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23:23 (금)
연말 도내 유통업계 ‘한파주의보’
연말 도내 유통업계 ‘한파주의보’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9.12.26 2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말 도내 유통업계 ‘한파주의보’
연말 도내 유통업계 ‘한파주의보’

창원 상남동 ‘크리스마스이브 옛말’...소비심리 바닥 특수 기대 꿈 못꿔
연말 회식 줄어 고기 소비도 주츰...모임 등 감소 ‘트렌드 변화’도 한몫

 “연말 특수는 없다.”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경기한파에 부정청탁금지법, 주 52시간 근로시간제, 음주운전 처벌 강화 등 사회ㆍ경제 분야 전반에 걸친 급격한 환경변화가 맞물리면서 지역 유통업계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경남도내 창원 김해 등 주요도시의 유통업계는 한숨이 짙다. 창원시 상남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A씨(54)는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파리만 날렸는데, 연말 특수는 무슨”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제조업 등 경남 주력산업의 경기침체 장기화로 소비심리가 바싹 얼어붙으면서 연말 ‘반짝 특수’를 기대했던 외식업계는 울상이다.

 또 연말 회식이 많은 12월은 돼지고기 수요가 급증하는 대목이지만 올해는 수요가 줄어 돼지고기 가격이 오히려 떨어지는 이상현상이 발생 축산업계도 울상이다. ASF로 인해 소비심리가 위축에다 삼겹살을 굽는 송년회 풍경도 주 52시간 근무제와 함께 드물어진 것이 원인이다.

 2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돼지고기 소매가는 100g당 1천745원으로 1주일 전(1천759원)보다 0.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날짜 기준 평년 가격(1천942원)보다는 10.1% 낮다.

 이 와중에 음주운전 강화, 주 52시간 근로시간제, 부정창탁금지법 등 사회전반에 걸친 급격한 환경변화와 맞물리면서 연말 특수가 실종됐다며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이에 더해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워라밸 문화가 확산하며 회식이 잦아들고 폭음으로 이어졌던 과거 송년회 대신 레저활동을 즐기는 ‘문화회식’도 한 몫을 차지한 탓이다.

 김해소재 한 외식업체 대표는 “손님이 줄었다 해도 지난해 연말에는 예약을 받아야 할 정도였는데 올해는 매출이 뚝 떨어졌다”며 “회식문화 트렌드가 확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또 2차로 이어지는 술 문화가 줄다 보니 자연스레 대리운전 업계도 불황을 맞고 있다. 지역의 한 대리운전 업체 관계자는 “올 연말 대리운전 콜 수가 줄어 매출이 15% 이상 감소했다. 기업 회식이 줄어든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백화점 업계도 울상은 마찬가지다. B백화점의 12월 아웃도어ㆍ스포츠 상품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달력과 다이어리 등을 대량납품하기 위해 분주하던 연말 인쇄업계는 갈수록 줄어드는 일감에 비상이 걸렸다.

 T업체 관계자는 “인건비 비중이 큰 업종 특성상 최저임금 인상도 부담이다”며 “매년 일거리가 30%씩 줄어드는 것 같다. 연말이면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는데 환경변화가 큰 물결마냥 덮쳐오는 것 같다”며 “지금은 전업을 걱정해야 할 지경이 됐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