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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항공기 추락 희생자 추모탑 `흉물 방치`
김해 항공기 추락 희생자 추모탑 `흉물 방치`
  • 김용구 기자
  • 승인 2019.11.11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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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동안 추모의 뜻 외면 제단 우측 계단 유실 심각 관리 주체 없어 책임 떠넘겨
11일 김해시 상동면 경남영묘원 내 김해 `중국 항공기사고` 사망자 추모탑 제단이 파손된 채 방치되고 있다.
11일 김해시 상동면 경남영묘원 내 김해 `중국 항공기사고` 사망자 추모탑 제단이 파손된 채 방치되고 있다.

 17년 전 김해 돗대산에 추락한 `중국 항공기사고` 사망자 129명을 기리는 추모탑이 파손된 채 수년째 방치, 흉물로 전락하고 있어 대책이 요구된다.

 11일 김해시, 부산지방항공청 등에 따르면 지난 2004년 11월 상동면 묵방리 경남영묘원 주차장 500여㎡ 부지에 2002년 4월 발생한 중국 항공기 추락 사고 희생자 추모탑이 건립됐다. 가로 15m, 세로 16m의 제단 위에는 비행기 뒷날개 꼬리부분을 형상화한 추모탑과 건립경위가 기록된 배경석, 희생자 이름이 나열된 비석 등이 들어섰다.

 그러나 이날 기자가 방문한 추모탑의 관리 상태는 처참했다. 제단 우측 등 계단은 유실 상태가 심각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을뿐더러 야간에는 자칫하면 발을 헛디뎌 안전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커 보였다.

 또 해당 제단과 맞닿아 주차선이 어지럽게 그어져 있어 차량 사고의 위험도 상존하는 등 관리는 요원했다. 중국 민항기 추락 사고를 교훈삼아 재발 방지에 노력해 고인들의 희생을 헛되지 않도록 하자는 건립 취지를 무색게 하는 모습이었다.

 이처럼 추모탑이 방치된 것은 건립에 참여했던 `김해 중국항공기사고 희생자가족대책위원회`가 뿔뿔이 흩어지면서 사실상 관리 주체가 없는 시설이 됐기 때문이다. 한 유족은 "해당 문제에 대해 인식하고 있지만 유족 대부분이 연락이 닿지 않아 의견을 모으기도 힘들다"며 "건립 취지에 공공성이 있는 만큼 지자체 등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건립을 도왔던 김해시와 부산지방항공청 등은 책임소재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문제 해결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사설 묘지 안에 개인이 설치한 시설이라 난해한 부분이 있다"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있는지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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