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청 후 의료진 100여명 회식 참여

병원 측 “환자 진료 차단은 아니다”

　창원경상대병원이 송년회를 이유로 소방본부에 응급 환자 이송 자제를 요구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다.

　15일 창원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5시 50분께 창원경상대병원 관계자로부터 “의료진이 없으니 다른 병원으로 응급환자 이송을 바란다”는 내용의 전화가 왔다.

　경상대병원의 이러한 요청에는 이날 저녁 의료진 등 관계자 100여 명이 창원시내의 한 고깃집에서 송년회를 가졌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는 술도 올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에 당직 전문의 등은 남았지만 수술을 할 수 있는 인력 대부분이 송년회에 참석했다.

　병원 측 연락을 받은 소방본부는 이날 환자를 다른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했다. 다행히 이번 일로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응급의료기관으로 지정돼 있는 경상대병원이 응급환자 이송을 자제한 것과 관련,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자칫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면 환자 이송에 차질이 생길 뿐만 아니라 큰 인명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병원 측은 해당 일이 큰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병원 측은 “송년회는 연말 팀원들과 격려와 응원을 나누는 자리”라며 “큰 행사인 만큼 많은 인원이 참석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거기다 미리 소방본부에 연락했으니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해당 병원은 매해 송년회를 진행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 측은 환자 이송을 막은 것에 대해 “진료는 가능하지만 수술은 어려웠던 상황이었다”며 “환자 진료 자체를 차단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 병원 관계자는 “학회나 세미나 등 공식적 행사로 환자를 받고 싶어도 못 받는 상황이 생겨 다른 병원에 이송하는 경우는 있다”며 “송년회를 이유로 환자 이송을 받지 않는 상황은 들어본 적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