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혼 후 절반 이혼 막을 제도 마련 시급해요
국제결혼 후 절반 이혼 막을 제도 마련 시급해요
  • 김정련 기자
  • 승인 2019.08.26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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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이민행정센터에서 이민비자발급 관련 서류 번역과 통역을 하며 중국인 이주민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송려 씨.
김해이민행정센터에서 이민비자발급 관련 서류 번역과 통역을 하며 중국인 이주민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송려 씨.

도내 이주민 의 삶



중국인 송려 씨

(김해이민행정센터 서류 번역ㆍ통역 업무)



언어소통 어려운 중국인 도와

결혼비자 발급 자격 아직 허술해

한국어 테스트 1급, 생활 도움 안 돼

국제결혼 건수 해마다 증가

한국 비혼 대세, 국제결혼은 반대

한국 男과 결혼 외국인 13만 중

중국인 배우자 4만 ‘가장 높아’

중개업체, 무분별한 중개 문제

결혼 전 교제기간 충분히 필요

비자 유지 안 돼 폭력 등 참기도



 2000년대 초, 중국을 강타했던 한류 열풍의 주역은 K드라마였다. 겨울연가와 대장금의 히트로 시작된 중국 내 K드라마 열풍은 수많은 중국소녀들이 코리안 드림을 꿈꿀 만큼 그 파급력은 실로 굉장했다. 송려 씨 역시 13년 전,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에서의 제2의 인생을 다짐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송려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다년간의 한국생활을 한 송려 씨는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한다.

 부산동의과학대학교 식품공학과, 부경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가야대학교 사회복지 학과 석사 과정 수료, 인제대학교 행정학 박사 과정은 송려 씨가 그동안 한국에서 걸어온 길이다.

 “벌써 한국에서 학업을 이어 온 지 10년이 넘었어요. 지금은 행정학 박사과정을 밟으며 졸업논문을 쓰고 있어요. 졸업 후에는 좋은 회사에 입사해 한국에서 자리를 잡고 싶어요.”

 송려 씨는 유학 기간이 길어질수록 늘어나는 학비와 생활비가 부담스러워서 그간 꾸준히 아르바이트를 해왔다. 2년 전부터는 김해이민행정센터에서 서류 번역과 통역을 하며 언어소통이 어려운 중국인 이주민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김해시 부원동에 위치하는 김해이민행정센터에서 이민비자발급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요. 한중국제결혼이 증가하면서 이민행정센터도 함께 바빠졌어요.”

 -국제결혼 이민 비자 발급 절차는 어떤가요? 한중 국제결혼이 증가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이혼가정도 늘고 있는데 현장에 계신 만큼 그 구체적인 사유를 가장 잘 이해하고 계실 것 같은데요.

 “중국은 일자리가 많지만 인구가 많은 만큼 원하는 소득을 보장하는 직장을 구하기가 어려워요. 중국에서는 최저임금을 국가가 아니라 각 지방정부별로 정하기 때문에 최저임금도 지역 간 격차가 있고 인상률도 달라지거든요. 이러한 이유들로 최저임금이 상대적으로 높은 한국에 오길 원하는 거죠. 결혼을 하면 한국에서 거주할 수 있는 비자가 바로 발급되니 국제결혼을 선택하는 이들이 많아요. 그런데 결혼이민비자 발급이 까다롭지 않다는 게… 혼인신고에 필요한 몇 가지 서류와 경제능력입증 서류 등이 필요하긴 한데, 2019년 2인 가구 기준 소득 1천700만 원이라서 어렵지 않게 그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어요. 또한 결혼이민자는 한국어 테스트를 통과해야 하는데 그 기준이 모호해요. 한국어 테스트 1급이면 이민비자 발급 자격에 부합하거든요. 그런데 1급 정도의 실력이면 한국에서 생활하는데 무리가 있어요. 적어도 3급 이상의 실력을 갖춰야 한국에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봐요. 국제결혼을 대행하는 에이전시가 무분별하게 생겨나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해요. 중간에서 거짓 정보를 흘려 대행비만 받는 경우도 봤어요. 배우자가 될 사람의 사진만 보고 한국으로 시집오는 경우도 있죠. 국제결혼을 하기 전에 충분한 교제 기간을 거쳐야 할 텐데 사진 한 장과 조건만 따져 한국으로 시집오는 건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라고 생각해요.”

 -이혼 후 중국인 배우자들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중국인 여성 배우자들은 이혼 후 한국에서 살 수 있는 비자를 받을 수 있는 지 유무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방법이 없다면 이혼을 포기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또 이혼 후에는 중국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몇 개월의 유예기간을 받을 수 있도록 행정사에서 도움을 주고 있어요.”

 -구체적인 사례가 있을까요?

 “기억에 남는 한 사례가 있어요. 한 중국인 여성이 국제결혼 대행 에이전시에서 한국 남성을 소개받았어요. 업체는 한국 남성이 자신의 명의로 된 집과 차도 있는 경제력을 갖춘 남성이라고 중국여성에게 소개했죠. 둘은 교제 기간을 거치지도 않고 여성이 한국으로 시집을 옴과 동시에 결혼생활을 시작하게 됐어요. 알고 봤더니 그 남성은 산 중턱에 있는 한 사찰에 거주하는 스님이었어요. 중국인 여성은 매번 도망칠 기회만 훔쳐보다 결국 산에서 도망쳐 이민행정사에 도움을 요청했어요. 정말 말도 안 되는 경우가 벌어진 거죠.”

 올 초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한국 남성과 결혼한 외국인 여성 배우자는 13만 742명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여성 배우자는 전체 외국인 배우자(15만 7천418명)의 83%로 국제결혼을 통한 한국 남성과 외국인 여성의 결혼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적별로 보면 한국 남성과 결혼한 외국인 여성 배우자 중 중국 동포를 포함한 중국인이 4만 5천829명으로 가장 많았다. 2위는 베트남(3만 9천517명)으로 중국과 베트남 출신 여성 외국인 배우자를 합치면 8만 5천346명으로 전체의 54%를 넘었다.

 송려 씨는 무분별한 국제결혼 이외에도 불법 브로커들에 의해 고용된 중국인 근로자의 사례를 들려줬다.

 “한국의 최저임금이 인상됨에 따라 영세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등이 내국인근로자 구인 곤란을 이유로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어요. 한국으로 중국인 조리사를 초청해 고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죠. 한국인을 채용 시 280만 원 이상의 비용이 인건비로 들지만 중국인 고용의 경우에는 더 낮은 임금이 적용돼요. 이러한 이유로 조리사 초청을 통한 외국인 근로자가 늘고 있는 거죠.”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는 건가요?

 “문제는 대행업체에서 좋은 조건으로 한국에서 일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말만 믿고 막상 왔더니 불만이 생긴다는 거예요. 좋은 사장을 만나면 별 탈 없겠지만 생각보다 훨씬 더 낮은 임금에 충분한 휴식도 없이 일을 시키는 악덕 업주를 만나게 되는 경우도 더러 발생하죠. 현재 요리사 자격요건이 이전보다 까다로워져서 이와 같은 문제가 줄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불이익을 못 참고 근무지를 이탈해 불법 체류자가 되는 경우가 있어요.”

 외국인 근로자가 국적에 상관없이 꾸준히 늘어가는 추세지만 역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외국인 구직자들의 국적은 중국이다.

 이를 이용해 취업 및 구직을 위해 한국 입국을 희망하는 중국인들에게 접근하는 불법 브로커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한국 입국 및 불법 한국 취업비자 발급을 돕는 중국인 불법 초청 브로커들은 국내에 유령업체 등을 차린 뒤 입국을 희망하는 중국인들에게 사례금을 받고 불법 외국인 초청서류 등을 작성해 입국시킨 후 약속한 근무 환경과 다른 곳에 일자리를 주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최근 법무부와 출입국관리사무에서도 대책 마련을 위해 전문직업 비자 발급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따라서 중식당 및 일반식당에 중국인 요리사를 희망한다면 법무부에 정식 등록된 출입국 전문 행정사 등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수적이다.

 “중국인 이주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이 마련됐으면 좋겠어요. 저 또한 도내 중국인 이주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할 거예요.”

 통계청 자료를 보면 국제결혼 건수는 최근 3년간 2017년 2만 951건, 2017년 2만 835건, 2018년 2만 2천698건으로 집계됐다.

 요즘은 비혼이 대세라는 말이 나오는 상황이지만 국제결혼만큼은 정반대로 가고 있는 셈이다.

 다문화 가정이 늘어남에 따라 이혼과 자녀양육에 이어 국내 체류나 비자문제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외국인 배우자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국제결혼 국내 부부 중 절반이 이혼에 이르고 국제결혼 중개업체의 무분별한 중개가 적정 수준을 넘어섰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국 남성과 외국인 여성의 국제결혼이 늘면서 결혼중개 업체 역시 증가했고 이들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맹목적인 커플중개가 오늘날과 같은 부작용을 낳진 않았을까.

 국제결혼에 앞서 우려되는 부분이 재발하지 않도록 사전에 관련 교육과 같은 제도적 지원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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