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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눈 귀화 1호’ 라던스키 “자부심 안고 떠나”
‘푸른 눈 귀화 1호’ 라던스키 “자부심 안고 떠나”
  • 연합뉴스
  • 승인 2019.10.1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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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식… 2013년 한국 국적 취득 세계선수권ㆍ올림픽서 맹활약
라던스키와 그의 아내 켈리가 은퇴식 헌정 영상을 지켜보고 있다. / 안양 한라 아이스하키단
라던스키와 그의 아내 켈리가 은퇴식 헌정 영상을 지켜보고 있다. / 안양 한라 아이스하키단

 ‘푸른 눈의 태극전사 1호’ 브락 라던스키(36)의 은퇴식이 지난 12일 안양 아이스링크에서 열렸다.

 안양 한라와 대명 킬러웨일즈의 2019-2020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경기를 앞두고 진행된 은퇴식에서 라던스키는 준비한 원고의 3분의 2는 한국어로, 아내 켈리에게 바치는 마지막 3분의 1은 영어로 읽었다.

 여전히 한국어 ‘스피킹’은 서툴지만, 그는 한국 팬들에 대한 존중과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자 어눌한 한국어로 최선을 다해 원고를 읽어내려갔다.

 그의 선수 커리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라던스키는 2008년 국내 아이스하키 실업팀 안양 한라에 입단한 이후 한국에서만 10년 넘게 뛰었다.

 그중 절반은 귀화 1호 선수로서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세계선수권과 올림픽 무대를 누비며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의 비상을 이끌었다.

 선수 생활의 마침표까지 한국에서 찍은 그는 최근 “한국 아이스하키의 중요한 시기에 그 일원이 된 것에 행복하다”며 “여기에서 보낸 시간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키치너 출신의 라던스키는 유소년 시절부터 유망주로 손꼽혔다.

 미국의 아이스하키 명문 미시간주립대에 재학 중이던 2002년에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79순위로 에드먼턴 오일러스에 지명됐다.

 유망주로 평가받으며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라던스키지만 NHL의 바늘구멍을 통과하기란 쉽지 않았다.

 NHL 입성에 실패한 라던스키는 2007년 해외로 눈을 돌렸고, 독일 1부리그(DEL)를 거쳐 2008년 한국 아이스하키의 명가 안양 한라와 계약했다.

 라던스키는 안양 한라 유니폼을 입은 뒤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데뷔 무대였던 2008-2009시즌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와 득점왕(29골), 포인트왕(29골 28어시스트), 베스트 포워드를 싹쓸이했다.

 2009-2010시즌에는 플레이오프 MVP(9경기 6골 7어시스트)에 오르며 한라를 아시아리그 정상으로 이끌었다.

 그는 지난해 은퇴할 때까지 아시아리그 정규리그 352경기에서 195골 2초90어시스트를 기록, 한라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그는 “내가 한국 아이스하키 국가대표로서 이룬 일들은 영원히 내 자부심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던스키는 비록 은퇴했지만, 한국 아이스하키와의 인연은 이어갈 것이라며 “나와 내 가족에게 친절을 베푼 한국에 언제든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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