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12:31 (토)
사주팔자 타령
사주팔자 타령
  • 경남매일
  • 승인 2020.03.29 22: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설가 이광수

흔히 출세했거나 부자로 크게 성공한 사람은 타고난 사주팔자(四柱八字)가 좋다고 한다. 태생 연월일시의 좋은 기를 천부적으로 타고난 사람은 하는 일마다 잘되고 안락한 삶을 누릴 팔자라고 말할 수 있다. 사주가 숙명적이라면 팔자는 운명적이다. 사주가 팔자를 내포(좌궁)하고 있지만 사주는 태어난 연월일시이기 때문에 고칠 수 없다. 팔자는 대운(10년 주기 운)과 세운(1년 운)의 흐름에 따라 가변적이라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고칠 수 있다. 보통 초혼에 실패했거나 망부한 여성들에게 팔자를 고치라고 한다. 이 말은 재혼해서 새 삶을 살라는 뜻이다. 실제로 재혼해서 팔자를 고친 사람을 흔하게 볼 수가 있다.

사주는 태어난 연월일시의 네 기둥을 말하며, 팔자는 사주상하(천간과 지지)의 글자를 합한 것을 말한다. 사주팔자에는 음양과 오행을 부여해 한 인간의 평생 운을 질서정연하게 배열해 놓았다. 연월일시를 음양과 오행(목 화 토 금 수)으로 구분하되 양은 양끼리 음은 음끼리 아래위(천간과 지지)로 짝지어 놓았다. 음은 여자이고 양은 남자이며 동물로 치면 암컷과 수컷이다. 양은 밝고 따뜻한 것이고 음은 차고 어두운 것이다. 양은 길한 것을, 음은 흉한 것을 암시한다. 양은 동적이고 음은 정적이며, 양은 봄여름이고 음은 가을겨울이다. 그러나 강한 음이 좋지 않듯이 강한 양 또한 과유불급이다.

주역과 명리학은 음과 양의 균형과 조화를 추구하는 운명철학이다. 세상 사는 이치는 강약이 균형을 이루는 중용지도를 으뜸으로 친다. 주역 64괘의 괘사와 384효의 효사를 풀이해 보면 길한 운과 함께 반드시 흉한 운도 암시한다. 이는 한편에 치우치지 말고 중용지도를 지키라는 뜻이다. 어떤 명리술사가 그의 저서에서 주역 64괘 중 지산겸괘(地山謙)만 흉의 암시가 없는 길괘라고 했는데 그렇지 않다. 지산겸괘(☷/☶)의 6효(爻) 중 3번째 효만 양(남자)이고 나머지는 모두 음(여자)이다. 다섯 여자 속에 남자 한 명이 둘러싸여 있으니 여난을 조심하라는 흉 암시가 있다. 이처럼 음과 양의 균형 여부에 따라 사람의 성격도 다르다. 음양 8개 중 4대 4로 균형을 이루는 게 제일 좋다. 양이 많은 사람은 외향적이고 음이 많은 사람은 내향적이다. 그에 따라 직업도 자기 적성에 맞게 선택해야 한다. 흔히 직장 생활을 오래 하지 못하고 자주 옮기는 사람을 보면 사주 상 음양이 불균형을 이루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음양과 함께 사주팔자에 중요한 것이 오행(五行)인 목화토금수(木火土金水)이다. 음양처럼 평생 운을 좌우한다. 오행은 우주 천지만물의 생성소멸을 의미한다. 오행이 골고루 분포한 사람은 사주가 좋다고 한다. 오행 중 어느 오행이 지나치게 많거나 없으면 삶이 고달프고 하는 일이 뜻대로 잘되지 않는다. 사주 중 태어난 날의 천간을 일간(체:体)이라고 한다. 일간과 다른 연월 시주와의 생극 관계를 분석해 사주팔자의 강약과 운세 흐름을 판단한다. 즉, 내가 중심체가 돼 일간을 도와주는 내 편의 오행이 많으면 강한 사주이고 반대면 약한 사주라고 한다. 이 역시 음양처럼 과유불급이다. 대운과 세운에서 내 선천 사주 상 일간을 극하거나 기운을 빼는 운세 흐름을 만나면 아무리 좋은 사주라도 빛을 보지 못한다. 또한 내가 크게 발복할 운 때를 만났는데도 그 기회를 일실하면 허사다. 대운과 세운의 길한 행운도 실행에 옮겨야 운 덕을 본다. 태생 사주는 평범하지만 운세 흐름을 잘 타서 한방에 대박을 터뜨려 팔자를 고치는 사람도 많다. 소위 길한 대운과 세운에서 기회를 잘 잡아 행운을 낚은 사람들이다. 운의 흐름은 초년 운보다 장. 중년기의 운세 흐름이 강한 사람이 대성한다.

지금 전 세계는 코로나19 전염병 창궐로 인명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불안과 공포감으로 전전긍긍이다. 정상적인 일상적 삶이 무너지고 심리적 공황상태에 빠져 있다. 더욱이 먹고사는 근본인 경제마저 곤두박질치고 있어 더욱 힘들게 한다. 이런 때일수록 팔자타령만 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사주팔자 운세 흐름을 잘 살펴본 후 마음을 다잡아 난국을 헤쳐 나갈 궁리를 해봐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