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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남해 죽방렴서 잡은 ‘죽방멸치’ 귀한 몸 맛도 으뜸
[기획/특집]남해 죽방렴서 잡은 ‘죽방멸치’ 귀한 몸 맛도 으뜸
  • 박성렬 기자
  • 승인 2019.11.14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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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군 삼동면과 창선면을 가르는 지족해협. 여기에는 하루 2번 물때에 맞춰 거친 바닷물결을 이겨낸 멸치 등 싱싱한 수산물을 건져 올리는 죽방렴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남해군 삼동면과 창선면을 가르는 지족해협. 여기에는 하루 2번 물때에 맞춰 거친 바닷물결을 이겨낸 멸치 등 싱싱한 수산물을 건져 올리는 죽방렴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명승 제71호ㆍ무형문화재 지정
전통 어업문화에 담긴 지혜 가득
죽방렴 23개 보존ㆍ지리적표시 등록
전통어로방식-어살 민중생활사 연구
다양한 형태 ‘그물살’ 발전해 지속
올 말까지 죽방렴 축제 관광지 개발

 남해군 삼동면과 창선면을 가르는 지족해협. 여기에는 하루 2번 물때에 맞춰 거친 바닷물결을 이겨낸 멸치 등 싱싱한 수산물을 건져 올리는 죽방렴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전통 어업문화가 담긴 지족해협 죽방렴은 길이 10m 정도의 대나무 말목 300여 개를 물살이 빠르고, 수심이 얕은 갯벌에 박고 엮어 만든 그물을 물살 반대 방향으로 벌려 놓고, 조류를 이용해 물고기를 잡는 원시어장이다.

 남해 12경 중 하나로 해양수산부가 지정한 국가중요어업유산, 문화재청의 명승 71호와 생생문화재에 지정돼 있는 죽방렴은 지난 4월 국가무형문화재 제138-1호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전통어로방식-어살’(죽방렴)이 △자연과 생태환경에 대한 이해, 물고기의 습성, 계절과 물때를 살펴 물고기를 잡는 어민들의 경험적 지식이 복합적으로 반영돼 있다는 점 △어촌문화와 어민들의 어업사, 민중생활사를 연구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 △‘어살’이 지금도 다양한 형태의 ‘그물살’로 발전해 지속되고 있다는 점 등 다양한 측면에서 국가무형문화재로서의 지정가치가 높다고 평가됐다고 밝힌 바 있다.

어린이들이 남해바다에서 죽방렴 멸치잡기 체험을 하고 있다.
어린이들이 남해바다에서 죽방렴 멸치잡기 체험을 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수백 년간 이어진 남해군 어민들의 자연친화적 삶과 지혜가 다시 한번 그 보존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남해죽방렴은 바다라는 특수성과 함께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 등록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죽방렴 멸치의 브랜드 가치, 이를 활용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는 지역 주민들의 노력으로 우수한 세계 농어업유산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군은 올해 말까지 죽방렴 원형 복원 사업, 죽방렴 체험 관광상품 개발, 전시관 건립 등 지족어촌관광단지 조성사업을 통해 죽방렴을 주제로 한 관광지를 개발할 계획이다.

 또한 올해까지 8년 연속 선정된 생생문화재 사업은 문화재청이 진행하는 대표적인 지역문화재 활용사업으로 지역 소재 문화재에 담긴 의미와 가치를 문화콘텐츠로 활용하기 위해 기획된 사업이다.

남해 죽방렴 내에서 작업하는 모습.
남해 죽방렴 내에서 작업하는 모습.

 남해군은 제안한 ‘500년 원시어업 속으로’를 주제로 한 지족해협 죽방렴(국가무형문화재 제138-1호) 체험 프로그램은 군민과 관광객들이 바다 물때를 이용한 자연의 이치와 이를 활용한 전통 어업방식인 죽방렴의 원리와 구조를 알아보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남해군에는 물살이 드나드는 지족해협에 대나무 발을 세워 멸치를 잡는 원시어구인 죽방렴 23개가 보존돼 있다.

 죽방렴의 가장 유명한 생선은 누가 뭐래도 죽방멸치를 쳐준다. 그물로 잡지 않아 상처 하나 없는 싱싱한 죽방멸치는 자연 그대로의 방식으로 잡아 그 맛이 일품이기 때문이다.

 멸치는 잡는 방식에 따라 유자망(流刺網) 멸치, 정치망 멸치, 죽방멸치 등으로 구분해 부르는데 이중 고유 전통방식의 죽방렴으로 잡는 죽방멸치를 으뜸 상품으로 친다.

 특히 죽방멸치는 비늘이 덜 벗겨지고 대량 포획이 아니라서 희소성과 신선함이 뛰어나다.

 조수 간만의 차가 큰 서해나 남해안일대는 오래전부터 이러한 어업방식을 유지해 왔다.

죽방렴에서 낚은 싱싱한 멸치.
죽방렴에서 낚은 싱싱한 멸치.

 그중에 남해와 창선도 사이 지족해협은 우리나라에서 물살이 세기로 유명한 곳으로 지족해협을 오가는 멸치는 크고 맛이 뛰어나다.

 죽방멸치뿐만 아니라 멸치 관련 요리는 살이 토실하게 오르는 봄이 제철이다. 멸치회무침과 멸치쌈밥, 멸치튀김 등 멸치를 풍부하게 넣어 한상 가득 차려지는 요리는 남해군에 와야 제 맛을 즐길 수 있다. 성질이 급하고 쉽게 상하는 멸치의 특성상 장거리 이동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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