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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마음자리에서 찾아야
행복은 마음자리에서 찾아야
  • 경남매일
  • 승인 2020.07.03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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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균 칼럼니스트

국가경제순위 10위권에 위치한 우리나라 만큼 살기 좋은 나라도 해외출장을 자주 해본 필자가 느끼기에는 지구상에서 드문 것 같다. 한국처럼 계절이 바뀌면서 봄에는 야생화가 피고, 여름철엔 녹음방초가 온 산야를 뒤덮고, 가을인 구시월에는 아름다운 단풍, 겨울엔 천지를 덮은 하얀눈을 바라보며 오손도손 이웃과 따뜻한 정을 나눈다. 그러나 오늘날 행복 불감증에 걸린 국민이 많은 모습을 볼 때, 행복도 넘치면 되레 행복불감증에 걸릴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IMF 이후 우리나라는 전체 국민의 중심축인 중산층이 무너져 버린 후 아직까지 중산층 복구가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사회가 정상적으로 굴러가려면 중산층이 확고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어야 한다. 중산층이 사라진 지금 우리 사회는 빈부의 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잘사는 사람은 돈이 넘쳐나 소비를 하고 싶어도 주변의 눈치를 봐야 하는 형편인데, 가진 것 없는 보통 서민들은 매월 지불해야 하는 전기세도 걱정이다.

우리네 보통사람들은 행복이란 채움이 아니라 비움이란 사실을 잘 모른다. 만약 행복이 채움으로 성취될 수 있다면 우리는 60년대 말 국민소득 100달러의 배고픈 시대에서 21세기에 접어들면서 먹거리가 넘쳐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3만 달러 국민소득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은 극락이 돼야 마땅하지 않는가. 하지만 지금도 행복지수는 크게 나아진 게 없다. 물론 행복지수란 것이 의식주만을 두고 평한 것은 아니지만.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풍요와 물질적인 행복에 대해 행복 불감증에 걸린 우리 국민은 또 다른 행복을 찾지만, 바로 현재 나의 삶이 행복이란 것을 잊고 산다. 행복이란 물질로 채울 수 없거니와 다른 곳에서도 찾을 수 없는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이 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생각을 바꿔야 불행이 행복으로 변한다. 그러므로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는 것만큼 우리는 행복에 다가갈 수 있다. 주어진 행복을 누릴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없는 사람은 자신의 불행함만 느껴, 남의 행복한 모습만을 쫓아가는 사람으로 변해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가 없는 것이다. 진정한 행복은 누가 채워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

우리의 과거를 회고해보면 일반서민들은 춘궁기인 봄과 초여름에는 굶는 것이 다반사였지만 불행하다고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행복은 물질로만 채울 수 없는 넉넉한 마음에서 나오는 것임을 깊이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황금만능시대에 물욕으로 오염된 우리들이 행복을 물질로 채우려고 해서는 행복을 느끼기는커녕 끝없는 나락으로 빠져들게 되고 말 것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된 일류병과 물질만능 풍조에 대한 우리들의 생각을 바꾸지 않는 한 어느 누구도 행복할 수 없으며, 이것이 모든 국민의 불행의 씨앗을 잉태하는 원인임을 깨달아야 한다.

최근 로또 직장이라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비정규직 보안검색요원의 정규직 전환을 놓고 우리 주변이 시끄럽다. 특히 20~30 대 젊은 취업준비생인 청년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는데, 소위 국내 일류대학인 SKY를 나와도 들어가기가 바늘구멍인 신의 직장이기 때문이다. 청년들은 정규직 전환의 절차상 기회균등을 문제삼고 있는데 여당의 일부 인사들은 이를 왜곡해 비정규직을 정규직하는 것이 무엇이 문제인가면서 본질을 흐려 청년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행복 불감증에 걸린 현대인들은 정말로 불행한 사람들이다. 과유불급이라 했듯이 행복도 지나치면 불감증에 걸릴 수 있으므로 바쁜 일상을 잠시라도 접어두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자신이 행복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에게 행복을 줄 수 없으므로, 내 스스로가 먼저 행복을 느껴야만 우리 모두가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이다. 행복이란 물질이 아닌 바로 우리의 마음자리로부터 찾아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개개인의 행복까지 책임질 수는 없기에, 행복과 복지를 국민 개개인에게 나눠 주려고 하지 말고, 행복과 복지를 일궈 나갈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는 정책을 펼치면 되지 않을까. 행복은 나 스스로가 만족할줄 알아야만 느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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