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년생 우희준의 끊임없는 도전
94년생 우희준의 끊임없는 도전
  • 김중걸 기자
  • 승인 2019.11.06 22: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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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국장/부산취재본부장 김중걸
부국장/부산취재본부장 김중걸

 영화 `82년생 김지영`이 세상을 달구고 있다. 대학 졸업과 함께 직장 생활 후 결혼을 해 전업주부가 된 한 여성의 일상을 담은 이 영화는 이 시대 페미니스트 영화의 끝판인 듯 화제다. 아내와 한 아이의 엄마로서 이 시대 여성이 살아가는 일상의 삶을 담담하게 그린 `82년생 김지영`은 어제와 오늘, 미래 우리 어머니의 삶을 보여 주는 것 같다. `지영`이 자기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자들의 삶을 투영하고 대변하고 있다. 세상이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나 출산과 육아 등에서는 여전히 가부장적 요소가 남아 있는 우리 사회에서 이 영화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얼마 전 한 골프대회장에서 만난 20대 한 기자가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말해 놀랐다. 그는 가사를 도와주거나 자기중심적 사고와 의심, 폭력 성향 등 가부장적인 남자가 많아 결혼을 포기했다는 말에 공감하면서도 변하지 않는 남성들의 가부장적인 사고가 안타까웠다.


 영화에서 남편은 다정다감하나 워킹맘, 경단녀 등 여성의 자기 정체성을 잃게 만드는 사회 현실이 여성들을 더욱 좌절하게 하는 지도 모른다. (부부의 일은 남자 일방 만의 문제보다는) 사회 구조변화 없이는 결코 나아질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오래전부터 우리 사회가 남녀평등사회로 변하고 있고 일부에서는 여성 상위시대라고 생각하는 경향도 있다. 그러나 사회 곳곳에서 드러나는 양성평등의 그늘이 놀라울 따름이다. `전쟁은 아이와 여자를 위해 치른다`는 옛말은 여성 존중이 아니라 가사와 남성의 욕망을 위해 보호한다는 설이 어쩌면 맞을지도 모른다. 그저 여자는 약하다는 생물학적 의미에서 보호 본능 등 남성 우월 의식에서 나온 발상은 아닌지 이제 약자 보호라는 의미조차도 명확하지 않다. 남과 여는 서로 필요한 존재이다. 서로 존중하고 사랑해야 자연의 섭리를, 또 조화를 이룰 수 있다.

 22년 전 개봉한 영화 `G.I Jane(제인)(1997년)`에서는 여성의 건강성을 보여 주며 여성도 남성과 똑같이 할 수 있음을 보여 줬다. 데미 무어는 남성 군인과 똑같은 팔 굽혀 펴기를 보여주면서 여성의 강인함을 보여주며 당시 여성을 차별하는 군대 문화를 바꿨다. 영화에서는 오히려 여성을 차별하는 남성을 동지로서 감싸 안는 기존의 페미니즘에서 진일보한 여성을 선보이는 새로운 캐릭터로 남녀평등을 외쳤다. 실제로 이 영화 이후 2013년 미국 해병대 역사상 처음으로 악명높은 보병 양성코스에 여자 교육생 3명이 남성과 동일한 조건으로 통과하면서 영화 `G.I 제인`이 현실이 됐다.

 한국판 `G.I 제인`으로 불리는 여성이 있다.

 `우희준(25).` 국대(국가대표) 공대, 군대 우희준이라는 별칭을 가진 그는 2019년 미스코리아 선이다. 건강미인으로 불리고 있는 우 씨는 카바디 국가대표 선수에다 공대생이자 학군사관후보생(59기)으로 예비 사관 후보이다. 우 씨의 이력은 기존의 평범한 삶과는 달리 한 편의 드라마다. 82년생 김지영과는 확연히 다른 도전의 삶이다.

 태권도 선수 출신이자 강력반 형사인 아버지의 가르침에 독립과 도전이 일인 그는 어릴 때 육상선수로 시작해 고교 때 스탠딩 치어리딩을 하고 싶어 미국 유학길에 올라 선수로 활약을 했다. 귀국해 국내 고교에 복학해 수시로 연세대학교 미래 캠퍼스에 합격했으나 관광통역사가 되고 싶어 방송사 취업 오디션을 거쳐 한국관광공사에 입사했으나 이 길이 아니라 판단, 8개월 만에 퇴사했다. 이후 자신을 찾기 위해서 세계여행 중 인도 전통스포츠인 카바디에 매료돼 서울에서 부산 사하구로 내려와 카바디에 입문했다. 술래잡기와 격투기가 결합된 카바디는 피지컬이 중요한 스포츠인데 비교적 마른 체형의 단점을 극복하고 당당히 국가대표에 입성, 아시아 여자카바디선수권대회를 우승하고 아시안게임에서도 4위를 차지했다. 국가대표를 하면서 뒤늦게 울산대학교 스포츠과학부에 진학해 과 수석을 했으나 의료기기 제작에 관심이 생겨 의공학과로 전과를 했다.

 우 씨는 올해 `미스부산ㆍ울산 선`에 이어 지난 7월 미스코리아 본선 대회에서 역시 선에 선발돼 당당히 한국 대표 미인으로 등극했다. 최근에는 필리핀에서 열린 미스어스(Miss Eareh)대회에 한국 대표로 출전, 85개국 대표와 경쟁해 탤런트상과 후원사상을 수상하면서 `건강미인`에 이어 `환경 미인`라는 타이틀까지 얻었다. 우 씨는 졸업을 앞두고 학군단 후보생에 지원했고 남자와 똑같은 조건의 체력검정(특급)을 통과해 한국판 G.I 제인의 별명을 얻었다. 미스코리아도 협찬 없이 직접 메이크업을 하고 나갔으나 소탈하고 솔직한 모습이 오히려 가점을 받아 미인의 기준 변화에 한몫했다.

 지난 8월 충주 세계무예마스터십 카바디 대회 장내 영어 아나운서로 활약한 그는 2년 뒤 특전사 장교로 대한민국 안보를 지키는 꿈을 꾸고 있다. 그는 "편견에 맞서야 하는 상황이 많았다. 운동선수라서 공부는 못할 거야…. 그러나 있는 그대로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자"며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도전의 `94년 우희준`의 미래는 `82년 김지영`과는 얼마나 달라져 있을지 자못 궁금하고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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