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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과 개인위생
전염병과 개인위생
  • 김중걸 기자
  • 승인 2020.02.05 2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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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위원 김중걸

 우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를 지켜보면은 아웅다웅하며 살아야 하는 의미가 참으로 무색해진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나 `세균` 때문에 우리 일상의 삶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에 대해 인간으로서 참으로 무기력해진다,

 잘난 척을 하고 가지고 있는 무기나 세력으로 상대를 겁박하는 인간의 힘의 세기가 고작 바이러스 앞에서는 허망한 것 같은 생각이 들다. 어쩌면 "아무 의미 없다"라는 자조의 탄식이 터져 나올 것 같기도 하다.

 인류는 세균과의 전쟁을 극복해왔다고 자부해 왔다. 그러나 상처뿐인 영광이었음을 인류 사회에 창궐했던 전염병의 역사에서 배웠다. 인류에 있어 전염병은 세계 역사를 바꾸는 등 보이지 않는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

 역사 속의 전염병은 세계사 속에 당당히 기록돼 있다.

 14세기 흑사병은 7천500만 명의 생명을 빼앗았다. 7천500만 명은 유럽 인구 1/3 정도이다. 1918년에서 1919년에 유행한 스페인 독감은 5천만 명의 목숨을 빼앗았다. 1차 세계대전 중이었으나 전사자보다 전염병으로 죽은 사람이 더 많다. 1816년~1826년 아시아 대 역병(콜레라)으로 인도, 중국 등지에서 1천500만 명이, 1618년~1648년 신성로마제국(독일) 30년 전쟁 중에 선 패스트, 티푸스 등으로 800만 명이 숨졌다. 로마제국 천연두(165년~180년)는 500만 명을, 러시아 티푸스 대유행(1918년~1922년)은 300만 명을, 아시아 대 역병(1865년~1917년)과 아시아 독감(1957년~1958년)은 각각 200만 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1902년~1904년 아시아 대 역병은 인도인 100만 명, 1968년~1969년 홍콩 독감은 세계인 100만 명을 숨지게 했다. 80만 명의 생명을 앗아간 유럽, 아시아 콜레라(1881년~1896년), 50만 명(1899년~1923년) 러시아 콜레라, 20만 3천 명(2009년~2015년) 신종플루 등 전염병으로 희생됐다.

 인류는 백신과 항생제 개발 등으로 천연두와 콜레라 전염병을 막자 "전염병을 정복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1969년 윌리엄 스튜어트 미국 위생 국장은 "전염병은 이제 대부분 끝이 보인다"고 선언했지만 오늘날 다양한 질병들이 끊임없이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중동 호흡기 증후군(메르스 코로나. MERS-CoV. 2014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첫 발견 1천142명 환자 발생, 이중 465명 사망), 에볼라(Ebola. 2014년 서아프리카. 감염자 2만 6천593명ㆍ사망자 1만 1천5명 넘어), 신종인플루엔자(H1N1. 신종플루. 2009년 3월 북미 대륙 발생, 전 세계 214개국 전파한 호흡기질환 1만 8천500명 사망ㆍ국내 확진 환자 75만 명, 이중 250여 명 사망), 증중급성 호흡기 증후군(SARA. 2002년 중국 광동성 첫 환자 호흡기 질환, 30개국 8천 명 이상 감염 774명 사망), AI(조류독감. H5N1. 1997년 홍콩에서 최초 인체감염 1천700명 이상 사망, 2014년 말부터는 또 다른 형태인 H7N9형 조류독감으로 홍콩에서 300명 이상 사망) 등 새로운 전염병이 인류를 괴롭히고 있다.

 2차 세계대전에서 참전한 전사자는 2천만 명이었으나 전염병, 기아, 대학살, 전략폭격 등으로 숨진 민간인은 4천만 명에 달한다. 혹자는 전염병으로 숨진 민간인이 전사자보다 더 많다며 전쟁보다 세균이 더 독하다는 말을 한다.

 세균들의 무서움은 전쟁을 멈추기도 했다고 한다. 1812년 러시아 정벌에 나선 나폴레옹의 50만 대군을 멈추게 한 것은 발진티푸스라는 전염병이었다. 당시 프랑스 군 2/3가 발진티푸스로 사망했다. 공산주의 혁명이 한창이던 러시아에도 번지자 레닌은 "사회주의가 발전티푸스를 물리치거나 발진티푸스가 사회주의를 좌절시키거나 둘 중 하나"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현미경으로 우리 몸을 관찰하면 우리 몸은 세균과 공생하고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인간은 세균 덩어리인 셈이다. 균들은 정복되기는커녕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세균과의 전쟁에서 인간은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얘기도 있다. 인간이 욕망을 채우려고 저지르는 몬도가네식 먹거리 섭취와 자연훼손이 계속되는 한 전염병은 결코 정복될 수 없다.

 이동 수단의 발달로 전파속도는 무섭다, 그러나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통해서도 잘 극복할 수 있음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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