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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사회 품앗이, 최고 지성 답지 않다
교수사회 품앗이, 최고 지성 답지 않다
  • 경남매일
  • 승인 2019.08.22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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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무위원 후보자의 자녀가 필기시험 한 번도 치르지 않고 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 진학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생부종합전형의 공정성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잠재력을 갖춘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도입 취지와는 달리 부모의 정보력과 경제력이 합격을 좌우한다는 주장 등이 나오면서 `금수저 전형`으로 불리며 끊임없이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 속에서도 올해 입시에는 수시 모집인원 26만 8천776명 중 31.7%인 8만 5천168명을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모집하는 등 학생부종합전형이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연세대는 올해 학생부종합전형으로 1천91명을 선발하는 등 서울 주요 대학들도 대부분 학생부종합전형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부터 수능 최저학력기준도 없애 대학 수학능력이 크게 문제되지 않게 됐다.

 교육 당국은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공정성 논란이 계속되자 지난해 공론화 과정을 거쳐 개편을 논의했다. 그러나 2022학년도부터 수능 위주 정시 비중을 30% 이상으로 높이라고 권고하는 데 그쳐 학생부 종합전형의 폐단을 즉각 바로잡지 못했다. 그간 교수사회에서는 직계 자녀뿐만 아니라 지인, 친척의 자녀도 논문작성 기여도와 상관없이 논문의 공동 저자로 끼워 넣는 일이 비일비재해 급기야 지난 5월 교육부가 미성년자 공저자 논문 실태조사를 발표하기도 했다. 대학연구논문 전수조사 결과 2007년 2월 이후 2017년 10월까지 미성년자를 공저자로 올린 논문이 549건에 달한 것으로 조사돼 지난 7월 교수인 아버지 논문에 공저자로 이름을 올려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입학한 자녀가 입학이 취소되는 비리가 드러났다.

 과학계는 그동안 꾸준히 연구논문의 부당한 저자 문제가 제기돼 오면서 손님 저자ㆍ선물 저자ㆍ명예 저자ㆍ유령 저자 등 저자 기준에 부합되지 않은 다양한 유형의 공동 저자가 활개를 쳐왔다. 여기에다 어떤 연유인지는 모르나 실질적인 기여를 한 연구자가 저자명단에서 제외되는 사례도 있다 하니 가장 공정하고 아카데미적이어야 할 교수사회에서 일부 교수들의 그들만의 리그가 답답하다 못해 측은하다. 더 늦기 전에 교수사회는 최고의 지성인답게 윤리를 회복하고 대학과 연구기관 등은 올바른 저자표시를 위한 권고사항을 만들어 준수하게 해야 한다. 또 문제가 많은 학생부종합전형 제도에 대해 대대적인 개편 등 손질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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