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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속 101주년 맞은 영화산업 회복 기대
코로나19 속 101주년 맞은 영화산업 회복 기대
  • 김용락 기자
  • 승인 2020.06.03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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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락 사회부 기자

영화관으로 향하는 발길이 뚝 끊겼다. 개봉을 앞둔 영화들은 연기를 결정했다. 제작도 지연되거나 중단된 상황이다. 지난해 한국영화 100주년을 기념하고 새로운 1년을 출발한 올해. 1월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6개 부문에 후보로 지명됐고, 2월 9일 4관왕을 차지할 때만 해도 영화산업은 황금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로부터 9일 뒤 코로나19 신천지 집단감염이 발생하며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극장가는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737만 명을 기록한 2월 전체 관객 수는 다음 달인 3월 183만 명으로 수직 하락했다. 4월에는 97만 명으로 100만 명대도 붕괴, 2004년 관객 수 집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생활 속 거리 두기가 시행된 5월은 152만 명으로 지난달보다는 회복했지만 전년 동월(1천800만 명) 대비 9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4월 7일 전국 극장가 하루 총 방문자는 1만 5천429명을 기록한 가운데, 4월 한 달간 국내 넷플릭스 가입자는 추가로 56만 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국내 넷플릭스 3월 결제자는 272만 명, 4월 결제자는 328만 명으로 집계됐다. 넷플릭스는 대표적인 OTT(Over The Top) 중 하나로 PC, 스마트폰, TV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영화관 상영이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영화산업에 강력한 대항마가 나타난 것이다.

올해 1ㆍ2분기 영상 관련 이슈에 영화는 없다. 전 국민이 ‘집콕’을 실천하는 가운데 TV 드라마는 ‘이태원 클라쓰’, ‘부부의 세계’ 등이 인기를 끌며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이슈 몰이 중이다. 넷플릭스도 ‘킹덤2’, ‘인간수업’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 구독층을 탄탄히 하고 있다.

시장 사정이 이러하자 개봉을 연기해오던 영화 ‘사냥의 시간’은 판권 계약을 해지하면서까지 4월 말 넷플릭스와 계약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박스오피스 상위권에는 ‘라라랜드’, ‘위대한 쇼맨’ 등 재개봉작들이 자리 잡았다. 인기 아르바이트 일자리였던 영화관 직원도 3분의 1상당으로 인원을 줄였다. 코로나19가 만들어 낸 과거에는 없었던 기현상들이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주요 야영지에는 시민들이 몰리고 있다.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소비도 활기를 띠고 있다. 재난지원금은 극장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이러한 생활 속 거리 두기 시행에도 유독 영화관 사업은 침체다. 이는 OTT, VOD 등 대체수단이 있는 점, 밀폐된 공간에서 불특정 다수와 장시간 있어야 한다는 점 등이 이유로 꼽힌다. 이에 영화진흥위원회는 ‘코로나19 대응 영화산업 안전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영화관 내 방역 지침을 지속 적용하고 영화관 차원의 방역을 강조하고 있다.

신작들의 개봉 연기도 주된 이유다. 영화관에 가서 보고 싶은 작품이 없다는 것이다. 다행히 이달 들어 한국영화들의 개봉 소식이 들린다. 영진위도 한국영화 개봉일에 맞춰 티켓 할인권 133만 장을 배포하는 등 영화계 살리기에 나설 계획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영화관 방문 독려는 자칫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 코로나19 완화와 함께 더욱 확실한 방역체계가 극장마다 마련돼 얼어붙은 영화산업에 작게나마라도 봄바람이 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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