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08:13 (토)
누구든지, `깜` 안 되면 헛꿈도 꾸지 말았어야지
누구든지, `깜` 안 되면 헛꿈도 꾸지 말았어야지
  • 박재근 기자
  • 승인 2020.04.19 2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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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패 결과론 된 이적공천, 그 원인은

공천 때 완장 차고 그들 무엇 노렸나

보수 심장 찌른 공천, 탈당ㆍ은퇴보다 더

책임 물어야 한다는 당내 여론 비등
대기자ㆍ칼럼니스트 박재근

졌다. 경남은 분홍색으로 물들었다지만 4년 전 총선에서 제1당을 내준 후 2017년 대통령 선거, 2018년 지방선거에 이어 이번까지 네 번 잇달아 선거에서 졌다. 특히, 21대 총선 결과는 보수 궤멸 수준의 참패(慘敗)다.

경남의 경우, 보수의 심장은 아니어도 그 언저리여서 16석 중 12석을 차지했지만 결과는 190(범여권) 대 110(범야권). 경악스러운 격차다. 여도 야도 안 가본 길이 열렸다. 개헌 말고는 다 할 수 있는 슈퍼파워를 거머쥔 여당. 정당사에 보기 드문 독주다. 그 원인은 미래도 통합도 없는 미래통합당에 있다.

미래통합당 출신 A 도의원은 총론적 참패 원인보다 당 대표의 정치력과 리더십 부족을 들었다. 때문에 순발력도 뒤떨어진 초선의 당 사무총장 임명 때 신선함은커녕, "모두의 눈물이 될 것이다"고 예견했다. 공천에 절대 권력을 행사한 역대 사무총장이 모두 그러했지만, 이번은 20대 옥쇄 파동보다 더한 사천 막장 공천 논란으로 들끊었고 그 결과는 이적공천과 다를 바 없었다. 당 대표와 인연도 별게 있겠느냐만, 측근으로 불릴 때부터 나돈 게 `깜`이었다.

또 다른 사례는 미적대는 종로 출마 등 쓴소리를 귀담아듣지 않고 당직자 일괄 사표를 명분으로 쓴소리 당사자의 목을 친 사건을 두고 초등학교 반장도 그러하지 않다는 인물평, `깜`이 거론됐다. 그 후 공천에 목을 매 모두 입을 닫았다. 그 원인은 대통령 후보에 연연한 결과였고 언저리에서 한 측근은 정당사에 있을 수 없는, 넘볼 수 없는, 생각할 수 없는 "초선도 당 대표할 수 있다"는 헛꿈인 당권 욕심의 실언이 나돈 것도 통합 저해의 큰 요인이었다.

이 때문에 선거 흥행사여야 할 정치적 자산인 중진 컷오프, 선거구 변경 등 당권ㆍ대권 확보를 위한 공천 파동이 몰락을 자초했다. 앞서 이념적 정체성도 없는 미래와 통합 연결 논리가 이어지지 않는 개명(改名) 등 미래도, 통합도 없는 쑥대밭이 20~30석은 자진해 날려버렸다는 후문이다.

이 같은 구태, 꼰대인 보수의 시선(視線)은 상식에서 너무 멀리 벗어나 있었다. 이게 오래되고 쌓이니 신뢰가 상실되고 믿음이 깨졌는데도 설마로 메우려 했다. 애썼다지만 민심과의 간극을 좁히지 못한 게 뼈아픈 약점이다. 미래통합당 대표,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지만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닌 야반도주하듯 슬그머니 (사퇴로) 얼굴을 가렸다. 지도부 사퇴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없는 한 측근, `당선사례` 현수막을 내 걸어 빈축을 산다. `참패 사죄` 현수막이 제격인데 공천=당선인 분홍색 동네라 해도 그러하다는 소리가 나온다.

참패를 계기로 `보수 성찰`이 진지하게 논의되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한국 정치의 건강성 회복을 위해서도 그렇다. 하지만 경남도민들은 어찌 이런 일이,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경남의 민심과 4ㆍ15 총선 결과는 너무 다른 보수 참패였다. 여기저기서 분노와 좌절의 한숨 소리가 들린다. 되살아난 지역주의를 따지기에 앞서 다들(수도권) 파란색인데 왜, 우리(경남)만 분홍색인가. 그 원인은 무엇이며 가치가 있는 것인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황 전 대표, 정치력과 리더십 부재가 고스란히 드러났고, 분홍색 동네(경남)여서 살아남은 측근도 죽은 목숨과 진배없다. 경남 정치자산이지만 컷오프 된 김재경 의원(진주)은"선거 패배 책임이 직에서 물러나는 정도로 무마돼서는 안 된다. 탈당, 정계 은퇴, 아니 그 이상 엄중한 책임을 져 주길 바란다"고 직시했다. 막장 공천이 보수 심장을 찔러 보수를 사지(死地)로 내몬 그들, 여당이 `야당 복 있다`는 말을 왜 하고 다녔겠나? 경고음이 오랫동안 울렸는데도 성찰이 없었다. 통합은커녕, 이념도, 과거 단절도, 리더십도, 감동 메시지도 전하지 못할 정도로 `깜`이 안 되는 그들이었다면, 헛꿈이라도 꾸지 말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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