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하는 대학 입시정책
오락가락하는 대학 입시정책
  • 김명일 기자
  • 승인 2019.11.07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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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국장 김명일
편집부국장 김명일

 정부의 대학 입시 정책이 오락가락한다. 성적순 줄 세우기 교육을 지양하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 기조다. 고교 서열화도 지양한다. 그래서 외고ㆍ자사고ㆍ국제고를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궁극적으로 성적순, 줄 세우기 교육을 지양하고 다양한 재능에 따라 진로를 선택하게 하자는 취지로 고교학점제를 도입ㆍ추진하고 있다.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자기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ㆍ이수하고 누적학점이 기준에 도달할 경우 졸업을 인정받는 제도다. 학생 개개인의 학습 속도가 다르고 학습의 목표도 다른 학생들을 수직적으로 서열화하는 것은 학생들의 학습 의욕을 저하시킨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선택형 교육과정 운영을 통해 다양한 능력과 적성을 가진 학생 개개인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한다. 현재 학점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연구ㆍ선도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고교학점제는 2025년 전국 고등학교가 전면 시행한다.


 그런데 정부가 조국 사태로 공정성 시비가 일자 성적순 서열로 대학에 가는 정시를 확대하겠다고 한다. 고교학점제 시행과 배치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교육개혁 관계 장관회의를 열고 서울 주요 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비중을 낮추고 정시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교육개혁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또 자사고ㆍ외국어고 등을 중심으로 사실상 서열화된 고교 체계가 수시 전형의 공정성에 대한 불신과 교육 불평등, 입시 위주 교육으로 인한 일반 고교와의 격차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학생부종합전형과 논술전형 비율이 높은 서울 소재 대학에 대해 수능 위주 정시 비율을 상향 조정해 다음 달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 정시확대 방침에 진보와 보수 교육단체는 한목소리로 반대하고 있다.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는 학종의 공정성이 의심된다면 학종을 개선해야지 이를 빌미로 정시를 확대해서는 안 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협의회는 "수능 위주인 정시는 교육과정 파행을 부추기고 문제 풀이 중심의 수업을 낳았다"면서 "학종이 정착되면서 교육과정이 정상화되는 성과가 나고 있는 만큼 정시확대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정시확대 방침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전교조는 "교육은 국면타개를 위한 제물이 아니다"라면서 "정시확대 방침을 즉각 철회하고 공교육 정상화에 초점을 맞춰 입시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교총도 "작년 공론화를 거쳐 결정된 방향을 안착시킬 시점인데 정치적 요구나 예단으로 졸속 개편안이 나와선 안 된다"며 "공교육 정상화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학생부종합전형에 문제가 있다면 학생부 문제점을 개선하는 게 먼저다. 조국 전 장관 딸 입시 부정 의혹이 제기됐으면, 이 부분부터 제대로 조사해서 밝혀야 한다. 그다음 공정성 확보를 위한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 그 후에 학종 전반적인 문제점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개선해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문제의 본질은 덮어두고 정시확대 카드를 먼저 꺼냈다. 미봉책이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 방안이 아니다. 학교 현장 교사들도 반대하고 있다. 전국 진로 진학 상담교사들은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교사 3천여 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약 60%가 정시 확대를 반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대학 입시 개편은 `대입 3년 사전예고제`를 시행하고 있다. 3년 예고제는 대입 정책을 해당 학생들이 대학에 입학하기 3년 전, 즉 중학교 3학년 시절부터 정책의 방향성을 발표하고 중 3이 대학에 입학하기까지 발표된 방향에 맞추어 시행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대입제도 개편안 공론화 과정을 통해 이미 2022학년도 대입 방향이 예고된 바 있다. 지난해 공론화로 혼란을 부추긴 정부가 올해 또 입시 정책에 혼선을 빚고 있다. 오락가락 대학 입시 정책에 학생과 학부모 혼란만 가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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