 가치관은 사람들 생각과 마음 안에 자리 잡게 되기 때문이다.

셋째， 점들을 이어 큰 그림 그릴 줄 알아야 한다. 많은 결정을 내리는 리더는 언제나 조직의 가치관과 방향성에 일관된 결정을 내릴 책임이 있다. 조직 안의 수많은 조직원의 점들을 이어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끝으로， 문화를 창조하려면 용광로처럼 뜨거운 열정이 필요하다. 조직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사명을 고취하며 방향성을 제시할 때 열정의 불이 당겨지게 된다.

많은 조직들이 조직의 위기를 극복하기위해 조직원들의 역량개발을 위해 많은 교육훈련 등을 시행한다. 그러나 단순히 기술적인 역량 개발을 위한 교육훈련은 오늘날 많은 리더들이 직면하고 있는 조직의 위기를 극복할 궁극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조직의 역량개발과 함께 좋은 리더문화를 형성하여 조직의 정체성을 수립하고 문화가 전이되며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도록 리더가 리더문화 형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