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23:13 (금)
김해 가야불교 비밀 풀 ‘열쇠’ 찾았다
김해 가야불교 비밀 풀 ‘열쇠’ 찾았다
  • 김용구 기자
  • 승인 2019.08.26 2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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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봉황동 유적(사적 제2호) 인근에서 가야시대 목탑지로 추정되는 건물지가 발굴됐다. 사진은 해당 건물지 전경.
김해 봉황동 유적(사적 제2호) 인근에서 가야시대 목탑지로 추정되는 건물지가 발굴됐다. 사진은 해당 건물지 전경.

왕실사찰 추정 건물지 발견

봉황동 유적 인근에서 발굴

적심 갖춘 목탑지 최초 확인

가야사 복원 사업 탄력 기대

 금관가야 추정 왕궁지인 김해 봉황동 유적(사적 제2호) 인근에서 가야시대 목탑지로 추정되는 건물지가 최초로 발굴됐다. 이는 가야불교의 실체를 규명할 수 있는 유적으로 사실로 확인될 경우 김해시가 추진 중인 가야사 복원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시는 지난 23일 봉황동 303-7일대에서 (재)한반도문화재연구원이 매장문화재 발굴 현장을 공개하고 건물지의 조성 시기와 성격 등을 검토하기 위한 학술자문회의를 개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건물지는 초석 하부를 지탱하기 위해 원형으로 모여 있는 잔돌인 적심석(積心石)이 사용됐으며, 정방형으로 중앙에 네 개의 기둥을 가진 중심부를 마련하고 이를 둘러싼 외부공간인 퇴칸(退間)을 둔 형태로 구성된다. 퇴칸은 정면 5칸, 측면 5칸으로 규모는 길이 10m, 너비 10m 정도로 추정된다.

 이 관계자는 목탑지일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중심부 건물이 목탑지에서 확인되는 커다란 기둥인 사천주(四天柱)와 유사하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조사지역은 봉황동 유적의 동쪽에 위치하며 건물지 서쪽 경계에서 가야시대 토성지 일부가 확인된 바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해당 건물지는 금관가야 왕성으로 추정되는 봉황토성 내에서 확인된 최초의 가야시대 적심건물지로, 탑형 건물지 또는 왕실 종묘와 관련된 건물지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오세덕 경주대 문화재학과 교수는 “경주 나정(사적 제245호)에서 확인된 팔각건물지처럼 평면 팔각의 형태를 염두에 두고 계획된 적층 건물 같다”며 “건물 중심부와 퇴칸 사이의 간격이 넓은 것으로 보아 차양 구조가 발달한 남방계열로, 확인된 적심의 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건물 높이는 20m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건물지가 목탑지로 확인될 경우 삼국유사 기록을 바탕으로 왕후사, 호계사 등 가야사찰의 실체 규명을 추진 중인 김해시의 가야사 복원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50%가량 조사가 진행된 상태로 시는 조사가 완료되면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문화재청과 보존 방안 등을 협의할 방침이다.

 임원식 시 가야사복원과장은 “가야 왕궁지와 가야불교의 실체를 밝힐 것으로 기대되는 중요유적이 확인된 만큼 유적의 보존과 활용을 위한 최선의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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