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8:03 (금)
올바른 리더 선출하기
올바른 리더 선출하기
  • 하성재
  • 승인 2020.01.13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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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청지기공동체 대표/굿서번트 리더십센터 소장 하성재
선한청지기공동체 대표/굿서번트 리더십센터 소장 하성재

 민주주의의 시발점으로 불리는 고대 그리스 사회에서는, 오늘날과 마찬가지로, 올바른 리더를 선출하는 것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겼다. 그리스 사회의 리더 선택 조건을 `소크라테스와 니코마키데스와의 대화`를 통해서 살펴보면서, 리더선출의 조건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소크라테스 시대에 아테네의 군대 장군을 선출하는 일이 있었다. 최종 후보로 올라온 사람은 수많은 전투에서 군대를 이끌어 본 경험이 있는 `니코마키데스`와 상인 출신으로 당시 사람들 사이에 가장 성공한 사람으로 인정받은 `안티스세네스` 이 두 사람이었다. 그런데 최종 선거에서 안티스세네스를 군대 장군으로 선출했다. 선거에서 떨어져 낙심해 있던 니코마키데스가 소크라테스를 만나서 자신이 낙마한 것을 억울해하며 이렇게 말했다.

 "나는 아테네의 군대 장교로서 수많은 전투를 지휘했고, 때로는 온갖 어려운 임무들을 모두 수행해왔습니다. 지금도 내 몸에는 그때 입은 영광스러운 상처들이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아테네인들은 나를 장군으로 선택하지 않고 군대와 아무 상관이 없는 안티스세네스를 뽑은 걸까요? 그러자 소크라테스가 이렇게 말했다. "어쩌면 그것이 그의 최고의 장점이 아닐까? 그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공급해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생각해보게." 하지만 니코마키데스는 이렇게 반박했다. "왜 그렇지요? 상인은 돈을 버는 능력을 갖고 있을지 몰라도 군대를 지휘하는 능력은 아니지 않습니까? 상인에게 군대를 맡긴다는 것은 우스운 일 아닙니까?"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대답했다. "안티스세네스는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서 성공을 갈망하고 있고, 그건 장군으로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지. 그런데 자네는 안티스세네스가 합창단의 지휘를 맡았을 때마다 그의 합창단이 경연에서 우승을 한 사실을 알고 있는가? 중요한 건 어떤 경험이 많고 적고가 아니라 성공을 이끌어낼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는가 하는 것이네."

 소크라테스는 니코마키데스에게 성공한 상인과 장군이 모두 한 조직의 리더로서 똑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일깨워줬다.

 그리고 소크라테스는 다음의 6가지를 언급했다. △적임자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라 △잘못은 처벌하고 잘한 것은 보상하라 △아랫사람들의 호의를 얻어라 △동료와 조력자들을 끌어들여라 △획득한 것을 유지하라 △부여된 일을 부지런히, 열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만들라

 그러자 니코마키데스는 소크라테스의 말에 이렇게 물었다. "이 여섯 가지는 분명 상인이나 장군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전쟁 상황이 되면 다르지 않습니까? 전쟁 경험만큼 그 상황을 해결하는데 유용한 것은 없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결론지었다. "훌륭한 상인은 그간의 경험과 지식을 통해 전쟁에서의 승리만큼이나 큰 이익이 없다는 것과 전쟁의 패배처럼 극도의 피해와 엄청난 손실을 기록하는 것도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네. 개인적인 관계를 다루는 것과 어떤 조직을 이끄는 것의 차이는 단지 수(數)가 많고 적냐의 차이일 뿐일세. 개인적인 일이건 공적인 일이건 간에 고용된 사람이 하는 일은 거의 똑같네. 그래서 성공을 이끌어내는 역량을 가진 리더는 사적인 일을 할 때도 같은 원리로 일을 하지. 어떻게 사람을 이끌지 아는 사람은 어떤 일을 맡겨도 그 일을 성공적으로 이끌 가능성이 크다네. 그렇지 못한 사람은 어떤 일을 맡기더라도 실패하기 쉽고 말이네."

 오늘날 많은 분야에서 리더를 선출할 때,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역량이 무엇인가를 따져본다. 공식조직이나 비공식조직의 리더를 세울 때도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역량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번 4월 총선에서 후보자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소크라테스의 지혜를 빌리자면, 어떠한 조직이든지 그 조직을 성공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리더에게 필요한 역량은, 그 일과 관련된 경험보다도 그 일을 수행해 나갈 사람들을 어떻게 이끌어 갈 수 있느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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