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위ㆍ마사회, 합의서 공증 갈등
본부장실 점거ㆍ농성…운구차 대기
한국마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고 문중원 기수의 발인이 엄수된 9일 한국마사회와 문중원 경마기수 시민대책위(대책위)가 합의서 공증 문제를 두고 다시 갈등을 빚으면서 장례가 잠정 중단됐다.
이날 대책위와 한국마사회 적폐 권력 청산 문중원 열사 노동사회장 장례위원회는 오후 2시 부산 강서구 렛츠런파크 부산ㆍ경남공원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문중원 기수 영결식을 연기하고 본관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대책위에 따르면, 이날 정오께 마사회 부산ㆍ경남본부장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부산지역본부장이 합의서 공증을 위해 만난 자리에서 마사회가 합의를 어기고 공증을 하지 않겠다고 해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장례 일정이 중단됐다. 대책위 관계자는 "마사회 측에서 대책위가 계속 적폐 청산 투쟁을 하겠다고 한 것을 문제 삼으며 렛츠런파크 부산ㆍ경남 본부장이 공증을 거부했다"며 "이는 명백한 합의 파기이며 장례 일정은 향후 대책을 논의 뒤 다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대책위와 장례위원회 참석 인원들은 영결식을 연기하고 렛츠런파크 부산ㆍ경남 본부에서 본부장실을 점거하고 농성 중이다. 건물 내부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몸싸움 중 건물 출입문이 부서지고 마사회 직원 한 명이 통증을 호소해 구급차로 후송되기도 했다. 영결식을 마치고 이날 양산 솥발산공원묘원 장지로 향할 예정이던 운구차는 현재 렛츠런파크 부산ㆍ경남본부 앞에 대기하고 있다.
대책위와 유족은 문 기수가 숨진 지 99일째였던 이달 6일 마사회가 애도 표명과 재발 방지안을 약속하자 미뤄왔던 장례를 치렀다. 고인이 숨진 지 102일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