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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 낮은 마스크 공급 행정 개선해야
수준 낮은 마스크 공급 행정 개선해야
  • 김중걸 기자
  • 승인 2020.03.04 2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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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위원 김중걸

"마스크 사재기하면 5~20년의 징역형부터 최고 교수형까지 처할 수 있다."

이란 이야기이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 2일 테헤란 남부에서 의료용 마스크 500만 장과 위생장갑 3천200만 켤레, 수출용 흡입 파이프 등을 사재기해 저장한 창고를 급습해 압수했다. 이란은 지난 2일(현지 시간) 밤 12시를 기준 이란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천501명, 사망자는 66명으로 집계됐다. 확진자 수는 매일 60% 이상 증가하고 사망자는 중국을 제외하고 세계에서 가장 높다. 확진자가 가장 많은 테헤란을 비롯한 전국 주요 발병지를 중심으로 군과 경찰이 시위 진압용 물대포 차량 등을 이용해 소독액 대량 살포 등 방역작업을 벌이고 있다. 위생용품과 의료용품이 부족해지자 사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 지난 한 주 동안 사재기한 행위 11건, 20여 명을 적발했다.

골람호세인 에스마일리 이란 사법부 대변인은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위생용품과 의료용품ㆍ장비를 사재기하거나 국민이 필요한 물품을 횡령하는 행위는 최악의 경제범죄다"며 "5~20년의 징역형부터 최고 교수형까지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코로나19가 지역 감염으로 확산되면서 확진자가 매일 늘어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역시 마스크 매점매석 등 보건 용품 관련 범죄가 하루 사이 10여 건 증가하고 있다. 검찰과 국세청은 보건 용품 범죄 단속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3일 검찰이 관리하는 코로나19 마스크 매점매석 사건은 3일 오전 9시 기준 총 15건이다. 전날 같은 시간(3건)에 비해 하루 사이에 12건이 증가했다. 3일 대검에 취합된 보건 용품 매점매석 행위를 비롯한 코로나19 관련 사건으로 경찰 송치사건 보강 수사나 수사 지휘 사건, 기소와 공판 업무 등 총 98건으로 전날 총 77건에서 이날 25건이 더 늘어났다.

국세청도 같은 날 매점매석, 탈세 혐의가 있는 마스크 온라인 판매상과 2ㆍ3차 유통 업체 52곳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조사대상 업체들의 마스크 사재기 관련 매출 누락, 무자료 거래, 세금계산서 미발급 등 유통 질서 문란행위와 탈루 혐의를 조사해 범죄 혐의가 드러나면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로 빚고 있는 마스크 대란은 한국을 넘어 미국, 태국 등 세계로 이어지고 있다. 마스크 대란 사태가 참으로 안타깝다. 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을 피하는 등 마스크는 불안감 해소 장치로 등장했다. 이 때문에 국민들은 매일 4시간~6시간가량 마스크 구매 대열에 줄을 서는 등 감염의 우려 속에도 마스크 구매 전쟁을 치르면서 지쳐가고 있다.

코로나19 대응 기본 수칙으로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장하는 정부는 감염 우려가 높은 마스크 구매 대란에 속수무책인 정부의 대응에 힘없는 국민은 허허롭기만 하다. 정부는 매일같이 사재기 단속과 마스크 공급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국민의 체감온도는 차갑다. 급기야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에게 사과까지 했지만 실질적인 마스크 공급대책은 요원하다.

정부의 이런 정책과 행정력을 비웃듯 일부 지자체에는 마스크 무료 공급 지혜를 발휘해 주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부산 기장군에 이어 강원 태백시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3일까지 시민에게 총 17만 4천386장의 마스크를 무료 배부했다. 2월 말 기준 태백시 인구 4만 3천526명과 비교하면 시민 한 명당 4장이 지급된 셈이다. 재정이 넉넉하지 않았지만 지난 1월 말부터 마스크 확보에 매진하는 등 선제 대응의 결과였다고 한다.

정부의 일관성 없는 마스크 사용지침과 공급 행정에 시민들은 무상배급 요구, 줄 세우는 마스크 판매 방식 개선 요구와 함께 마스크 재사용과 자체 제작, 면 마스크 사용, 재택근무와 외출 자제, 의료진이나 야외근무자에게 마스크 기부 운동,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과 과도한 마스크 안 사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수준 낮은 정부의 마스크 착용과 공급대책에 국민이 슬기와 지혜를 발휘하고 있다. 코로나19 진단 검사는 세계 최고의 수준인 만큼 마스크 공급 정책과 행정도 최고의 수준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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