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4:53 (금)
사랑만으로는 살 수 없다
사랑만으로는 살 수 없다
  • 김성곤
  • 승인 2020.01.16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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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심리학 박사ㆍ독서치료전문가 김성곤
교육심리학 박사ㆍ독서치료전문가 김성곤

 『사랑만으로는 살 수 없다』는 펜실베니아대학 인지치료 연구소장 아론 벡이 쓰고 제석봉 교수가 옮기고 학지사에서 2001년 펴낸 책이다. 출판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인지적 부부 상담의 교과서라 할 정도로 아직도 연구와 상담에 널리 활용되는 책이다. 미국에서는 40~50%의 부부가 이혼한다고 하고 이혼은 미국만의 문제는 아니며 세계 각국이 겪고 있는 문제이다. 또한 이혼하지 않았지만 정서적 이혼이 사회적으로 만연하고 있고 이혼으로 인한 사회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다.

 저자에 의하면 사랑에 빠졌을 때는 상대방을 지나치게 비현실적으로 이상화시켜 지각하기 마련이고 이러한 사랑은 오래가지 못한다고 한다. 프랑스의 심리학자 Loudin은 오늘날 이혼이 급증하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비현실적인 환상을 통해 부부관계를 맺는 로맨틱 러브 때문이라고 한다. 즉 일시적 러브는 일시적 정서적 충동이지, 결코 진정한 사랑은 아니라고 한다.

 사랑에 빠져 결혼했더라도 이후 성숙한 사랑으로 가꿔 나가야 하며 그러한 삶의 자세가 있으면 그야말로 결혼은 이 세상 그 어떤 것보다 기쁨으로 삶을 보장해 줄 것이라고 한다. 즉 성숙한 사랑은 먼저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라고 한다. 성숙한 사랑을 하려면 상대방을 존중할 줄 알아야 하며, 배려란 나보다 상대방의 안녕과 복지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다. 또한 성숙한 사랑을 하려면 지식을 발달시켜야 한다. 상대방의 욕구와 가치와 감정을 알 수 있을 때, 상대방에 대한 이해가 증진된다. 성숙한 사랑을 하는 사람은 상대방이 하는 말뿐 아니라 그 속에 숨겨져 있는 감정까지 듣는다고 저자는 말한다. 또한 `성숙한 사랑을 하려면 무엇보다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발달시켜야 하며, 결혼이란 부부가 함께 자아실현으로 나아가는 여정이다`라는 말 속에는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을 먼저 잘 가꿔야 한다는 뜻이며 자신의 마음과 몸 외에도 스스로의 능력을 기를 수 있는 노력을 할 것이다. 부부는 서로 떨어져있을 때는 각자의 발전을 위해 건전한 노력을 하고 같이 있을 때는 서로를 배려하며 즐겁게 생활해야 하는 것이다.

 필자는 부부 문제에 관심을 돌리면서,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부부 문제를 가진 사람에게도 사고에 문제-인지적 왜곡-이 있음을 발견했다.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우울이나 불안이 심한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상황 때문에 불행과 긴장과 분노를 느끼고 있었다. 필자가 다뤘던 환자들과 마찬가지로 문제를 가진 부부는 자기네 부부관계에서 좋은 면은 무시하고 좋지 않은 면에만 시각을 고정시키려고 하는 상대방에 대한 이러한 인지 왜곡의 문제를 발견했다.

 필자가 제시하는 그 어떤 관계보다 유대가 좋아야 할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것들을 살펴보자. 남편과 아내가 서로 돕고 지지하고, 서로 행복하게 하고, 가정을 일구는데 사랑이 강력한 힘인 것은 사실이지만 관계를 유지하고 성장시키는데 필수 불가결한 사랑이 개인적 자질과 기술을 발달시켜 주지는 못한다. 부부가 행복한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특별한 자질이 요구되는데 서로 헌신하고, 상대방의 감정에 민감하고, 관대하고, 사려 깊고, 충실하고, 신뢰하고 진실해야 한다. 부부는 서로 협조하고, 타협하고, 함께 정한 결정을 따를 줄 알아야 한다. 또한 부부 관계는 탄력적이고 수용할 줄 알고, 용서할 줄 알아야 하며, 오랜 세월을 두고 이러한 덕들이 쌓이면서 부부는 발달하고 성숙한다고 한다.

 필자가 제시하는 이상적인 결혼의 목표를 살펴보자!

 첫째, 신뢰, 충실, 존중, 안정의 굳건한 토대를 구축해야 한다.

 둘째, 부부관계를 따뜻한 사랑이 넘치는 관계로 가꾸어 나가야 한다.

 셋째, 협동을 강화해야 한다.

 부부가 겪고 있는 실망, 좌절, 분노는 성격상의 차이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릇된 커뮤니케이션과 상대방의 행동에 대한 잘못된 해석에서 나오는 불행한 오해 때문이다. 따라서 먼저 이러한 사실을 깨달아야 부부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

 부부는 상대방에 대한 해석은 잘못된 것은 아닌지, 커뮤니케이션은 분명하게 이뤄졌는지 점검하는 습관을 길러야 하며 부부관계를 개선하는 데는 각자 충분한 책임감을 느껴야 하며 모든 것이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것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고 한다.

 또한 잘못을 범하지도 않고 비난하지도 않는다는 자세를 취하면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관계도 개선될 수 있다고 하니 건강한 부부관계를 위해 이러한 아론 벡의 지침을 참고해 서로 노력하는 부부가 돼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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