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 재정은 ‘앵벌이’ 분권은 ‘말잔치’
지방자치, 재정은 ‘앵벌이’ 분권은 ‘말잔치’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9.11.14 23: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방자치법 법안 8개월째 그대로

20대 국회 102건 발의 1건 의결

100만 특례시 법안도 국회서 멈춰

정부지원 없인 현안 해결 힘들어



 지방분권 강화를 위한 걸음은 더디기만 하다. 분권은 빈말이고 재정분권은 걸음마 수준이어서 앵벌이 자치로 불릴 정도다. 1년 전, 10월 29일 지방자치의 날을 맞아 정부가 30년 만에 지방자치법을 전부 개정한다고 발표한 이후 올해 3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8개월이 지난 지금 아무런 진전이 없는 상태다.

 내년 4월 총선을 감안할 경우, 20대 국회 임기 종료와 함께 폐기처분 수순으로 가고 있지만,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 그 이상으로 나아가진 못하고 있다.

 20대 국회 출범 후 지방자치법 개정안은 모두 102건이 발의됐지만 일본식 한자어를 순화하고 조문을 정비한 것 외에는 단 1건도 의결되지 않고 계류 상태다.

 창원 등 인구 100만 명 이상인 대도시를 ‘특례시’로 지정하고 대통령과 광역단체장 간 협의기구인 ‘중앙지방협력회의’를 법제화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정부 측 개정안도 8개월째 서랍 속 신세인 것은 마찬가지다.

 재정자립도는 전체 예산에서 지자체의 자체수입(지방세+세외수입)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의하면 경남 재정자립도 전국 17개 시도 중 10위에 그친 40.4%로 곤두박질쳤다. 정부지원 없이는 현안해결은 기대할 수 없다.

 또 전체 세입 중 지자체가 재량권을 갖는 재원 비중인 ‘재정 자주도’도 열악하기 그지 없다. 경남은 71.5%로 전국 평균(74.2%)에도 못 미친다. 정부의 지방교부세, 조정교부금 없이는 사업에 손을 댈 수 없다.

 이런 현실에도 현행 국세와 지방세 비율이 8대 2인 탓에 지방자치를 ‘2할자치’로 폄훼하는 상황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정부가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7대 3으로 조정하고 향후 6대 4까지 맞추겠다고 했지만, 현 제도 하에선 가능성이 낮다.

 재정분권의 목소리가 계속 터져 나오는 이유다. 지자체가 지방세 항목을 늘리고 싶어도 조세 부과 및 징수는 반드시 국회가 제정하는 법률에 의해야 한다는 ‘조세법률주의’에 막힌다. 지방정부의 국회격인 ‘지방의회’는 손발이 묶여 지역 형편에 맞는 조세를 신설할 입법권한(조례ㆍ규칙) 자체가 없다.

 정부는 내년까지 국세인 부가가치세 일부를 지방세로 전환한 ‘지방소비세’ 비율을 현행 15→21%로 인상하겠다고 생색내지만 관련법은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또 지역 형편에 맞는 조직(실ㆍ국ㆍ본부 등)도 정부 허락을 받아야 한다. 지방의회는 지역 현실에 맞는 법을 만들고 싶어도, 상위법인 ‘법률’ 틀 안에서만 조례를 제정할 수 있다.

 경남도 관계자는 “지방에서 무슨 일을 해보려 해도 중앙 부처와 국회의원 등이 그 권한을 내놓지 않고,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한다. 지방분권을 헌법에 명시하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다”며 “국회가 사실상 ‘총선 모드’에 들어가면서 전망은 더 어둡기만 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중앙정부와 국회 때문에 재정 분권과 조직 구성 등과 관련된 지방정부의 자율성 확보가 늦어지는 게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지방분권을 헌법에 명시해야 완전한 지방자치제로 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