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04:12 (토)
청년(靑年)의 조건
청년(靑年)의 조건
  • 신화남
  • 승인 2019.10.24 18: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민국산업현장 교수 신화남
대한민국산업현장 교수 신화남

신체ㆍ정신적 성장하는 사람 지칭

정의감ㆍ모험심ㆍ도덕성 갖춰

발전해 대한민국의 미래 돼야

 청년(靑年)은 어떤 사람을 말하는가?

 나이가 젊은 사람이 청년이며 나이가 많아 늙은 사람은 노년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靑年(청년)이란 신체적, 정신적으로 한창 성장하거나 무르익은 시기에 있는 사람`을 뜻한다. 그러니 성장하고 무르익기 위해서 고민하고, 노력하고, 도전하는 세대가 청년이지 그저 나이만 젊다고 청년이라 할 수 없다.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기간이 아니라 마음가짐을 말한다. 장밋빛 뺨, 붉은 입술, 나긋나긋한 자태가 아니라 강인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불타는 정열을 가리킨다. 청춘이란 인생의 깊은 샘에서 뿜어 나오는 신선한 정신,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뿌리치는 모험심을 말한다. 때로는 스무 살의 청년보다 예순 살의 노인이 더 청춘일 수 있다.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사람이 늙는 것은 아니다. 이상을 잃어버릴 때 비로소 늙는 것이다.

 사무엘 울만(Samuel Ulman)은 그의 나이 78세에 `청춘`이란 시를 썼다. 자신의 시처럼 그는 언제나 청춘이었고 청년의 기상으로 살았다. 이 시는 미국의 맥아더 원수가 가장 애송했던 시라고 한다. 청춘을 이보다 극명하게 노래한 시는 드물어 필자도 이 시를 무척 좋아한다.

 청년의 조건을 말하라면 나는 첫째, `정의감`을 꼽겠다. 정의감을 상실한 젊음을 청년이라 할 수 없다. 청년의 靑(청)은 바로 `푸르다`는 의미가 아닌가? 그런데 젊은 사람이 때 묻지 않은 푸른 정신이 없고 낡고 시든 정신을 가지고 있다면 이는 결단코 청년이라 할 수 없다. 정의란 생각이나 이론이 아니라 행동이다. 행동하지 않는 정의, 불의와 맞서 싸우지 않는 사람은 그 정신이 아무리 아름답게 채색돼 있다 하더라도 정의로운 사람이 아니다. 특권적 신분 사회였던 봉건제도를 무너뜨리고 입헌군주제를 확립했던 프랑스대혁명의 선봉에 섰던 사람들도 정의감에 불타는 청년들이었고 6ㆍ25 동란의 참화 속에서 조국의 자유와 평화를 사수했던 사람들도 이 땅의 청년들이었다. 민주주의를 말살시키고 나라의 주인인 국민을 도구화했던 일당독재의 탄압에 맞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분연히 궐기했던 민주 투사들도 정의감에 피 끓는 청년들이었다. 청년이라면 불의를 향해 분노할 줄 알아야 하고 이에 맞서 당당히 싸워야 한다. 불의를 보고서도 외면하거나 눈을 돌려 버린다면 이는 젊어도 청년이 아니다. 어려움에 처한 이웃이나 형제를 보면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몸을 던지는 사람, 그가 바로 청년이다.

 청년의 두 번째의 조건은 `모험심`이다. 만년설이 뒤덮인 에베레스트 정상을 향해 묵묵히 발걸음을 옮기는 고독한 등산가를 생각해 보라. 그는 누구보다도 진지하고 용감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등산가는 부와 명예를 위해서 산을 오르지 않는다. 인류 최초로 히말라야 8천m 14좌, 7대륙 최고봉, 그리고 에베레스트를 비롯한 남극과 북극, 지구상의 3극점에 태극기를 휘날려 산악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위대한 산악인 고 박영석은 말했다. "나는 1%의 가능성만 있으면 무조건 도전한다." 그렇다. 젊음이란 1%의 가능성을 믿고 도전하는 것이다. 도전이란 무모하다. 우리는 낭만의 오솔길을 걸으며 도전한다고 하지 않는다. 누구나 쉽게 이룰 수 있는 것은 도전이 아니다. 도전은, 청춘을, 인생을, 때로는 목숨을 걸어야 하는 무모하고 위험한 것이다. 육체는 젊었으되 마음은 항상 안락과 안일을 추구한다면, 어려운 것을 피하고 쉬운 것만 선택한다면 이는 청년이 아니다. 정신은 이미 쇠락해 늙고 병든 사람일 뿐이다. 그러니 청년이여, 부디 쉬운 것을 피하고 어려운 것을 선택하라.

 청년의 세 번째 조건은 `도덕성`이다. 인간과 동물을 구분하는 것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동물들에는 도덕성이 없다. 도덕이란 `인간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양심과 행동`을 말한다. 이 도덕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기본을 이루는 요소이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사회는 도덕성이 메말라가고 있다. 사회인으로서 당연히 지켜야 할 기초 질서마저 무너진 지 오래다. 도심 거리는 말할 것도 없고 산과 바다, 관광지를 비롯해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쓰레기가 넘쳐난다. 너도 나도 버리기 때문에 쓰레기를 버리고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지금 한국은 도덕적 불감증에 걸려 있다. 특히 젊은이들이 들고 다니는 Take-out 음료수 컵은 거리와 강산을 오염시키는 주범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기초 질서를 지키지 않는 사람이 민주 시민의 자격을 논할 수 있겠는가? 청년들의 의식이 깨어있지 않으면 이 나라엔 미래가 없다. 대한민국의 내일, 청년의 책임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